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후야. 아빠야
아빠가 우리 지후 열번째 맞는 생일을 축하해 주고 싶어서 편지를 쓰게 되었어.
놀라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항상 엄마가 축하 편지를 보냈는데 갑자기 아빠가 보내서 말이야
지후도 아는지 모르겠는데,
아빠는 가끔씩 우리집 부엌쪽으로 나 있는 조그만 창문으로 뒷산의 나무들을 보곤 한단다
그런데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연두빛 나뭇잎 이었는데 오늘아침에 보니 벌써 초록옷으로 갈아 입고 있었어
아빠가 우리 지후를 처음 보았을 때에도 그런 초록빛이었거든.
생일 많이 많이 축하해 !
지후야 !
아빠가 가장 기뻣을 때가 언제였는지 아니?
지후가 아빠 말을 잘 들었을 때 였을까? 아니야.
지후가 가끔씩 이런 말을 했었지
수의사가 돼서 많은 동물을 키우고 싶다고..
동물을 키우고 싶은 마음은 남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이 없으면 불가능하다고 아빠는 생각한단다
그래서 다른사람 따뜻한 마음으로 배려해 주는 마음을 가진 우리 지후가 태어난 날 가장 기뻤어.
요즘 가끔씩 우리 지후가 아빠에게 이런 말을 하곤 하는데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다음에 커서 엄마랑 아빠에게 큰집이랑 큰차를 사주겠다고 했던 것 말이야
아빠는 우리 지후가 그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지후야 !
아빠는 우리 지후가 엄마 아빠를 생각하는 만큼
우리 지후가 정말 하고 싶어하는 꿈들을 소중히 키워나가는 지후의 모습을 보는 것이 더 행복할 것 같아
예를 들면, 지후가 수의가 되어서 아픈 동물들을 도와주고, 멋진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되어있는 모습이 정말 멋있을 것 같지 않니?
요즘 우리 지후가 체험박물관, 워터파크, 제주도에 가고싶다고 했지?
아빠가 우리지후랑 많은시간 같이 있어주지 못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그래서 지후가 엄마, 아빠하고 여행을 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맞니?
6월에는 지후 소원대로 아빠가 꼭 시간을 내보도록 약속할게
우리 지후 생일날 아빠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고, 지후가 아빠 딸이어서 행복하단다.
지후 생일 축하많이 받았으면 좋겠어.
이 세상보다 더 많이 사랑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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