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제 대안초·중등 산학교

2018년 3월 15일 목(나무)

며칠 날이 따뜻하더니 봄비가 내렸네요. 화요일 생태나들이 때 만났던 애기똥풀, 긴병꽃풀등

작은 싹이나 나무들이 쑥쑥 물을 머금고 자라겠어요.



1교시는 수놀이시간인데 아이들이랑 우산 쓰고 마당에 나가 놀았습니다. 겸이는 나가 5분도

안되 옷이 젖어 가라입으러 가고 (최)다인이는 우산집을 만들자고 합니다. 서연이는 그네를 타

고 싶은데 젖은 그네 의자 때문에 망설입니다.(점심시간에 비가 그치고 밖에 나갔더니 4학년

미주가 물이 고인 곳에 삽으로 흙을 퍼서 메꾸고 걸레를 가져와 그네 의자를 닦고 타고 있다

며 자랑을 하네요. ^^ 놀이는 귀찮음도 이길 수 있다입니다) (이)다인이는 비오는 아침이라 몸

이 덜 풀렸는지 우산 쓰고 주머니에 손 넣고 우산집을 만드는 (최)다인이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들어가자는 아이들

이 있어 들어가자고 했더니 (최)다인이와 (이)다인이는 자유놀이를 하고

싶다고 합니다. 오늘 4교시가 자유놀이니 점심 먹고 쭉 놀자고 했는데도 들어가지 않겠다고

하길래 잠시 고민하며 ‘그래 놀다 들어와’(말은 이렇게 했지만 목소리는 딱딱하게 굳어있음)

라고 했습니다. 어제 교사회에서 <자유, 자율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었는데

수업에 들어오고 싶지 않은 일은 수업에 들어오고 싶지 않은, 놀이가 더 좋은 아이에게 여전

히 ‘그러마’하고 선뜻 마음이 나설지 않습니다. 수업을 시작하면 놀이나 그림을 계속 그리는

아이들이 있는데 지금은 수업 시작하면 책상 위 물건을 정리하게 합니다. 선뜻 나서는 아이도

있지만 끝까지 하고 싶은 걸 주장하는 아이도 있고 수업이 시작해도 하고 싶은 걸 하는 아이

들도 있습니다. 스스로 정리하도록 다른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주거나 어떤 날은

강압적으로 정리하게 하기도 합니다. 교사회안에서 <자유, 자율성>에 대한 고민은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제 개인적인 의견일 수도, 중등 교사들은 고민의 깊이가 다르다고 알고 있어요.)

공부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의견을 주고 받고 있습니다.



그런 과정을 하고 교실로 들어와 데크로 연결된 문을 열어놓고 빗방울 떨어지는 걸 구경했습

니다. ‘비가 온다’ 노래를 부르니 서연이가 아침에도 그 노래를 불렀다고 합니다. 비오는 모습

을 관찰하고 아이들과 본 것을 한 줄씩 이야기 해보도록 했습니다.


겸 : 천막에서 비가 동글동글하게 똑똑 떨어져

서연 : 하늘에서 비가 길쭉하게 내려

(이)다인 : 하늘에서 나무(데크)바닥까지 토도도록 떨어져

(최)다인 : 천막에서 비가 똑똑똑 떨어져

(이)다인 서연 : 나무(데크) 바닥에 빗방울이 떨어져서 넗게 퍼져서 없어졌어.



2교시도 수놀이 시간. 비도 오고 날도 쌀쌀해서 앞 뒤 문을 닫고 불 끄고 여섯이 모여 앉아

온수역 만두집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끝은 도시락 뚜껑에 붙은 만두이야기인데 중간은 무

서운 아이도 있었을거예요. ^^만두가 하나씩 없어진 이야기인데 아이들에게 어떤 이야기인지

물어보셔요. 그 이야기와 연결해서 수가 필요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비가 와서 바깥 놀이가 여의치 않으니 겸이와 지윤이가 스피너와 딱지로 얼굴을 마주보고 잠

깐 놉니다. 진득하게 놀이하는 지윤이와 호기심이 많아 자꾸 놀이가 옮겨가는 겸이가 어떻게

관계를 가져갈지 궁금합니다. ^^

 

올망졸망... 이 녀석들 더 많은 친구들을 만나야 할텐데...
건강하고 재미나게 지내자... 응원합니다. 평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