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은이의 생일날 1997년 11월8일. 엄마는 배가 정말 남산만 했어.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지금 배 안에 있는 아이는 씩씩한 남자아이가 틀림없어.”라고 이야기 했지. 엄마도 누나를 배안에 가졌을 때와는 다르게 무거워서 ‘분명 남자아이가 분명해’ 라고 생각했지. 오늘처럼 맑은 날이였어. 아가가 나올려고 배가 아파 부천 중동에 있는 병원에 갔어. 엄마는 배가 아프고 종은이도 엄마 배에서 나오려고 힘을 주면서 세상에 나왔단다. 아가 때 종은이는 4kg으로 씩씩하고 크고 뚱뚱하게 태어났어. 그 후로는 살이 찌찌 않았지만 말이야. 종은이가 태어나니 아빠와 할머니께서 너무 좋아서 두 손을 번쩍 들고 “만세, 만세, 만세.”라고 크게 외쳤단다. 주변 사람들과 엄마는 얼마나 웃었는지 몰라. 누나는 종은이를 보며 “엄마, 아가야. 내 동생이야. 너무 귀여워.”하며 활짝 웃었단다. 참, 종은이의 태몽을 이야기 해주어야지. 종은이의 태몽은 엄마도 꾸고 할머니도 꾸고 넷째고모도 꾸었어. 많은 사람이 태몽을 꾸었지? 그 만큼 종은이를 많이 많이 기다렸나봐. 할머니의 꿈은 함평 시골집에서 할머니께서 계셨는데 왠 사내가 우람한 누렁소를 끌고 대문안으로 들어오더래. 할머니는 너무 좋아서 소를 할머니께서 잡고 쓰다듬었대. 셋째 고모도 소를 데리고 함평집으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대. 그래서 종은이가 소띠고, 매일 그리기,만들기 작업하는 모습이 소처럼 부지런해서 그런가봐. 엄마의 꿈. 맑은 날 엄마, 아빠, 세은이 누나와 함께 작은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가게 되었단다. 하늘로 높이 날아서 가는데 해님이 환하고 눈 부시게 비추더니 달님도 포근하게 우리를 감싸주었지. 그러더니 별님이 우리를 향해 반짝반짝 비추는 거야. 모두다 기분이 너무 좋았단다. 그러더니 해님같이 환하고 달님같이 포근하고 별님처럼 반짝거리는 종은이가 태어났지. 이렇게 어여쁜 아가가 태어나 누나는 매일 네가 예쁘다고 안아주고 뽀뽀 해주고 종은이가 조금 컸을 때는 세수도 해주고 이빨도 닦아주고 했지. 종은이가 돌 되기 전에 엄마는 선생님 되는 시험을 준비했어. 시험공부하고 선생님이 되고 연수를 받으면서 무척 바빴지. 종은이는 그 때부터 어린이집을 다녔어. 어린 종은이를 아침에 맡기면서 마음이 아팠지만 종은이가 씩씩하게 다녀서 엄마는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그러다 여섯 살에 산집에 왔지. 종은이가 네 살 때부터 연필로 끄적끄적 그림을 그리며 놀았어. 다섯 때 부터는 가위로 이것 저것 다 오리고 했지 . 엄마 책도 오리고 말이야. 색종이로 오리고 붙여서 고양기를 만들었는데 너무 잘 해서 깜짝 놀랐단다. 종은 이는 성주산을 참 좋아했지. 가서 나무타기를 좋아하고 너무 잘 타서 ‘원숭이’이라고 부르기도 했어. 종은이 지금도 ‘소사동 산집’이 그립다고 했지? 엄마도 그 곳이 그립구나. 그 곳에서 들로 산으로 뛰어다니며 종은이가 자랐구나. 종은이가 낮에는 포크레인 기사로 일하고 밤에는 아빠처럼 그림 그리겠다고 하고 또 환히아저씨처럼 장난감 가게 주인 아저씨가 되겠다고 했지? 종은이의 꿈은 바뀌였을까? 집에 와서 요리를 하는 모습, 재활용하는 곳에서 이것 저것 가져와 작품을 만들어내는 모습, 수수께끼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 종은이가 크는 모습이지. 산 학교에 다니는 게 너무 즐거운 종은이. 학교 잘 다니고 지금처럼 건강하게 자라. 종은아, 엄마 아빠, 누나는 종은이 사랑해. 오늘 하루 잘 보내고 집에서 보자. 생일 축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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