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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설치 조심스레 반대합니다 (채율이 아빠)
작성자 : minjoo
  수정 | 삭제
입력 : 2015-10-31 16:28:38 (7년이상전),  수정 : 2015-10-31 16:40:25 (7년이상전),  조회 : 597
채율이 아빠입니다.
평소에 직장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어린이집 각종 행사에 참여 못해서 늘 송구스런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글을 올리는것도 많이 망설이다 조심스레 써봅니다.

어제 저의 배우자가 어린이집 cctv 설치 관련해서 제 의견을 묻더군요.
저는 반대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하지만 한분이라도 찬성을 하면 설치가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의 의견을 써봅니다.

아시다시피 작년부터 최근까지 잊혀질만하면 언론을 통해 보육교사의 아동학대장면이 보도가 되고 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학부모 그리고 대다수의 국민들은 안타까움을 넘어서 분노를 느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정부의 대안은 cctv설치로 아동학대를 근절시키겠다고 하였으며 국회까지도 통과가 되었습니다.

과연 cctv를 설치한다면 아이를 안심하고 보육시설에 맡길수 있을까요?


1. 아동학대발생의 근본적 해결책은 CCTV설치가 아닙니다.

현재 문제가 생긴 곳은 CCTV가 있는 원에서도 발생하였으며 CCTV는 문제가 일어났을 때 해결하는 차원에서 필요한 것이지 문제의 근원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즉, 예방차원이 아닌 증거 확인용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CCTV 설치에서 사각지대를 최소화한 한다고 해도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합니다. 유아들의 아동학대, 부실한 간식, 관리소홀 등을 CCTV로 막으려는 행위는 해당 문제를 근본적으로 치유하지 않는 것이며, 오히려 CCTV를 설치하겠다는 예산 260여억원을 실질적 보육시설 서비스 개선 등에 쓰도록 하는 것이 더욱 합당한 일입니다.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행정 편의주의적으로 해결하려는 발상에 우리 어린이집은 편승하지 않고 싶습니다.


2. CCTV 설치는 보육교사의 처우를 더욱 악화시킵니다.

자신의 모습이 무언가에 의해서 늘 감시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개인의 행동이나 생각등을 제한받게 되는 '위축효과'가 발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가장 창의적이고 자유로운 생각들을 하면서, 마음껏 표현해야 할 아동이 항시적인 감시에 적응이 된다면, 과연 자유로운 주체로 살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 먼저 됩니다.
만일 우리가 다니고 있는 모든 직장에서 오너가 저를 감시하기 위해 cctv를 설치한다면, 저는 회사는 나를 믿지 않는구나 라고 생각을 할 것이며 당연히 일의 능률을 떨어질 것입니다.

보육교사 아동학대 사건 이후, 대부분의 교사들은 자신의 직업을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가 창피하다고 합니다. 마치 어린이집 교사와 원장이라는 이유로 잠재적 아동학대자라는 당시의 인식이 교사로서의 자부심보다는 수치심을 갖게 했습니다. 보육교사의 보람은 자신이 맡은 아이들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교사에게 애정을 표시할 때, 또한 부모로부터 긍정적인 격려를 받을 때입니다. 그런데 자신의 행동이 감시받고 있다는 자체는 근로의욕을 저하시키는 첫 번째 요인이 될 것이고 생각됩니다. 자기의 직업이 의미있고 자랑스럽게 인식하는 것은 근로조건의 어떤 요인보다 가장 중요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CCTV설치는 보육교사 자존감을 저해하는 심리적으로 가장 부정적인 처우라고 생각됩니다.


3. CCTV라는 감시 장치하의 교육적 불신이라는 전제를 깔고 시작하는 보육환경은 전혀 교육적이지 않습니다.

어린이집 전부에 CCTV를 설치함으로써 어린이를 보육하는 일을 직업으로 가진 보육교사 전부를 교육자라기보다는 오히려 “어린이 학대를 할 수 있는”사람으로 가정하는 모양새가 되버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렇게 보육교사 전체를 의심하고 불신하는 사회에서 보육교사들이 과연 소명의식을 가지고 아이들을 교육할 수 있을지, 아니면 꼬투리 하나라도 잡히지 않기 위해 정말 최소한의 행동만 할지는 의문입니다. 아이들의 발달 가능성을 믿고 기다리는 것이 교육의 밑바탕이 되어야 하며, 원장과 교사, 학부모의 관계는 상호협력과 신뢰를 기본으로 관계 맺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감시하고 감시당하는 관계에서 교육을 논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며 전혀 교육적이지 않습니다.


4. 교사와 학부모는 물론 학부모간에도 신뢰와 믿음보다는 불신과 갈등이 생길 우려가 큽니다.

예를들어 채율이가 어린이집에서 다른아이를 넘어트려 상처가 났습니다. (물론 채율이는 아빠닮아서 그럴일은 없겠지만요^^) 이장면을 나중에 넘어진 아이의 부모님이 보았다면 당연히 저에게 좋지않는 감정을 가질 수밖에 없을겁니다. 아이들의 사소한 다툼이 부모님들끼리의 갈등도 유발될수 있습니다. 애들은 싸우면서 커야한다라는 말에 저는 동의하지 않지만 어린이집내의 아이들의 갈등문제는 부모님들이 해결하는 영역이 아닌 교사들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산마루 어린이집이 다른곳에 비해 보육실의 개방도 잘되어 있고 운영또한 여타 어린이집과 달리 협동조합이기에 공개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되고 있다 생각합니다. 이러하기에 타 어린이집에 보다 산마루는 더욱더 교사와 학부모간의 신뢰와 믿음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또한 부모님과 교사들간의 충분한 소통과 대화로써 우려되는 문제점들을 충분히 해결할수 있다다고 믿습니다.

