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육아 달팽이어린이집

어느새 한달이 지났네요. 처음엔 무지 막막했는데, 이젠 헤어짐이 아쉬워지려고 하네요.
처음 참실방을 맡은 날 한아이가 " 여긴 햇님방도 아니잖아. " 라고 했어요. 아마도 밥풀꽃이 그리워서 였겠지요. 그래도 "이젠 밥풀꽃 대신 내가 참실방 교사야. 여긴 햇님방이야."로 기선제압...
첫일주일은 아이들을 알아가느라 티격태격하며 보낸 것 같아요. 낮잠을 안자서 큰소리도 한번 내고... 내 성질을 어쩌겠어요? 그러고 나서 두째주부터는 모두들 낮잠과 잘 자고 밥도 잘 먹고 참 잘 지냈어요. 싫어하는 반찬도 남기지 않고 잘 먹고, 쉽게 화내고 쉽게 화해하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참 단순하고 적응을 잘 하는구나!'

어쨌든 티격태격 저랑 싸우기도 하고 놀기도 하고 이것저것 하며 한달 잘 보냈어요. (제 생각일 뿐일수도 있어요.)
지내면서 참실방 아마들이 좀만 더 신경써야 할 부분이 보여서 대략적으로 적어볼까 합니다. 이렇게 하면 밥풀꽃이 와서 지내기가 더 수월할 것 같아서.... 주제 넘나요?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성격....

첫째, 등원시간 좀 지켜주세요. 월요일 통합모둠 시간에 방별로 인원 점검하는데 참실은 늘 3~4명이라 전 창피했어요. 참실때문에 통합나들이도 늦어지고, 참실때문에 통합모둠 시작 시간도 자꾸 늦어진다니... 게다가 일찍 온 민재나 승빈이는 9시 반이면 나들이 가고 싶다고 졸라대는데 아이들은 11시쯤 되어야 모두 와서 그제야 나들이를 가려니 안쓰럽기도 하고 나들이가 늦어지니 점심도 맛이 없어지고... 늦어도 10시 30분에는 나들이를 출발할 수 있게 등원 좀 서둘러 주세요.

둘째, 달팽이 올때 집에서 장난감이나 인형을 가져오지 않게 해 주세요. 갖고 오는 아이의 입장도 이해하지만 다른 아이들도 하나둘 인형이나 장난감을 갖고 오고 싶어하면서 달팽이 규칙도 망가지고...

셋째, 집에서 젓가락질 연습시켜주세요. 처음 밥을 먹을 때 젓가락을 주었더니 모두 손으로 반찬이며 심지어 국건더기까지 집어 먹어서 어찌나 놀랐는지 몰라요. 신종플루가 유해인데 손으로 음식을 집어 먹다니... 그래서 포크를 주었어요. 그런데도 습관이 들어 자꾸 손으로 집어 먹어 여러번 주의를 주었어요. 여섯살 되면 젓가락질 해야 할 것 같으니 집에서 시간날때 마다 젓가락질 연습을 많이 시켜 주시면 그 재미에 손으로 음식 먹지 않을 것 같네요.

넷째, 밥 먹는 습관에 대해 가정에서도 많이 얘기해 주세요. 참실방에 가장 늦게 밥을 먹어요. 덩실이나 당찬보다도 늦게... 밥을 주면 넋놓고 기다렸다 뒤늦게 먹여주어야 먹는 아이, 밥은 뒷전이고 말이 우선인 아이, 장난치느라 밥을 못먹는 아이, 편식이 심해 싫어하는 반찬은 남겨두었다 다 먹느라 시간이 많이 걸리는 아이, 참 다양합니다. 물론 골고루 잘먹는 아이도 있고 대체적으로 남기지 않고 잘 먹어요. 그래도 제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이 아이들 밥 먹이기 였어요. 예전 밥풀꽃도 밥 먹이는 것 때문에 힘들다는 말을 했던 기억이.....

