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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교사, 공동육아 주인으로 바로 서자
작성자 : 거인
  수정 | 삭제
입력 : 2009-06-12 17:04:06 (7년이상전),  조회 : 896

 강산이 변했다고?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했다. 1994년에 신촌에 발을 내린 공동육아가 13년차를 넘기고 있다. 지난 십여 년 동안 공동육아의 부모들은 터전 운영하랴, 아마 활동하랴, 지역 일에 관심 가지랴, 영구터전 마련하랴, 생활공동체 고민하랴 바빴다. 교사들은 나들이 다니랴, 세시절기 활동하랴, 통합 활동 하랴, 생태공부 하러 다니랴 나름대로 열심히 살았다. 그러면서 공동육아 터전은 아이들이나 부모들에게 내 집이나 다름없이 되어갔고 우리끼리 이런 저런 소리를 내면서도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랐다.
그런데 사교육 열풍에 물가고에 좋은 직장구하기 힘들고 세상 살기가 빡빡해서 그런지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날이 갈수록 내려가서 이대로 가다간 이천 삼백년쯤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래선지 대선을 앞둔 요즘, 각 당 후보마다 5세아 까지 무상보육 하겠다는 공약이 넘쳐난다. 이제 아이 낳기가 국운이 달린 문제가 된 것이다. 유치원에서도 보육이 가능할 수 있게 한다고 해서 보육단체에서 발끈하고 나섰다는 소리도 들린다. 여성가족부에서 평가인증이니 정부보조금 지원이니 해서 당근과 채찍을 내놓으니 민간 어린이집도 웬만큼 시설을 갖추지 않으면 안 된다고 아우성이다. 뿐인가, 언제부터인가 공동육아만 하는 줄 알았던 나들이며 세시절기 활동이며, 유기농 급식 등을 시행하는 어린이집도 많아졌다.
바깥세상이 이렇게 변화하면서 공동육아의 상승세가 최근 몇 년 주춤하는 것 같더니 요즘엔 공동육아 이곳저곳에서 신입조합원 모집이 어렵다는 소리가 들린다. 아이들이 줄어든 어린이집도 여럿이다.
 
교사는 딴 세상사람?
공동육아 교사들은 그동안 세상의 변화와 흐름에서 떨어져서 조금은 딴 세상인양 살았다. 교사들의 급여와 복지는 오로지 운영을 감당하는 부모 몫이라고 생각하며 임금협상을 고민하고 월차, 생일휴가, 안식월, 교사교육, 회의시간 보장 등을 논의하며 살았다. 그런데 공동육아의 새 조합원이 늘지 않고 아이가 줄어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동안 부모들이 도맡아 왔던 어린이집 운영이 더 이상 확대 재생산을 못하고 주춤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게다가 어떤 부모들은 가끔은 다른 곳에 한눈을 파는 모습도 보이고 또 어떤 부모는 아마 활동을 제대로 못한 죄책감에 슬그머니 자리를 뜨는 모습도 보인다. 부모와 교사가 힘을 합쳐 아이들을 잘 키우고자 한 곳이 공동육아인데 지금 이 시점에서 공동육아가 지향하는 사회적 육아를 -함께 키우는 아이- 위해 교사들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공동체를 지향한다는 공동육아에서 어쩌면 교사들은 맡고 있는 교육활동 이외에는 부모들의 공동체를 구경하며, 혹은 독촉이나 하며 살았는지도 모른다. “아마활동 잘하세요.” “어린이집 운영 책임지세요.” “지역 활동에 참여 하세요.” 하며, 때로는 방청소 조차 부모들의 몫으로 쉽게 떠넘기며 공동체의 한 쪽에 비켜서 있었는지도 모른다. 부모들이 어린이집 운영과 육아 공동체며 생활공동체를 꿈꾸었던 시간에 교사들은 무슨 꿈을 꾸었을까? 그저 공동육아가 매월 급여를 받는 평범한 직장에 그쳤던 것은 아니었을까?, 우리가 입으로 말하는 것과 행하는 것이 다른 이중적 세계에 살았던 것은 아니었을까?
 
공동육아를 빛내는 교사
교사들에게 공동육아라는 직장은 노동의 대가로 금전을 보상받는 직장의 의미만이 아니라 교사로서 능력을 발휘하고 부모들과 함께 사회적 육아를 실현하는 보람과 기쁨을 나누는 의미가 더 큰 곳이다. 그리고 교사의 보람과 기쁨은 우리가 몸담고 있는 공동육아라는 직장이 안정되고 사회적으로 신뢰감을 가질 때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다. 공동육아는 부모들이 출자금을 냈다고 해서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곳도, 부모들만 주인인 곳도 아니기에 공동육아의 안정성과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는 데 교사들의 몫이 크다.
모든 것이 물질적인 가치척도로 평가되고 경쟁우위의 논리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공동육아가 서있는 지금의 현실은 어쩌면 위태위태하고 부모와 교사, 사회가 힘을 합쳐서 아이들을 공동체적으로 키워보겠다는 공동육아의 가치는 세상 사람들의 눈에 잘 안 보이는 희미한 것일 수도 있다. 아이들의 경쟁을 부추기는 화려한 어린이집이 즐비한 세상에서 함께 아이들을 키우는 것의 의미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지탱할 사람들은 아이가 자랄 몇 년 동안 몸담고 있다가 떠나야 할 부모들만이 아니라 공동육아 일을 말 그대로 업으로 삼아야 할 교사들이다. 공동육아의 버거운 짐을 지고 갖가지 유혹에 흔들릴 부모들에게 그래도 공동육아를 잘 선택했구나, 공동육아의 교육이 좋은 것이 구나를 보여줄 사람도, 부모들의 무거운 짐을 함께 들어주고, 함께 가자고 격려할 사람도 다름 아닌 우리 교사들인 것이다.
교사가 단순히 기능이나 지식을 돈을 주고 사고파는 지식노동자가 아니라 세상에 올바른 가치를 전파하고 키워나가야 할 사람이라면 공동육아의 교사가 진정 공동육아적인 삶의 가치를 추구하고 실천하는 주인이 되어야 할 것이다.
공동육아의 진짜 주인은 집이 내 것이라 우기는 사람이 아니라 집을 지키고 가꾸는 사람이다. 집 가꾸는 것을 사랑하고 자부심을 갖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그동안 부모들과 교사들이 함께 가꿔온 공동육아라는 아름다운 집을 보다 넓은 세상을 향해 가꿔가자고 힘과 지혜를 모으는 사람들이 되어야 할 것이다.
세상이 변하고 있고, 세상이 힘들수록 지난 10여년 세월 공동육아를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던 부모들에게서 배운 열정과 노력과 뜨거운 의지로 서로가 서로의 거울이 되고 버팀목이 되어 열심히 걸어가 보자.
 
 
  * 글쓴이 : 김경태(현장교육지원전문가, 개구리어린이집 원장)
* 출처 : 공동육아 회보 2007년 겨울호 특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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