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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016.03.29] `아빠` 이지형 "연애는 우아하게 할 수 있다지만 육아는..."
작성자 : 전나무
  수정 | 삭제
입력 : 2019-05-21 19:05:30 (4년전),  수정 : 2019-08-09 16:21:16 (4년전),  조회 : 181

맞벌이 시대, 안살림-바깥살림에 남녀유별이란 존재할 수 없다. 육아 또한 엄마의 전유물이라 하면 아빠들이 섭섭해할 일. 일하는 스타들의 육아 스토리를 소개하는 ‘별주부전’ 세 번째 편은 그런 의미에서 아이와 함께라 행복한 아빠, 싱어송라이터 이지형(38)의 이야기를 담는다.


평생 ‘만인의 연인’일 것 같던 원빈도 소리없이 결혼을 하고 아이아빠가 됐다. 그보다 한참 앞서, 감미로운 목소리로 뭇 여심을 설레게 해온 ‘홍대 원빈’ 이지형은 이미 베테랑 아빠로 거듭났다.이지형과의 만남은 이번이 세 번째다. 주로 신보 발매 시기에 맞춰 앨범 홍보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이번엔 조금 특별한 인터뷰다. 바로 ‘아빠’ 이지형의 ‘썰’이다. 

여느 평범한 아빠들처럼 인스타그램에 아이의 소소한 일상 사진을 올리곤 하는 이지형이 요샌 공동육아의 세계에 푹 빠졌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문득 그만의 육아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평소 음악 외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일이 거의 없었던 그였던 터라 섭외 과정부터 조심스러웠지만 측근으로부터 ‘아이가 태어난 뒤 확실히 변했다’는 정보를 입수한 기자는 그에게 정공법으로 들이댔다. 예상보다 흔쾌히 진행된 인터뷰였다. 인터뷰 중 때로는 소재 고갈로 뜻하지 않게 대화에 여백이 생기는 순간을 만나기도 하지만, ‘아이’ 얘기는 그야말로 마르지 않는 샘이었다. (커밍하웃하자면 기자도 아기엄마다)

 






 이미지 출처: 해피로봇 레코드  


올해 다섯 살 된 그의 아들 이단 군은 서울 마포구 소재 참나무어린이집에 다닌다. 이곳은 ‘공동육아’가 기조가 된 어린이집으로, 엄마아빠의 참여가 필수다. 덕분에 이지형도 자연스럽게 육아에 적극 나서고 있다. 

“아이를 불필요한 교육으로부터 벗어나게 하고 싶었어요. 똑똑한 아이보단 심신이 건강한 아이로 키우고 싶었죠.” 

여느 어린이집에 보내는 부모들이 등·하원 외에 신경쓸 일이 없는 반면, 이곳은 어린이집 청소 등 소소한 작업부터 원 운영 전반의 대소사까지 하나하나 부모 손 안 가는 곳이 없다. “아이를 더 놀게 해주고 싶어서” 택한 길이지만 간단치 않은 일정의 연속. 비교적 자신의 일과를 융통성 있게 활용할 수 있는 그는 사업체를 운영하는 아내와 요일별로 분담해 육아를 맡고 있다. 

“주위에서 ‘와이프 잘 도와주느냐’는 말을 많이 듣는데, 사실 육아는 아내를 돕는 차원이 아니라 같이 하는 거잖아요. 와이프의 불만이 100% 없다곤 말 못하지만 같이 많은 것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는 스스로 “허당”이라 칭했다. 하지만 막상 이야기를 들어보면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기아빠, 기태영도 울고 갈 육아의 달인이다. 이쯤 되니 무엇보다 ‘아빠’ 이지형의 모습이 궁금했다. 섬세한 감성을 지닌 그가 아이와 놀 땐 뭘 하고 노는지, 육아 스타일은 어떤지 등. 

“블록쌓기나 그림그리기도 같이 하고, 밖에 나가선 뛰어다니는 걸 보기만 해도 좋아하더라고요. 다만 큰 제스쳐로 놀아주는 건 잘 못 해요. 연극하듯 재미있게 놀아주는 아빠들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밋밋한 아빠일 수도 있죠.” 

하지만 알고보면 그는 아이의 도시락을 직접 싸는가 하면, 두 번의 실패 끝에 식혜를 담그는 데 성공한, 반전 있는 ‘행동파’ 아빠다. 직업이 음악인인 만큼 아들을 곁에 누고 기타를 치며 노래 불러주는 아름다운 그림도 상상했지만, “아직은 불가능한 이야기”란다. 

