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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0/26 춘천마라톤 대회 참가 후기
작성자 : 왕소금
  수정 | 삭제
입력 : 2014-10-28 16:44:28 (7년이상전),  조회 : 147
*마라톤 클럽에 올린 후기를 다시 올립니다.*

오랜만에 마라톤 후기를 올린다.

그동안 마라톤 대회 참가가 뜸해서다.

나는 지난 4/25에 카톨릭 성지순례 222k 울트라마라톤대회 참가했었다.

2년 동안 매달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고 울트라 100k 2회, 50k 1회 등 수많은 대회에 참가하느라 마라톤에 미쳐서(?)

아내의 원성이 하늘을 찔렀다.

그 후 아내와 약속을 했다.

4/25 카톨릭 성지순례 222k 울트라마라톤대회를 끝으로

춘마남겨놓고 한 달 전 까지는 대회에 참석하지도 않고 마라톤 클럽도 한달에 한 번만 참석하기로.



5월 부터 9월까지 좀이 쑤시기는 했지만 약속을 지켰다.

대신 나름대로 개인훈련을 계획했다.

매달 30k 이상 lsd, 시간되는 대로 뛰기,인터벌, 언덕훈련을 계획했다.

사실 인터벌과 언덕훈련은 거의 안한거나 다름없고 대신 매달 30k이상 장거리 훈련과 시간되는 대로 뛰기는 했다.

별일이 없는 한 매주 주말마다 어린이집 아빠들과 한강에서 아침에 만나 야외에서 3시간이상을 보냈다.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을 하기도 했고 아이들이 없으면 뛰거나 걷기도 했다. 가끔 엄마들도 참여를 했다.

5개월 지나는 동안 자연스럽게 마라톤 대회 참여의 분위기도 만들어졌다.

대회가 얼마 남지 않고서는 주중에도 연습한다고 직장 끝나고 뛰는 분도 있었고 출근 전에 뛰는 분도 있었다.

나는 훈련량이 충분하지는 못했지만 운동 시간을 함께 하면서 즐거웠고 아빠들에게 배운 점도 많다.

좁은 한의원에서 파묻혀 지내다 보니 샌님일 수 밖에 없었다.

모두가 다 나의 스승이란 말이 맞는거 같다.



대회 한 달 전부터 본격적으로 나에게 맞는 운동을 시작했다.

9/21 횡성 마라톤대회 풀코스를 뛰었고 (3시간 54분 정도 기록)

2주후 클럽에서 32k lsd도 소화하고 개인적으로 한 번의 인터벌도 끝냈다.

대회를 2주 남겨놓고 훈련량을 줄이고 체력을 올려야 했다.

하지만 지난 3월 상암동에서 성산동으로 이사온 후부터 아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술먹을 기회가 많아

2주 남겨놓고도 대회전까지 8일이나 술을 마시게 되었다. 나름대로 핑개댈만한 상황들이 생겼다.

나는 술을 많이 먹는 편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술자리를 좋아해서 어린이집 행사나 아빠들 만나는 자리에 많이 참석을 했다.



아뭏튼 대회가 다가오면서 기록갱신(3시간 17분 59초)의 자신감은 옅어져만 갔다.

그래도 목표를 세워봤다. 3시간 15분.

클럽에서 대여한 버스로 어린이집 아빠 3명도 같이 했다.

대회 출발전 들뜬 마음으로 기념사진도 찍고 화이팅도 외치고 분위기가 좋았다.



선수들 출발하고 나서 A,B그룹이 동시에 뛰어나갔다.

하프까지 에너지를 아끼며 천천히 뛸 생각이었다. 작년에는 하프까지 1시간 36분 정도 .

초반 5K를 빼고는 일정하게 달렸다. 하프까지 1시간 38분 18초 정도 나왔다.

날씨는 안개가 끼어 시야가 흐리긴 했어도 기온도 적당하고 바람도 없었다.

문제는 25K지나서 춘천댐까지 지루한 언덕이다.

작년에 춘천댐 도착전 오르막 경사에서 쥐가 난 아픈 기억이 떠올랐다.

속도를 줄이고 춘천댐을 향했다.

내 다리의 위험 신호는 없었다. 무사히 춘천댐을 지났다.

이제 남은 장애는 몇 개의 작은 고개들이다.

후반에는 체력이 떨어졌을 때는 이런 고개들도 엄청난 시련으로 다가온다.

아뭏튼 조심해서 달렸다. 언덕은 속도를 줄이고 내리막길은 시간만회를 위해 조금 더 빨리뛰고..



