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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공동체일까?- '공정하다는 착각'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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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1-29 11:24:31 (3년전),  수정 : 2021-01-29 19:33:44 (3년전),  조회 : 114
- 세계화 물결은 '능력주의’를 퍼뜨렸다. 이는 성공은 물론 실패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며, 실패한 이들을 비난하는 생각이다.
- 능력주의는, 우리의 재능과 행운이 우연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할 때 생기는 연대감을 약화시킨다.
- 만약 내가 경제적 성공에 의미를 두고 살고 있다면, 능력주의에 담합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
- 공동체에 대한 적극적 상상은 능력주의 세상에 대한 대안이며 저항이다.





마이클 샌델이 공정하다는 착각’이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최근 정치에서 드러나는 사람의 분노를 설명하면서 시작하는 이 책의 결론은 ‘공동체’로 이어진다. 참나무와 같이 읽고 싶은 책이다.

최근 미국 대학입학에서 부정행위들이 적발되었다. 부유한 부모들이 자녀의 입학을 위해 뒷돈을 썼다. 단지, 부모들이 자녀에게 부를 주고 싶었다면, 자신들의 재산을 물려주기만 하면 됐을 것이다. 입시부정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봐야한다.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꼭대기에 오른 사람들은 자신들의 성공이 도덕적으로 정당하다고 믿고 싶어 한다. 이것이 바로 입시부정 학부모들이 자녀에게 선물하려던 것이었다.
이에 대해 샌델은 지금의 ‘능력주의’가 문제라고 말한다. 능력주의는 성공은 자신의 재능 덕이라는 생각이다. 한데, 반대로 능력주의는 실패 역시 자신의 책임이라며 비난한다. 지금 사람들은 일자리를 빼앗겼을 뿐 아니라 실패자라고 비난받는다. 분노는 여기에서 시작한다고 샌델은 지적한다.

샌델은 이런 세계적인 현상의 핵심에 지난 40여 년 간의 세계화 프로젝트가 있다고 본다. 그 안에서, 승자와 패자를 능력주의적으로 정의내리게 되었다.
우선 빈부격차가 매우 심해졌다. 1970년대 말 기업대표는 노동자보다 30배 많은 보수를 받았다. 2014년에 그 차이는 300배로 벌어졌다. 하지만, 사람들의 분노는 빈부격차 자체 보다 사회적 인식 및 존중감과 관계가 있다고 샌델은 말한다.

샌델은 이렇게 말한다. “ 능력주의는 .. 우리의 재능과 행운이 우연에 따른 것이라고 생각할 때 생기는 연대감을 약화시킨다. 그리하여 능력은 일종의 폭정 혹은 부정의한 통치를 조장하게 된다.”

20세기 대부분의 기간 동안 복지국가를 둘러싼 논쟁은 연대와 관련되었다. 다시 말해, 우리 시민들이 서로에게 얼마나 빚지고 있느냐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80년대부터 복지국가 관련 논쟁의 중점은 연대보다 ‘불우한 사람들이 자신의 불우함에 얼마나 책임을 져야하느냐’로 옮아갔다.
많은 정치가들이 가난한 사람들의 책임을 주장했다. (오바마를 포함하여) 이는 그 자신의 실수가 아닌 일로 힘겨워하는 사람에게만 공동체의 도움을 주겠다는 선언이었다.

능력주의에는 문제가 있다. 우선, 능력주의 이상은 이동성에 있지 평등에 있지 않음을 주의해야한다. 능력주의는 부자와 빈자의 차이가 벌어진다고 문제로 여기지 않는다.
또, 내가 재능을 갖게 된 것은 내 노력이 아니라 행운의 결과다. 내가 어떤 재능을 후하게 보상하는 사회에 산다면 그것 역시 우연이다. 농구선수는 엄청난 돈을 벌지만, 팔씨름 선수는 그렇지 않다. 그것은 그들이 우연히 그런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노력을 하려는 의지 자체도 그러한 시도도 그리고 흔히 말하는 자격이라는 것도 행복한 가정과 사회적 환경에 근거한 것이다. 노력조차도 시장의 보상이 도덕적 자격을 반영한다는 생각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

그래서, 복지국가 자유주의자 존 롤스는 이렇게 말한다. “ 잘 달리는 주자에게 납이 들어간 신발을 신길 필요는 없다. ... 다만 그의 승리가 전적으로 그에게 속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해야 한다. ... 그들이 받는 보상이 시장에서 부풀려지면 그것은 공동체 전체와 나눠가져야 한다.”

