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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들 하시죠?
작성자 : 예쁜언니
  수정 | 삭제
입력 : 2007-11-25 04:30:13 (7년이상전),  조회 : 54

오랜만에 오랜만에 달피에 들어오니 적당한 인사말이 이것 말고는 없네요.

정말로 다들 잘 지내시죠?

며칠 전 달팽이 김장하는 데 놀러 오라는 등기 우편을 받았답니다.

등기라... 흐흐    좀 놀랐습니다.

달팽이에서 등기로 보낼 만큼 중요한 게 뭘까  무지무지 궁금해 하면서 뜯었드랬지요!

김장에 갈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네요.

군만두가  이 한 겨울에 눈병을 앓고 있네요. 군만두 빼고 가려니 저보다 군만두를 더 기다리시는 분들이 실망하실 거 같아서 ^^

본인은 무척 고생하고 있는데 저는 은근히 좋습니다.  글쎄 우리집  술만두가 벌써 일주일째 술을 못 먹고 있네요.ㅋ

뭐 본인 못지 않게 안타까워 하고 섭섭해하는  바늘 모씨도 있지만요.

 

달팽이 초대장을 들고 보니 달팽이 생각도 나고  김장이다 하니 곧 12월이고 이제 지금 덩더쿵이 졸업을 하겠구나... 이렇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 보니 문득 어쩌면 달팽이 가족들이 우리 성현이 소식을 궁금해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학교 들어가기 전에 글 줄줄 읽고 쓰던 다영이나 상규나 영우  은결이 준형이보다  떠듬 떠듬 몇글자 읽다 보면 분명 한글 읽었는데도 무슨 말인지 듣는 사람도 읽는 자기들도 알수 없던 성현이 항진이 소식이 더 궁금하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졸업을  앞둔 시점에서 아무래도 아이가 학교가서 잘 지낼 지 걱정들 많이 하시고 있으실 것 같아서  성현이 소식 조금 알려드릴께요.

 

성현이는 입학할 때 한글은 그림책 한 권을 제대로 읽지 못했고 쓰는 건 가족들 이름과 친구들 이름 그리고 교사들 별명이 다였죠. 수학은 더하기가 열손가락 넘어 가면 화를 냈지요.

 

그러니 알림장을 써 오면 보고 쓰는 데도 빼먹는 글자가 많고 빼먹고도 지가 빼먹은 줄을 모르니 성현이의 알림장을 보며 날마다 낱말 맞추기를 했답니다. 아주 가끔 반듯한 글자로 제대로 써올 때가 있어요. 그런 날은 옆 짝꿍에게 부탁해서 대신 알림장을 쓴 날이지요. - 우리공동육아 출신들은 이런 능력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  물론 안 써 오는 날도 많구요.  그런 날은 성현이가 친구에게 직접 전화해서 알림장의 내용을 물어 보게 했지요.

 

친구를 잘 사귀는 거 무척 중요합니다. 한번은 강아지풀이 항진이가 알림장을 한 줄만 써왔다고 전화를 했더군요. 전화할 곳에다 해야지. 그날 성현이는 한 줄하고  2. 까지  써왓지요.

 

받아쓰기는 사실 급수장이란 걸 주기 때문에 집에서 연습만 해가면 80 점 이상은 무난히 받습니다. 문제는 그마저도 안하겠다고 버티는 거죠. 우리가 보기엔 거저 먹기인 받아쓰기지만 성현이는 글쓰는 것을 많이 안해봤기 때문에  여러번 쓰는  것 자체가 힘이 들었던 거죠.  그러니 받아쓰기 점수는 잘  받으면 60점  평균 20점  여러번 0 점.

 

1학기 공개수업에 갔는데 읽기 시간에 반아이들 모두가 한 목소리로 동시를 읽더군요. 성현이는 떠듬떠듬 몇글자 읽다가 아이들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그냥 입을 딱 다물어 버리곤 이리저리 둘러 보기만 하더군요.

 

1학기를 마치면서 수학 단원 평가라는 것을 하더군요.

시험은 앞면에 10문제  뒷면에 10문제 

성현이 시험지는 앞면 왼쪽에 동그라미 5개  오른쪽에 빗줄기 5개와 선생님의 오답체크

그리고  뒷면엔 성현이도 선생님도 아무런 표시를 안했더라구요.

두 사람 다 뒷면 무시....

 

선생님이 성현이에게만 특별 숙제를 냈어요 성현이 말로는 자기만 하는 거라고 하더군요.  바둑칸 공책에 교과서 내용이 프린터 된 것을 한 장씩 주시면서 집에서 공책에 써오라구요.

