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 독후감
한편의 자서전 같은 글, 그러나 쉽게 간과할 수도 있었던
우리 생활 속에서의 남녀 간 불평등 문제를 잘 드러낸 책.
어떤 것들은 살아오면서 충분히 공감하며 느낄 수 있었던 사실들이었고
어떤 것들은 또 책을 읽으면서 새삼스럽게 생각해 보게 되는 문제였지만
우리 삶 속에서, 남녀 간의 불평등은 문화적·제도적으로,
나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한 채, 꽤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됨
남성으로 살아온 저자의 시각에서, 남녀 불평등과 가부장제도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냈기에
남성 독자들이 읽어보면 더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었던 내용이라고 생각함.
특히 저자가 이야기했던 '나쁜 엄마가 되는 건 정말 쉽고 나쁜 아빠가 되는 건 정말 어렵다'는 표현은
가슴을 찌르는 말 중에 하나.
어릴 적, 커 오면서 계속 봐 왔던 엄마의 삶... 가부장제도의 불합리함을
잘 알고 있음에도, 지금 내 삶 속에서도 그 때와 크게 다르지 않는 생활들이 반복되고 있음을
불편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음.
그럼에도 사실 남자인 저자가,
저자 표현대로 '남자들은 근본적으로 페미니스트가 될 수 없다'는 페미니스트들의 비판에도
왜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주장하는지, 페미니스트이고자 하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책을 읽는 내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음.
그 궁금증은 실제 '저자가 왜 페미니스트인지' 그 이유를 알고 싶다기보다는
내가 남성으로서, 남성 페미니스트인 저자의 생각에 완전히 동화하지 못하고
때때로 반감을 갖게 되는, 그런 내 인식을 반영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
저자 표현대로 '평등하려면 더 가진 쪽이 불편해야 한다'는 걸 이해하지만
늘 실천은 쉽지 않네요. 끝.
(저자가 ‘책을 쓰면서 엄마와 짝꿍 생각을 계속 했다’고 이야기하는데, 읽어보면 실제 엄마와 짝꿍 생각을 계속 하게 됨. 남성분들은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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