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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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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동육아와 생태나들이


1) 공동육아와 나들이


공동육아는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지향하고, 삶 속에서 자연을 체험하며, 통합과 평등, 자율과 자발성을 존중하는 교육 이념을 가지고 있다. 그 이념이 통합적으로 녹아 있는 것이 ‘나들이’다. 나들이는 아이들의 본능적 탐색 욕구와 호기심을 자연스럽게 충족시켜 줄 수 있는 효과적인 활동이다. 어쩌다 있는 한두 번의 소풍이 아닌 일상적인 나들이를 통해 아이들은 자연과 환경, 문화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고, 풍부한 감성을 기르며, 자연스러운 인지 발달이 촉진된다.

나들이는 자연과 사회라는 공간으로 크게 나누어 볼 수 있다. 물론 자연으로의 나들이에도 사회적 공간이 부분적으로 포함되고, 미술관이나 도서관, 전시관, 인형극 관람 등 사회 속으로의 나들이에도 자연적 공간과의 만남이 녹아 있지만 그 경험의 내용은 크게 다를 수 있다. 공동육아 어린이집 아이들이 일상적인 나들이를 통해 가장 빈번하게 접하는 세계는 자연이고, 그 만남 속에서 발산과 체험, 침묵의 과정, 감성적 표현 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공동육아의 나들이가 ‘자연 속으로’를 지향하는 것은 그 교육적 효과가 여실하기 때문이다.



2) 왜 생태나들이인가?


공동육아에서 자연 친화적 나들이를 넘어 ‘생태’ 나들이란 말을 쓰게 된 것은 그간 자연을 보고 즐기는 대상으로만 생각했던 것에 대한 반성에서부터 비롯됐다. 생태계란 한 지역의 모든 생물과 비생물적 요소가 상호 작용하여 물질과 에너지가 순환되고 흐르는 것을 말한다. 생태계 속에서 인간은 하나의 구성원일 뿐 더 우월하거나 지배적이지 않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는 인간 중심적 사고방식에 젖어 자연을 파괴하고, 이용해왔다. 물질 만능과 효율을 강조한 세계관으로 인해 편리하고, 일회적이며, 소비적인 생활방식이 추구되었고, 그 과정에서 전지구적으로 자원이 고갈되고, 환경이 오염되고, 생태계가 파괴되는 위기를 맞고 있다. 또한 ‘자연을 보호하자’는 대안이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서', '인류의 미래를 보장받기 위해서'라면 그것은 생태계 속에서의 인간의 위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인간 우월적 사고방식의 다름 아니다.

이러한 성찰을 통해 공동육아는 인간도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와 같은 생태계의 한 구성원에 불과하다는 겸허한 마음을 갖고, 순환하는 생태계의 이치를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해 자연과 상생하자는 지향을 명확히 하기 위해 ‘생태’ 나들이란 표현을 의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공동육아 아이들은 먼저 머리로, 지식으로 자연에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생태 나들이를 통해 만지고, 보고, 듣고, 맛보고, 냄새 맡는 오감 체험으로 자연을 느끼고, 그것이 축적돼 감성적으로 표현한다. 또한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으로 태도에서 벗어나 서로 돕는 협동을 자연스럽게 익히고, 자신도 자연의 일부임을 배우고 느낀다. 같은 곳도 여러 번 반복해 다니다보면 계절의 변화 등을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다.





3) 생태나들이 진행과 이후 활동


나들이를 떠나기 전 안전사고 등 비상시에 대비해 교사는 신호등 보는 방법, 자동차가 지나갈 때 대처 방법 등 안전수칙을 주지시키고, 의약품이나 연락처가 적힌 이름표, 간식, 돗자리, 각종 도감 등을 준비한다. 출발 전 용변을 보게 하고 건강상태도 점검한다. 나들이 전 짝을 정해 서로 돕게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나들이 후 깨끗이 씻고 충분히 휴식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들이 자연을 온몸으로 탐색할 수 있도록 꽃냄새 맡기, 나무껍질 만져보기, 개미집 관찰하기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지루해하는 아이들에게는 노래 부르며 걷기, 수수께끼, 말놀이하며 걷기 등으로 즐겁게 참여할 수 있게 배려한다. 비나 눈이 올 경우, 날이 추운 경우 등에는 융통성 있게 진행한다.

생태나들이는 오감을 이용한 체험 중심으로 진행할 수도 있고, 관찰 중심의 탐구활동으로 진행할 수도 있다. 단, 자연물을 수집하게 될 경우 지나치게 자연이 훼손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수집된 자연물은 함부로 버리지 않고 재활용하도록 하고, 가급적 자연물을 꺾지 않고 주워서 쓰게 한다. 꽃으로 화관을 만든다 하더라도 대표로 하나만 만드는 등의 방법을 모색한다.