다섯째, 개인 수건을 준비해서 부모가 일주일에 두번 정도 교체해 주심 좋겠어요. 요즘 같은 시기에 수건 한개로 열네명의 아이와 교사가 쓰는 건 너무 무서워서.. 수요일쯤 한번 갈아주고 주말에 빨아다 놓으면 좋을 듯 싶어요.

여섯째, 아이들 바구니 하원하면서 가끔 확인해 주세요. 온갖 종이나 잡동사니가 가득해요. 아이들 몰래 부모가 슬쩍 분리수거 해주는 센스가 필요할 듯 합니다.

일곱째, 이불을 2주일에 한번 빨아주세요. 교사회에서 그렇게 하기로 했는데 밥풀꽃은 모르는 사안이라 제가 대신 올립니다.

이상 그냥 생각나는 대로 부탁드려 봅니다. 주제 넘었다 생각해도 어쩔 수 었구요...
전 고맙다,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아요. 저도 아이들에게 미안하고 고마우니까... 그저 저에게 수고했다고만 해주세요. 재미있었어요. 아이들을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도 있고 가경이의 모습을(상세히는 아니고) 오랜 시간 지켜볼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시간 관계상 여기서.. 담에 기억나면 또 올릴까 말까? 크크크

 

햇님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어느새 햇님이 달팽이에 계신게 낯설지도 않고 당연했는데, 한달이 지났네요..수고 많으셨구요..좀 쉬세요~~

참실방 아이들이 한 달을 재미있게 보낼 수 있었던 것 다 햇님 덕분입니다. 전 아이들을 위해 애써주신 햇님께 고맙다는 말 드리고 싶구요, 정말 애 많이 쓰셨습니다. 고생하셨어요. 짝짝짝~ *^^*

햇님 덕분에 한달동안 푹 쉬고 왔어요
감사합니다

햇님~~~~~~~~~~~~~~~~~~~~~~~~~ 고맙단 말 하지 말랬는데.. 그말이 제일 먼저 나오네요. 정말 고마워요~~ ^^;
그리고 수고 많으셨구요. 햇님이 아마의 입장에서 교사생활을 경험하시고 해주시는 조언이시니..더 와닿고, 더 지켜야겠고, 그런생각이 드네요.. ^^
새겨듣고 실천하려 노력하겠습니당~~~ !
이제 정말 푹~~ 쉬셔요~~ ㅋ

햇님~~~ 어느새 한달이....수고많으셨구요 쉬시면서 가경이랑 즐거운 시간 마니마니 보내세요!!!

안식월을 갖으시는 밥풀꽃을 보면서- 아...이렇게 오랜시간 이곳을 지켜주시는 분도 계시구나 하면서 한번 놀랬었고, 또 그한달이라는 시간을조용히 있는듯 없는듯 그자리를 지켜주고 계시는 햇님을 보면서 또 한번 아...어떤마음일까? 아직은 나로서는 근처에도 갈수 없는 그런마음이겠구나 싶어서...많은 생각들이 들었답니다. 햇님~!!! 정말정말 수고많으셨어요~ 햇님은 그저 그자리에계셔주셨을뿐이라고 하겠지만, 아마들이 햇님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생각들을하고 배웠으리란 생각이들어요. 앗, 나만그런가? ㅋㅋㅋ 제가 밥한번 대접하고싶은데요~ 언제가 좋을까요? 좀 쉬시고 나서 우리끼리 산뜻한 점심한번할까요?

하루 이틀도 아닌 한달이라는 긴 시간이었는데...저라면 도저히 해낼 엄두조차 못했을텐데... 역쉬 야무지고 당찬 햇님이십니당...정말 고생하셨구요...남기신 부탁말씀, 특히 등원시간과 관련해서는 잘 새겨 실천에 옮기도록 할께요^.^

수고하셨어요. 기억날때마다 올려주세요. 햇님의 유쾌상쾌한 이야기 듣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