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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1학년 하루이야기 3월 8일 나무날
작성자 : 징검다리네
  수정 | 삭제
입력 : 2018-03-09 17:36:44 (6년전),  조회 : 277
3월 8일 나무날 요술봉 생일

내가 가장 훔치고 싶은 재주는 어둠을 차곡차곡 쌓아올리는,
저녁의 오래된 기술
불현 듯 네 방 창에서 불이 들어와, 어둠의 벽돌 한 장이 차갑게 깨져도
허물어지지 않는 밤의 건축술.
검은 물속에 숨어 오래 참는 사람처럼,
내가 가진 재주는 어둠이 깨진 자리에 정확히 크기로 박히는,
슬픔의 오래된 습관

신용목 <공터에서 먼 창>


4교시는 자유놀이시간입니다.

아이들은 학교 곳곳에서 놀고 있습니다. 겸이는 놀 친구가 없다며 엄마가 아니고(겸이가 엄마가 아니라고 그렇게 얘기했는데

또 깜박) 아빠 올 시간을 기다리다, 칠판 지우개를 털어오고, “지윤이랑 놀아” 라는 징검의 주문에 “지윤이는 딱지 놀이만

한단말이야.” 1학년 둘이 있는 남자 녀석들이 앞으로 어떻게 친분을 쌓아갈지 궁금합니다. 겸이 요녀석 문을 죄다 열어놓고

어디에 정신 팔려 다시 뛰어나갔습니다.



오늘은 1~2교시는 수놀이시간인데 아이들이랑 시간표를 만들었습니다. 아이들 ‘시간표’가 뭐야 묻습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지내는 하루 흐름을 써서 붙여 놓는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요일과 1교시부터 4교시까지의

흐름을 이야기하고 각 과목에 대한 설명도 짧게 해 주었습니다. 1교시부터 4교시는 제일 먼저 (최)다인이 손을 들고 쓰겠다고

했습니다. 아이들 수가 적어 써야 할 과목이 많아 걱정했느데 아이들은 많이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런 자신감 부럽습니다!

^^ 아이들이 맡은 과목수가 늘어나니 (최)다인이 공평하게 자기도 몇 개 더 하고 싶다고 합니다. 일단 기다려보라고 이야기하

고 과목을 나누다 보니 지윤이가 남은 개수를 세어 나눠보더니 “징검, 우리 모두 6개씩 할 수 있어.” 라고 합니다. 그 말에

아이들 모두 만족스러운 표정이고 공평하게 해달라는 (최)다인이의 기분이 많이 좋습니다. 정성껏, 성의껏 하자는 주문을 주고

징검은 아이들 옆을 어슬렁 어슬렁 걸어 다녔습니다. (이)다인이는 특별히 자기꺼는 보지 말라는 부탁과 다 마치면 보여주겠노

라고 합니다. 지윤이는 자기가 가장 좋아하는 분홍색과 하늘색을 섞는 하트와 빨주노초..무지개색의 글자를 보여줍니다. 서연

이는 ‘활’과 ‘동’이라는 글자는 사람으로 그렸다고 보여줍니다. (이)다인이는 다 완성하고 보는 순서도 정해주면서 보라고

합니다. 이름은 또 독특하게 써서 징검을 놀라게 했습니다. 한창 글씨를 쓰던 겸이는 “아 이거 교실에 붙여 놓았던 거구나.”

놀라운 관찰력입니다. (최)다인이는 완성한 글자를 보여줍니다. 글자마다 예쁜 꽃이 피었습니다. 일찍 마친 친구들은 만다라

하고 싶다고 해서 만다라를 하고 오래오래 천천히 하고 싶은 친구들은 마칠때가지 열심히 합니다.



알림장을 쓰는 동안 아이들이 돌아가며 교실로 들어와 각 자 하고 싶은 말이나 요구(^^)사항을 말하고 감쪽같이 사라집니다.



함께 배우고 나눠야 할 것(사릴 마음속에서는 가르쳐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이 많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조급해졌습니다.

조급해지는 제 마음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겠구나 싶습니다. 차근차근 아이들과 함께 쌓아가는 시간이길, 오랜 긴 호흡으로

가자는 마음 다시 한 번 생각해 봅니다.



다음 주도 이번 주처럼 편안하게 아이들과 지낼 예정입니다. 화요일 생태나들이는 계획대로 나가지만 도시락은 4월부터 싸도록

할게요. 선긋기, 자기 소개 붙이기, 몸놀이, 수놀이 등등 좀 편안하게 보내겠습니다.

오늘이 목요일이라니......넘 좋습니다. ㅋㅋㅋ
 



선긋기와 그림공책 앞표지



1학년 시간표

이름


비밀번호
초록(최다인맘) ( 2018-03-14 07:53:46 (6년전)) 댓글쓰기
예쁜 손글씨로 적힌 징검다리의 알림장도 매번 감동인데.
사진이 첨부되어 있는 알람장도 다른 맛이 있네요^^
현장감이 더 느껴지는~~

감사합니다^^
곰식이 ( 2018-03-14 12:57:34 (6년전)) 댓글쓰기
와우~! 시간표 대박~~ 훌륭한 녀석들...
호건엄마(카라) ( 2018-03-16 10:14:12 (6년전)) 댓글쓰기
와~~ 넘 예쁜 시간표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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