몇 달전 저의 지인과 어린이집 cctv설치 문제로 대화를 나눈적이 있습니다.
저의 지인은 설치 찬성입장입니다^^ 저는 그친구와 대화를 하던중 상당히 놀란 것은 평소에 그 친구와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학부모가 반대입장을 주장했다는 이유로 입에담기 힘든 욕설을 하더라구요. 저는 지인을 통해 찬반논란 보다 cctv가 학부모들 관계도 이렇게 극단적으로 만드는 광경에 씁씁함을 느꼈습니다.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 선량한 국민들끼리 싸움을 붙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친구는 저에게 너는 그럼 아동학대를 묵인하는거냐 라고 쏘아붙이더라구요. 전 참고로 아동학대는 물론이고 초중고에서 교사의 소위 교육성 체벌도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최근 언론에 민간어린이집 휴원과 관련하여 여러보도들이 보도 되고 있습니다.
“ 아이들을 볼모로 어린이집이 휴원을 한다 ” “ 맞벌이 부모들은 근심이 많다 ” 등등입니다.
저는 이 뉴스를 접하고 우리 채율이는 해당이 안되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하지만 다시 곱씹어보니 민간어린이집이 왜 휴원을 하는지 대한 이유는 거의 생략되어 있더라구요. 이유를 살펴보니 정부에서 약속한 보육양육비 지원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내년 예산을 축소시키기에 휴원을 한다고 합니다.
물론 어린이집이 휴원은 정말 안타깝고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정부가 약속한 예산이 지급하지 않아서 생긴 결과라 생각합니다. cctv설치비용 280억여원을 보육비로 전환하고 교사처우개선에 신경쓰는 것이 더 현명다 생각합니다.
어떤 분은 제가 cctv설치 반대입장을 이야기 하자 저의 일가 친척이나 소중한 지인중에 어린이집 종사자가 있냐라고 하시더라구요;; 참고로 저의 주변엔 어린이집은 물론이고 초중고 교사도 안계십니다^^

주저리 말이 많았네요. 저의 글에 조금이라도 마음이 불편하신분이 계신다면 깊은 양해의 말을 드리겠습니다.
저는 우리 딸이 다니는 산마루가 교사와 학부모, 학부모끼리도 서로 믿음과 신뢰의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 조심스레 글을 올립니다.
저의 부족한글은 여기까지입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산마루 교사님들 학부모님들 감기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우리들의 이쁜 아들딸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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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아맘 ( 2015-11-02 12:11:23 (7년이상전)) 댓글쓰기
저도 설치를 결정하라는 정부의 요구로 인해 한마음 한뜻으로 똘똘 뭉쳐야 하는 조합에 오해가 생기는 듯 하여 마음이 좋지 않네요.. ㅠㅠ 저도 반대의 입장이구요.. 설치를 한다고 문제가 발생되지 않는게 아닌데..
려은사랑 ( 2015-11-02 17:47:19 (7년이상전)) 댓글쓰기
저도 반대의 입장...우리들에겐 설치 유지비 필요없는 살아있는 따땃한 인공지능 씨씨티비가(우리들의 두눈) 있지않습니까!!! 씨씨티비설치는 모든 문제의 해결이 아니라 갈등의 씨앗을 고이고이 돈들여 뿌려놓는 일인듯 싶습니다!!!
케로_주빈맘 ( 2015-11-02 17:50:43 (7년이상전)) 댓글쓰기
채율아버님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cctv설치는 절대 해결책이 될수 없으며 또 다른 갈등의 원인이 될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눈가리고 아웅 하는 식의 전시행정에 우리 아이들의 귀한 보금자리이자 놀이터인 산마루가 휘둘리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
현태맘 ( 2015-11-03 01:35:37 (7년이상전)) 댓글쓰기
저도 반대입장에서 채율아버님 글에 깊이 공감합니다...
저는 산마루가 다른 어린이집과는 달리 부모에게 이미 개방되어져 있는 곳이고 공동육아라는 이름으로 교사와 부모가 또 서로가 너의 아이, 나의 아이 나누지 않고 가족처럼 함께 육아하는 곳이라 생각합니다.
믿고 맡기는 신뢰속에 교사이건 누구의 자녀이건 서로의 실수도 이해하고 다독여가며 사랑으로 감싸주고 문제도 같이 해결하는 그런것이 공동육아 아닌가요???
CCTV의 설치는 이런 공동육아의 의미는 물론 교사, 부모, 아이들 서로간의 신뢰까지 깨뜨리고 내 자녀가 피해자가 되는건 싫다라고 말하는것 같아 왠지 맘이 씁쓸합니다....
시아맘 ( 2015-11-03 09:43:45 (7년이상전)) 댓글쓰기
저도 반대입니다. 공동육아란 학부모와 교사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 지는건데.. CCTV설치라는 정부정책 때문에 학부모간에도 서로 금을 만들게 하는것 같아서 너무 맘이 아프네요.. 요즘 어디가든 CCTV속에 살고 있는 내 아이.. 얼집에서 만큼은 CCTV없는 곳에서 살게하고 싶네요.. CCTV에 찍힌 내 아이의 인권은 누가 지켜주는건지.. 너무 씁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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