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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동구반 연극
작성자 : 노을
  수정 | 삭제
입력 : 2019-07-05 16:48:03 (4년전),  수정 : 2019-07-05 16:49:06 (4년전),  조회 : 201
1학기 연극수업을 마무리 하면서 '신화'를 주제로 연극을 만들었다.
각 나라의 이야기를 찾아오고, 고르고, 대본을 만들고, 준비물을 준비하고...
5분짜리 극 하나 만드는데 필요한 과정이 어찌나 많은지 ㅎㅎ
아이들이 연극을 준비하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충격적이었던 장면은
대사 두 줄을 쓰는데 두시간이 걸린 것이었다.
학급회의처럼 의장을 정해 대사를 진행하는데,

"이 장면에서는 누가 말할까?"
"뭐라고 말할까?"
"어떤 말투로 말할까?"

이렇게 대사 하나하나를 정하는 것이었다.
나는 뒤에 앉아서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아이들의 인내심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ㅎㅎ
지금 생각해보면 인내심이라기 보단, 아이들이 연극에 오롯이 빠져들어 있었던 것 같다.
집중하고 몰입하면 시간가는 줄 모르는 것처럼
아이들은 그렇게 시간을 들이고 마음을 들여서 대사를 썼다.

처음 대사를 쓸 때 아이들끼리 싸우기도 많이 싸웠다.
장난치는게 거슬려서 싸우고
의견을 안낸다고 싸우고
다른 친구 말에 상처 받아서 싸우고
등등등
끼리끼리 모여 회의를 하고
전체가 모여 회의를 한적이 수두룩했다.
나무동구반이 다같이 모여 서클을 한건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잘 하고 싶은만큼, 집중하고 몰입하는 만큼, 자기를 잘 드러내고, 그만큼 싸우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처음에 이렇게 싸우고 또 싸우니
점점 서로서로 맞춰지는 모습이 보였다.
교육관련 책에나 나오는 '협력하는 아이들' 뭐 이런 장면들.
대사도 2시간에 10줄을 쓰더니, 점점 쓰는 속도가 빨라졌다.
이젠 서로 무슨 얘기를 해야 하는지 눈빛만 봐도 척척 알았다.
지켜보는 내가 다 신이 날만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많아지고, 얼굴이 환해졌다.
이렇게 작은 것도 치열하게 이야기 하고
솔직하게 말하고 싸우니
점점 맞춰가는 경험을 하게 된다.

공연 당일
연습한대로 연극을 잘 마쳤다.
박수도 많이 받았다.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고 응원하고 있던 내가 다 뿌듯한데
연극을 잘 마친 아이들은 얼마나 뿌듯했을까.
마지막 인사를 하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커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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