 

그러나 성현이의 고민은 공부가 아니었지요.

" 엄마 , 인제 덤블링은 인기가 시시해...."  또 다른 묘기를 찾아 다니는 성현이 ... 즐생 시간에 철봉에 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온갖 재주를 부리며 인기회복을 시도하다.

 

그렇게 여름 방학이 됐답니다.  솔직히 방학 시작할 땐 방학 중에 학습지라도 사서 한글 공부를 시킬까 생각했어요. 그런데 할머니댁 외할머니댁 오가며 가족 휴가까지 보내고 나니 방학숙제 할 시간조차 없더군요.

일기는 방학 내내 4장 썼던가? 그나마도 3줄 4줄  - 보통 한줄에 6 ~8 글자가 들어가지요.

 

그리고 2학기가 시작되었답니다. 2학기가 되니 선생님이 읽기 책에서 범위를 정해 읽어 오라는 숙제를  내더군요.

그런데 어느날 그야말로 어느날 갑자기 성현이의 글 읽는 소리를 듣던 제가 깜짝 놀랐어요. 가끔 더듬거리기는 해도 성현이가 줄줄줄  책을 읽는 거예요.

 

받아쓰기도 출발이 좋았죠. 1학기 마지막 받아쓰기가 20 점이 었는데 2학기에 60점을 받은 거예요.

" 저 번보다 잘했네!"  선생님이 칭찬 한마디를 받아쓰기에 써 주셨죠. 그때부터 성현이는 받아쓰기 공부를 기꺼이 하기 시작해 80점 90점 받기 시작했어요. 매번 선생님의 칭찬이 이어졌구요.  혹시 받아쓰기 점수가 나빠져 선생님의 칭찬이 끊어질까 걱정한 성현이가 일기장에다 협박문을 썼답니다. 제목은  '' 선생님에게 내가 하고 싶은 말 ''

" 나는 받아쓰기에서 100점은 아니지만  선생님이 칭찬을 해주셔서 너무 기분이 좋다.  다음에도 칭찬을 받으면 좋겠다."  뭐 대충 이런 내용으로요.

 

그리고 얼마전에 수학 단원평가를  또 봤지요.

이번엔 앞면에 동그라미 9개 뒷면에 동그라미 10개

 

이제 겨우 1학년이니 성적 운운하기 우습지요.

또 아이들 학교 생활이 성적이 전부가 아니니 국어 수학만으로 학교 생활을 이야기 한다는 것이 많이 모자라지요.

하지만 큰 고민거리 중에 하나인 것은 분명하지요.

너무 매달려서는 안되는 고민거리이지만 쉽게 떨쳐 낼 수도 없는 고민거리이지요.

그래서 학교에 대해서 들려 주고 싶은 다른 이야기도 많지만 우선 공부 이야기를 먼저 써 봤어요.

 

성현이는 새로운 난관에 부딪혔어요.

이제 겨우 10 자리 넘어가는 더하기를 했는데 이 번에 두자리수 더하기  두자리수를 하네요.

역시나 빗줄기 사이를 헤매는 성현이의 시험지.

 

성민이와 성현이의 시험지에는 공통점이 있어요.

무엇인가를 막 배웠을 때는 많이 틀려요. 그런데 일정 기간이 지나 그 단원을 끝낼 즈음이 되면 필요한 만큼은 따라간다는 거예요.

 

이제 아이들을 학교로 보내려고 하는 아마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그 일정 기간을 기다려 줄 수 있는 믿음과 인내라는 생각이 들어요.

결국 아이들의 입학 준비를 위해서 여지껏 해 오던 것과 다른 뭔가 특별한 것을 하려고 찾을 것이 아니라 지금껏 해 오던 것을 흔들림 없이 계속 하는 것이죠.

아이들을 믿어 주고 격려해주는 것

어려움에 부딪혔을 때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주는 것

그리고 학교에 대한 긍정적인 모습

 

이제 겨우 1학년 2학년의 학부모인 제가 감히 몇자 적어 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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캥거룩 ( 2007-11-27 23:31:48 (7년이상전)) 댓글쓰기
잘읽었습니다. 지금 아마를 하고 있는데...어느덧 저도 7세방엄마가 되어 달팽이를 바라보고 있더라구요.
-엄지- ( 2007-11-28 11:21:45 (7년이상전)) 댓글쓰기
읽다가 하도 웃어서 눈물까지 나고 배꼽 빠지는 줄 알았네. 언제 예쁜 언니 얼굴보고 들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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