“기타 치며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여준 적이 별로 없어요. 기타를 들고 뭘 하려고 하면 ‘됐어 내가 할래’ 하고 본인이 직접 하려고 하거든요. 제가 기타를 쳐주는 것보다 본인이 기타를 만지고 노는 걸 더 좋아해서, 포기했죠.(웃음)” 

하지만 벌써부터 아들이 꼽은 아빠 노래 ‘18번’도 있다. “애들 엄마가 제 노래를 많이 들려주는지, 이젠 따라불러요. ‘코끝이 찡’이라는 노래를 좋아하는데 벌써 가사를 다 외웠더라고요. ‘코끝이 찡은 재미있는 노래야’라고 하면서 다른 노래는 안 좋아하고 이것만 틀어달라고 해요.” 그는 “아들이 노래를 따라부르는 걸 보면 너무 신기하다”며 “처음 따라부를 때, 틀어달라고 할 땐 울컥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음악은 종종 들려주지만 아직 TV는 잘 보여주지 않는다 했다. “가끔 뽀로로 같은 애니메이션을 틀어달라고 할 때가 있는데 TV를 보면서 밥을 먹으면 소화기능 촉진에 안 좋다고 하더라고요. 밥을 씹어 넘겨야 하는데 뽀로로만 보거든요. 안되겠다 싶어 TV도 치우고 스마트폰도 치워버렸죠.” 이유 있는 원칙 덕분에 TV는 그의 집 작은방으로 귀양(?) 갔다. 눈 앞에서 사라진 TV에 굳이 집착하지 않는 단이의 주 평균 TV 시청 시간은 40분 정에 안 된다. 그는 “우리 부부도 TV를 잘 안 보는 편이긴 하지만 요즘은 애들 재워놓고 ‘태양의 후예’와 ‘시그널’을 보고 있다”며 씩 웃었다. 

 









 
이미지 출처: 해피로봇 레코드


다섯살이 된 단이와 이제 갓 돌 지난 두살배기 팝이. 두 아들은 존재 자체로 그의 일상을 바꿔놨다. 

“아이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정말 많이 다른 것 같아요. 아이가 없었을 땐 (아내와) 마주보면 이야기꽃을 피웠죠. 얘기하는 게 너무 재미있어서 결혼했으니까요. 매일 영화보러 가고, 맛집 찾아다니고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부부였는데 단이가 태어난 뒤론 달라졌어요. 아이에게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둘만의 시간, 둘만의 이야기가 없어지기도 했죠. 둘째가 생기면 두 배로 바빠지고 힘들어지겠지 싶었는데, 애 하나 더 생기니까 웬걸요. 두배가 아니라 열 배는 힘들더라고요.” 

아이가 커갈수록 신경전의 강도도 세진다. 

“연애는 밀당도 열심히 하면서 우아하게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육아는 그게 안 되잖아요. 밑바닥을 꼭 보여주게 되더라고요.” 

한 때 밥을 잘 안 먹으려 하는 아이에게 밥을 먹이다 인상을 쓰고 화를 냈는데 아빠를 빤히 쳐다보던 아들이 ‘아빠 여기 주름 생겨 미워요’라며 미간을 직접 펴준 에피소드를 소개한 그는 “그 때 참 많이 부끄러웠다”고 고백했다. 또 그는 “집안이 어수선한 걸 잘 못 보는 편이라 아이가 어지르면 내가 먼저 치우곤 했는데 그게 아이 스스로 정리하는 습관을 가질 기회를 차단한 셈이더라”는 최근의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아이가 이 세상을 배워가는 만큼, 그 역시 아이의 세상을 배우며 또 한 뼘 성장한다. 

아이의 존재는 그의 음악에도 변화를 줬다. 

“아이가 태어나고 나서 창작 활동이 더 재미있어진 편이에요. 원래 사랑과 외로움을 주제로 한 가수가 아니라 창작이 힘들어졌다거나 그런 영향은 없고요, 오히려 머리도 빨리빨리 잘 돌아가죠. 결혼하기 전 혹은 아기 생기기 전에는 정해진 곡 작업 시간은 특별히 없었는데 지금은 아무래도 아이를 키우다 보니 창작 시간도 따로 만들게 되더라고요.” 

심지어 “사색하는 일과도 정해진 듯한” 생활 리듬 속, 영감이 떠올라 곡을 스케치하고 녹음, 발표하기까지의 프로세스도 단축됐다. 그는 “예술의 가치는 잉여와 사색에서 나오는 게 맞지만 불필요한 방황을 줄이려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달라지게 됐다”며 “언제부턴가 프로 창작인이 된 듯 한 느낌”이라고 멋쩍어했다. 

‘어떤 아빠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는 소박한 답변이 돌아왔다. 

“과거에도 지금도 늘 하고 있는 고민이에요. 거창한 건 없고요, 즐겁게 사는 아빠(가 되고 싶다). 열심히 재미있게 사는 것 보여주기만 하고 같이 놀고 싶은 것 밖에 없어요.” 

그러면서도 이지형은 건강한 육아를 위해선 부부 사이가 건강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엄마아빠 중심의 육아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아이에만 너무 100% 초점 맞춘 육아는 안 좋다고 생각해요. 엄마 마빠가 소통하고 건강해야 아이도 건강하게 키울 수 있으니까요.” 

<저작권자 ⓒ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출처:  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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