저자 샌델은 대학 입학을 중요한 문제로 다루고 있다. 대학들이 현대사회의 기회배분시스템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1920년대 하버드 총장이던 코넌트가 능력주의를 주창한 것은 대학의 세습적 엘리트 체제를 뒤업기 위함이었다. 그의 장학프로그램 SAT가 지금의 전국 대학입학 시험으로 발전했다. 하지만, 지금 대학은 경쟁률에 따라 서열이 매겨졌고, 그 차이는 점차 벌어져 승자독식 게임이 되버렸다. 학생들이 소수 명문대로 몰리는 까닭은, 학업능력이 뛰어난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런 대학 간판이 최고의 능력주의적 영예를 주기 때문이다.
대학의 교육이 아니라, 들어가기에 성공하느냐에 달려있다.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한다. 부모들에게 과도하게 개입하고, 막대한 시간을 투입하며, 통제적인 육아방식이 30년간 널리퍼져왔다. 이는 불평등이 증가하고 교육으로 인한 보상이 커진데 따른 합리적 대응이다.
2000년대 초 캘리포니아주의 심리학자 매들린 레빈은, 유복한 가정의 10대들이 극심한 불행감, 고립감, 무력감에 시달려 ‘풍요로움과 지나칠 정도의 부모 간섭 때문에 불행하고 깨져 버리기 쉬운 인간’이 되었다고 말한다.
대학생 5명중 1명이 최근 1년 안에 자살을 고려했다. 20-24세 자살률은 2000-2017사이에 36퍼센트 늘어났다.

샌델은 ‘명예와 인정의 배분 문제’를 매우 중요한 정치적 문제로 다루어야 한다고 말한다. 오늘날 학력에 대해 널리 퍼진 의식, 전문직업인들이 블루컬러 노동자들에게 보이는 태도 등을 사회규범과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고 보는 것은 잘못이다.

일은 경제인 동시에 문화다.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한 방법이자 사회적 인정과 명망을 얻는 원천이다. 이것이 세계화 불평등에 왜 그토록 분노하는 가를 설명한다.
‘시민적 개념’이라 불릴만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 보람있고 번영하는 삶을 살 수 있게 해야 한다.

“ 지난 40년 동안, 시장주도적 세계화와 능력주의적 성공관은 힘을 합쳐서 이런 도덕적 유대관계를 뜯어내 버렸다. 그들이 뿌려놓은 글로벌 보급 체인, 코스모폴리탄적인 정체성은 동료 시민들에게 덜 의존적이 되고, 서로의 일에 덜 감사하게 되고, 연대하자는 주장에 덜 호응하게 되도록 했다. 능력주의적 인재 선별은 우리 성공은 오로지 우리가 이룬 것이라고 가르쳤고, 그만큼 우리는 서로에게 빚지고 있다는 느낌을 잃게 되었다. ... 우리는 능력의 시대가 풀어버린 사회적 연대의 끈을 다시 매도록 해야 한다.”

제임스 애덤스는 ‘미국의 서사시’라는 글 결말부에 ‘아메리칸 드림’이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썼다. 그가 사용한 아메리칸 드림은 단지 사회적 상승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의 글에 미국 의회 도서관을 가리켜 ‘민주주의가 그 스스로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상징’이라고 말하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 일반 열람실을 보면, ... 자리마다 조용히 앉아서 책을 읽는 사람들을 보면 노인도 젊은이도 부자도 가난뱅이도 흑인도 백인도 경영자도 노동자도 장군도 사병도 저명한 학자도 학생도 한 데 섞여 있다. ... 이 장면이야 말로 아메리칸 드림이 완벽하게 작동한다는 확실한 사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와글와글 도서관을 계속 떠올렸다. 하필 지금 이 책을 읽었기 때문일 게다. 지금 읽은 덕분에, 이 책은 와글에 대한 나의 생각에 도움을 주었다. 나는 경제적 성공을 의미있는 것이라 여기며 살고 있지는 않은지. 그렇다면 나 역시 능력주의 세상에 담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공동체에 대한 적극적인 상상이 능력주의 세상에 대한 대안이며 저항일 수 있지 않을지.

우리는 '공동체'라는 생각에 모두 초보다. 마이클 샌델은 결론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 그것은 완벽한 평등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다만 서로 다른 삶의 영역에서 온 시민들이 서로 공동의 공간과 공공장소에서 만날 것을 요구한다. 이로써 우리는 우리의 다른 의견에 관해 타협하며 우리의 다름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가 공동선을 기르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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