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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교육불참- 독후감 올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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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2-15 02:28:32 (4년전),  수정 : 2020-02-15 02:37:41 (4년전),  조회 : 58

페미니스트 엄마와 초딩 아들의 성적 대화

김서화 지음, 미디어 일다




'페미니스트 엄마와 초딩 아들의 성적대화'라니...

드디어 올 것이 온건가?

점점 키가 쑥쑥 자라는 아들을 보면서 그날이 멀지 않았음을 느꼈지만

상상속에서 그 상황들은 막막하고, 뻘쭘하고, 과히 유쾌하지 않다.

이 책을 읽으라고 추천해준 우리 교육이사님은 

제목만 보고도 아들과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기대감(?)에 아들있음이 부럽다는

심정을 전달하셨는데, 나는 기대감 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걸 보아 아직 이런 상황을 즐길 준비는 안되어있는 것 같다.

그래도 "oo을 글로 배웠어요."라는 카피라이트처럼 

뭐라도 배우면 낫겠지 싶어 책을 집어 들긴했다.


첫 번째 챕터의 소제목이 "덜 떨어진 아들 vs 야무진 딸"이라니...

우리 집 아들과 딸의 현재 모습 싱크로 100%로의 제목부터 관심을 끈다. 

얼마 전에 우리집처럼 아들과 딸을 둔 친구랑 얘기하다 

친구가 '아들과 딸의 특징이 분명히 있음에도 

그런 특징 조차 부정하고 없는 것 처럼 취급하는 페미니즘'에 대해 불편함을 이야기 했는데

나는 거기다 대고 정답이랍시고

'그런 특징이 없다고 얘기하려는 게 아니라 아이들의 다양성을 남자와 여자라는 틀로 나누어서 보고,

그 틀안에서 고정관념이나 편견이 생기는 것을 염려하는 건 아닐까?'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지껄였지만,

나의 행동을 돌아보건데 

엄마들과의 대화에서 내 입에서 나오는 하소연의 대부분은 '우리 아들 디스'다. 

'아들들은 왜 그럴까?'와 '아들들은 원래 그래.'의 오가는 말들 어딘 가쯤에서

나의 푸념은 힘을 얻고, (아들을 키우는)나의 육아의 고충은 위로 받는다. 

언행불일치에서 오는 허탈감은 저자도 똑같이 느꼈던 것 같다. 



이 책은 페미니스트인 엄마가 아들이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부터 시작되는 고민과 함께

아들과 나눴던 성에 관한 대화들을 칼럼으로 실었던 것들은 모아 편찬한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계속해서 드는 생각은 성교육에 대한 나의 편협함과 무지함이다. 

성교육 is 무엇? 학교에서 가르치는 성교육을 떠올려 볼까?

5,6학년이 되면  보건교사에게 생물학적 성에 관한 지식과 성폭력 예방교육 등을 배우지만

저학년의 경우는 대개 담임 교사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이루어 진다. 

시수는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연간 2~3번 정도 하고, 현장학습을 가거나 방학 전 안전교육 시간에 포함되어 지도하기도 한다.

내용은 대개 성폭력 예방교육이고, 

'친구의 몸을 함부로 만지지 말아요.'

'누가 내 몸을 만지면 싫다고 표현해요.' 등등 그리고 마무리는 유치원 때부터 인이 박히도록 들었던

'싫어요, 안돼요, 도와주세요.'의 3단 구호를 외치며 끝이 난다. 

무언가 이게 아닌 것 같은 답답함은 있지만

답을 찾으려는 노력도 하지 못한 채 , 교과과목도 아닌 수업에 더 이상 힘을 뺄 수 없어 '지도했음'에 방점을 찍고 만다.




저자는 성에 대한 개념을 생물학적 성이나 성관계 안에서 머무르지 말라고 한다. 

성은 '여러 겹으로 이루어진 삶 자체'라고 이야기하며

성을 통해 권력과 힘에 대한 대화로 넓혀간다. 

젠더간의 권력, 아이와 어른의 권력, 아이들 사이의 권력 그리고 그 힘이 가지는 폭력성은

우리 일상에도 스며들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아들과 딸에 대한 편견,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차별과 혐오 문화, 몸에 대한 왜곡된 시선 등을 인지하고 알아차리는 힘은 

제대로 의심하고 제대로 질문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한다.

나 자신이나 아이들에게 성교육은 삶과 연결되지 못했기에 울림이 없는 수업이 되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제대로 질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 약자인 아이들이 힘이 있는 어른에게 '싫어요'라고 말할 수 있을까?

- 성범죄는 어른이 아이에게, 남자가 여자에게, 상급생이 하급생에게 더 많이 일어난 다면 권력을 가진 자가 네 마음대로 하면 안된다는 걸 가르쳐야하지 않을까?

- 아이들은 성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며, 어떤 점에 관심이 있을까?

내가 질문하지 못한다면, 아이들의 질문을 빌려왔더라면, 우리가 나눠볼 이야기들은 훨씬 풍부해지지 않았을까?


몇 년 전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줬던 '강남역 살인 사건', '미투운동', 아직도 진행중인 일본위안부문제, 얼마전에 이슈가 되었던 '숙대 트랜스젠더 입학 문제', '82년생 김지영' 등.

위안부 문제만 빼면 최근 몇 년사이에 (예전 같았으면 수면 위로 올라오지 못했던) 이런 젠더이슈들이 크게 화제가 되었고 한동안 시끌시끌했던 사건들이다. 

이런 문제들이 논쟁이 되었다는 것 만으로도 우리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고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목소리를 불편해하고, 막으려고 하는 이들은 누구인지, 

주변의 분분한 의견들, 그리고 첨예하게 대립된 의견 안에서 어떤게 옳은 것인지 혼란스러울 때도 있다.

혹시 내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들이 누군가에게 차별이 되지는 않을까?


저자가 말하는 페미니즘 성교육은 평등의 다른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몸에 대한 결정권'은 누구에게나 있고 그러기에 존중받아야한다.

아들과 성적대화의 시작은 아이를 가르침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동등한 권력을 가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지지해주고, 부정정인 표현일지라도 수용해주는 것, 

그리고 자신이 받은 존중을 바탕으로 타자를 이해하고 배려하도록 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가족 내에 권력은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 지, 학교는 어떤지 질문하고 성찰하고 의심하는 것에서 시작해서 

사회 문제로 확장해 보는 것.............은 나도 어려운데 아이에게는 어떻게 알려주지? 

가르치려하지말고 

연우야, 우리 대화 파트너로 함께 고민하고 바라보며 성장하자.!!




ps. 다음부턴 교육에 빠지지 않겠습니다!!!! 숙제 시러...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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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봉 ( 2020-02-16 18:57:26 (4년전)) 댓글쓰기
언제나 고민이고 어렵고 나를 돌아보게 되는 성교육이죠 ㅠㅠㅠㅠ 결국 차별과 평등 이런 허허 작은별 고생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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