32K에서 박기용님과 김재문님을 만났다.

김재문님 " 걷지 말고 뛰어! 무조건 뛰어야돼"라고 외친다.

건내준 음료수를 마시며 나도 "화이팅!" 외쳤다.



언덕도 무사히 잘 지나갔다. 이제 평지만 남았다. 작년과 비슷한 시간에 들어갈것 같았다.

위기를 넘겨서 마음과 몸도 한결 가벼웠다.

성함은 모르겠고 같이 뛰는 하늘과 노을 두 명을 만나서 인사를 하고 앞서나갔다.

군부대 앞 큰 대로를 지나면서 인도에 줄지어 응원하는 군인들이 눈앞에 있다.

기분이 좋아서 인도근처에 가서 20여명의 군인들과 손을 마주치며 속도를 내며 뛰어버렸다.



37K지점에서는 차광님과 김용봉을 만났다.

"나도 이 분들을 위해 도우미를 해야겠다.'

감사할 따름이다.

속도가 줄지 않았다. 하지만 불행히도 갑자기 왼쪽 다리가 땡기면서 심하게 쥐가 내렸다.

더이상 움직였다가는 심하게 고생할 것 같았다.

움직이지 않고 얼음이 되어 한동안 서있었다.

다행히 옆에 응원나오신 분이 맥주를 컵에 따라 주시면서 "물보다 이게 더 나을겁니다"하면서 건네준다.

맥주를 마시고 조심스럽게 움직여보니 통증이 사라졌다. 터벅터벅 걸으며 회복되길 기다렸다.

다시 속도를 내며 뛰었다. 뛸만했다.



40K즈음 공지천 도착하기전 다리에서 앞에서 만난 하늘과 노을 두 명이 다시 나를 앞질렀다.

같이 가려고 애를 썼지만 10여미터 가다가 무리해서 속도를 냈다간 다시 통증이 생길것 같아 조심스럽게 달렸다.

기운도 거의 없다. 나머지 2K남겨놓고 뛰다 걷다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마지막 힘을 내서 골인해서 한 숨을 돌렸다.



3시간 28분 59초.

작년 보다 6분 정도 늦게 들어왔다.

사실 대회를 준비하는 자세를 보면 반성할 점이 있다.

처음 풀코스 뛸 때의 설레임과 열정이 희석되었다.

부족한 점을 알고 있음에도 운동을 게을리 하기도 했다.

하지만 얻은것도 많다.

지난 3월 이사를 한 후 안정적으로 이 마을에 정착을 할 수 있었다.

달리기를 통해서 사람들을 사귈 수 있었기에.

사람냄새나는 옛날 시골 같은 인간관계를 갖게 되었다.

삭막한 도시생활속에서 서로 위안을 줄 수 있는 마을을 얻었다.



9월경에 개인주택을 구입했다.

일층에는 한의원을 하고 이층은 주거용을 위해서 몇 년 전부터 찾아 다녔는데 조그맣지만 우리 능력에 맞는 아담한 집을 구했다. 이 마을을 우리 딸 세화가 자라날 고향으로 보고 정착하게 되었다.



내년에는 내 삶에 변화가 큰 한해가 될 것 같다.

아직 포기하지 않은 서브3의 꿈도 이루기 위해 노력 해야하고

부족하지만 공동육아 어린이집 이사장이 되었기에 어린이집 구성원들이 화합할 수 있도록 동분서주해야하고

새로 옮긴 한의원을 안정적으로 정착시켜야 하고..

어려움 속에서 발버둥치다보면 더 큰 능력이 생길거라 믿는다.







split5km 00:24:21
split10km 00:22:58
split15km 00:22:58
split20km 00:22:59




split25km 00:24:04



split30km 00:25:11



slplit35km 00:25:01



split40km 00:28:22



split42km 00: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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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구리 ( 2014-10-28 21:38:18 (7년이상전)) 댓글쓰기
흐음? 이건 뭔가 비장한데요-.-?
하하유하 ( 2014-10-29 13:10:04 (7년이상전)) 댓글쓰기
42.195Km를 완주한 그대~ 존경할 수밖에 없네요~ 최고~
해마 ( 2014-10-30 14:06:36 (7년이상전)) 댓글쓰기
이건 아마추어의 느낌이 아닌데... ㅋㅋ
시원 ( 2014-10-31 20:24:45 (7년이상전)) 댓글쓰기
믿슙니다.
사과 ( 2014-11-02 23:39:49 (7년이상전)) 댓글쓰기
잘 읽었어요. 오 대단해요!!!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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