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너무 늦었어요.
용인에 있는 숙명여대연수원까지 먼 길을 달려오신 분들.
문자로 그리고 말로 축하해 주신 우리 부모님들.
모두 감사드려요.
그리고 사진을 멋지게 찍어준 꼬박...
제가 공동육아를 시작한 지 10년 11개월이 지나가네요.
10년이 되면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에서 공로상을 주거든요.
해마다 이맘 때 쯤이면 정기총회 때 행사를 하지요.
작년에는 1달이 모자라 올해로 넘어왔어요.
생각해보면 아주 긴 세월인 것 같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아주 짧은 시간인 듯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이들 속에서 지낸 시간들이라서 밝은 마음으로 살 수 있었던 것도 감사하고,
저보다 나이는 어리지만 좋은 젊은 부모들을 많이 만난 것도 살면서 힘이 되었고,
현장에 있으면서 집에 있는 우리 아이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키울 수 있었던 것도 행운이었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저와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남편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었던 것고 아주 고마운 일이었지요.
10년이라는 세월을 넘어설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내가 살아가고자 하는 생각과 공동육아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삶과 함께하는 교육이 맞아떨어졌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어린이집을 떠나 산학교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동육아교육과 삶의 접점은 더 확실하게 느껴지는 것 같고
지금 제가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참 감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공동육아는 40대의 제 삶을 빛나게 해주었습니다.
제가 농담처럼 하는 말이 있지요.
"아이키우고 난 아줌마를 소중하게 여겨주는 데가 공동육아 말고 어디에 있느냐. 그래서 난 공동육아가 좋아 "
이건 농담이 아니라 진담입니다.
이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자본주의의 판에 우리네 삶의 진정한 의미를 인정해주고 되돌아보게 해 주는 곳이 이 사회에 건재한다는 것은 희망이지요.
저는 아이들을 통해서 희망을 보지만 함께 하는 우리 부모님들을 보면서도 희망을 가집니다.
그 날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록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말씀 하나하나가 다 좋았지만 집에 돌아와 보니 이런 글이 기억이 남습니다.
도로보다는 길을 택하여야 합니다.
도로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수단이며 속도와 효율논리이며 자본의 논리입니다.
길은 그 자체가 가치입니다. 인간적 원리입니다.
목표의 올바름을 선이라 하고 그 목표에 이르는 과정의 아름다움을 미라 합니다.
목표와 과정이 함께 아름다운 때를 일컬어 진선진미라 합니다.
그리고
변화는 혼자만이 아닌 "옆 사람과 함께"를 통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셨고
나무의 완성은 숲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습니다.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앞으로 다시 10년쯤 후
공동육아에서 또 20주년 공로상을 받고
새로운 부모님들에게
이런 인사를 드릴 수 있었으면 참 좋겟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