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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졸업생의 입학식 풍경을 옮겨 와 봅니다.
작성자 : 윤아아빠
  수정 | 삭제
입력 : 2011-01-14 15:01:41 (7년이상전),  조회 : 85
윤아 오빠 원이도 2회 졸업생 이죠..
세월 많이 흘렀군요.

원이의 어린이집 동기, 말썽꾸러기 삼총사 중 진욱이란 아이가
자유학교 입학 할즘 진욱 아빠가 올린 글인데 오랜시간이 지났음에도
가슴속에 잔잔한 느낌을 주는 게시물이라 다시 한번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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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욱이 입학식 날 내 손을 놓고 담임 선생님에게 어색하게 다가가는 진욱이의 뒷모습,
수줍게 가리킨 자리에 앉아 낮선 주변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잔뜩 긴장한 진욱의 얼굴에
내가 그렇게 긴장하게 될 줄을 몰랐다.

입학식이 끝나고, 선생님을 따라 2층의 자기 교실로 줄지어 들어가는 아이들, 기헌이와 손잡고, 1층으로 가서는 어떻게 들어가는지를 지켜보기 위해 목을 길게 빼고 진욱의 행동을 유심히 살폈다.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벗어놓은 신발을 가지런히 정돈하고 뒤돌아 교실로 올라가는 진욱을 보면서
갑자기 코끝이 찡하고 눈물이 일렁였다.
항상 신발을 아무렇게나 내 벗어 던지고 후다닥 뛰어들던 녀석이 그런 모습을 보이다니…



천방지축으로 뛰노는 것을 장려한 공동육아를 졸업하고, 자유학교로 부모의 의사에 의해 입학하게 되었을 때,
나는 진욱에게 아직 학교에 대한 모든 결정권이 자신에게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 ‘진욱 자유학교 어때?’라고 물었고,
시큰둥한 답변에 ‘결정은 네가 해. 네가 가고 싶은 곳을 정하면 아빠는 무조건 따를께’라고 답했었다.

진욱은 아직 낮설고, 별로 아는 아이들도 없어선지 선뜻 내키지 않는 눈치였다.
나는 기다리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어느 학교로 가고 싶냐고 가끔 넌지시 물어보기만 하였다.
그리고 어느 날엔가 진욱은 ‘자유학교 괜찮은 것같애’라고 말했고,
그 다음부터 ‘자유학교에는 네가 즐거워하고, 재미있는 일이 많을 거야’라고 불안감을 줄일 수 있을 얘기를 종종했지.

그런 녀석이 자유학교 입학식에는 한껏 기대에 부푼 듯 앞장서 옷입고, 세수하고 집을 나선다.
그래도 계속 불안했겠지. 자유학교 앞마당에 내린 그 때부터 녀석은 내내 내손을 꼭 잡고 내 옆을 떠나지 않았다.
그렇게 친하게 지내던 기헌이를 만나 또 다시 로봇얘기꽃을 피우면서도 내손만은 놓지 않았다.
가족 촬영하고, 선배들의 연주와 노래가 진행될 때에도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나는 원래 손이 차기 때문에 진욱이의 항온이 전달되는 포근한 손바닥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내 손바닥과 진욱의 손바닥 공간을 합쳐 뽀~옥 소리가 나도록 손을 꽉 잡고 다시 느슨하게 했다가 다시 뽀~옥 손을 잡는 장난을 우리는 즐긴다. 입학식 때도 진욱과 나의 긴장을 다소라도 풀 요량으로 그렇게 장난하며 선배들과 선생님들의 말과 노래를 들었다. 입학식 내내 나는 이 녀석이 내 손을 놓지 않고 선생님 앞으로 나아가지 않으면 어쩌나 내심 걱정이었다. 그 자리에서 안 가려고 때를 쓰거나 으앙 울음이라도 터뜨리면 곤란한데 하고 마음 졸였는데, 진욱은 자기의 이름이 불리자 의외로 쉽게 손을 놓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참으로 많은 생각이 앞을 지나갔다. ‘이렇게 품안의 자식은 세상속으로 들어가는구나’



입학식에서 많은 자신감을 얻었는지.
진욱은 다음날 아침 8시 등교를 위해 저녁 9시에 잠자리에 들었다.
11시까지도 책 읽겠다며 안 자려던 녀석이. 잠자리에 들기 전에 다음날 갖고 갈 가방도 한번 울러 매어 보았다.
이것 저것 가져갈 것을 챙기기도 했다.
다음날 아침 7시 5분, ‘진욱 학교 가야지’라는 한 마디에 번쩍 눈을 뜨더니 ‘지금 몇 시야?’라고 묻는다.
‘응 7시 5분이야’라는 대답에 ‘아잉 7시에 깨우랬잖아’라더니 후다닥 이불을 박차고 밖으로 뛰어나간다.
맨날 9시에나 일어나던 녀석이.

그렇게 내 품안의 자식은 세상 속으로 뛰어들었다. 자유의 품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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