나들이 때 자연물을 주워 오면 모아서 꾸미기, 소꿉놀이, 자세히 보고 그림 그리기, 염색하기,  먹기 등의 이후 활동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생태나들이를 이후 활동으로 연결시키려면 교사의 목적의식적 준비가 필요함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같은 나무를 보고 그림 그리기를 한다 해도 계절별로 다른 그림이 나올 수 있다. 이름 모를 나무나 꽃을 봤을 때는 그 자리에서 이름을 지어 주고, 터전에 돌아와 도감을 보며 이름 찾기를 할 수도 있다. 그 과정에서 교사 역시 자연에 대해 배운다. 나들이 후 이야기 나누기나 이후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체험에서 얻은 내용을 정리하거나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아이들은 심화 학습이 된다.

 


2. 나들이의 형태



1) 일상나들이


한 여름, 한 겨울 또는 기후가 많이 안 좋을 때를 제외하고 아이들은 매일 아침 나들이를 나간다.

나들이는 각 방마다 따로 나갈 때도 있고 두 방 이상이 통합하여 나가거나 전체 나들이로 이루어지며 나들이 장소는 주변의 산 또는 공원과 같이 사시사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곳들과 우리 주변의 삶터들로 이루어지며, 이러한 일상적인 나들이 외에도 한 달에 한 번 정도 도시락을 싸들고 먼 나들이를 간다.

우리의 나들이는 일상 속에서 삶 자체이다. 익숙한 곳으로의 반복적인 나들이를 통해서 여러 가지 나와 다른 것들을 만나게 되고 아이들의 감각을 발견하고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동식물과 인간이 조화롭게 지구의 생명을 구성하고 있음에 대한 자연스런 이해와 계절에 따른 변화에 대해 느끼고 발견하며 그 안에서 자연스런 놀이를 통해 4계절에 따른 놀이와 삶의 방식을 이해할 수 있다.



2) 긴나들이


한 달에 두 번 어린이집 전체가 한 장소로 점심을 준비해가서 일상나들이보다 길게 진행되며 사계절 주기적으로 가면서 아이들과 계절의 변화를 느끼면서 갈 수 있게 한다.


  <청계산 매봉 긴 나들이 장면>

 

  <관악산 계곡 긴나들이>

 

3)들살이


들살이는 계절이나 장소에 제한 없이 이루어지며, 자연을 깊이 만나는 시간이다. 내용이나 형태는 연령이나 관심 주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아이들과 함께 계획을 세우고 준비를 하며 평가까지 해볼 수 있다.

들살이의 형태는 내부 들살이와 외부 들살이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내부 들살이는 익숙한 환경인 터전 내에서 주로 진행하며, 기간은 1박 2일 정도로 진행된다.  가족과 하루 떨어져 생활해보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경험이 된다.

외부 들살이는 체험 내용에 따라 장소와 기간을 달리할 수 있다.  내용에 따라 갯벌 체험 들살이, 농촌 체험 들살이, 별자리 관찰, 생태 체험, 환경 살리기 체험 등 다양한 내용으로 할 수 있다.


  <축령산 들살이>


3. 나들이의 교육적 효과


나들이를 통해 아이들은 온몸으로 체험되고 쌓이는 것이기 때문에 몸이 달라질 때 비로소 변화를 체험 할 수 있다. 이 체험적인 과정은 나들이를 다니는 과정에서 서서히 변화로 다가온다.

첫 번째, 나들이는 무엇을 알기 위해, 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엇을 직접 하러 간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 상황과 맞닥뜨리고 그 속에서의 아이들의 체험을 존중해야 한다. 여기에는 신체를 통한 세상과의 만남이 있다. 아이들 스스로 몸으로 익히는 것이 나들이인 것이다.

두 번째, 나들이를 통해 경험하는 자연의 세계는 아이들과 자연의 지속적인 만남과 관계를 포괄적으로 형성함으로써 아이들의 세계를 확장 시켜준다.

세 번째, 나들이를 통해 무한한 공간인 자연 안에서 아이들은 자기에게 알맞은 삶의 형태를 찾아내도록 하는 교육의 장소가 된다. 왜냐면 다양한 생명체들은 저마다 자기에게 알맞은 삶터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네 번째, 나들이를 통해 아이들은 자연의 변화, 시간의 변이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아이들은 뛸 수 있고 걸을수 있고 대화하고 침묵하는 시간 등 다양한 형태를 부여받으며 생태계의 변화들도 매일 다른 반복으로써 시간의 흐름을 지각할 수 있게 된다.

다섯 번째, 나들이 활동에서 아이들은 자연이라는 확장된 세계와의 만남을 통해 확대된 관계를 맺는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은 나들이를 통해 공간과 시간의 자유로운 만남 안에서 자연과 진정한 나와 너의 관계를 체험적으로 배워 나가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