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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적 편집증'과 '수다'와 코로나 - 제레드 다이아몬드의 '어제까지의 세계'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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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6-22 11:25:32 (3년전),  수정 : 2020-06-22 13:41:36 (3년전),  조회 : 63
- 지금까지 인간에 대한 이해는 서구의, 교육받고, 부유한, 민주주의 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것일뿐
- 다양성, 다름, 차이에 관심을 갖는, 인간 연구 필요
- 전통사회의 부족생활에서 '건설적 편집증' 발견할 수 있어
- 건설적 편집증과 수다가 전통사회를 안전하게 유지




'총,균,쇠'라는 책으로 유명한 제레드 다이아몬드가 '어제까지의 세계'라는 책을 2012년에 냈습니다

우리 참나무 생활과 겹쳐 생각해보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정리해봅니다.

이 책은 생물학자인 다이아몬드가 오랫안 오지( 그는 전통사회라고 부르는 데요, 최근까지도 수렵채집을 하며 부족을 꾸리고 살았던 사회를 말합니다. 뉴기니나 아마존에 많았죠)를 탐구하면서 얻은 관찰로부터 지어졌습니다.

그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우리 자신에 대해 더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때문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인간의 심리에 대해 여러가지 심리학 연구를 바탕으로 이해하고 있는데요, 여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심리학 논문들이 다룬 피험자의 96퍼센트가 서구 산업사회에 속한 사람들이었고, 68퍼센트가 미국인이었다. 또한 80퍼센트가 심리학을 공부하는 대학생이었다. 대학생이 그 사회를 대표하는 집단이라 할 수 있는가?

인간 심리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WEIRD(western, educated, industrial, rich, and democratic)한 사회에 속한 피험자를 주로 연구한 결과에 불과하다.

이런 실험결과는 특히 요즘, 또 공동체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사람들의 다양성을 인정하고자 하고, 다름과 차이에 가치를 두려고 하는 사고방식과는 어긋날 수밖에 없지요.

다이아몬드는 또 이렇게 말합니다.
전통 사회는 인간의 삶을 체계화하기 위해서 수만 년 동안 지속된 자연적인 실험들이 집약된 공간이다.
그래서 우리는 전통사회에서 뭔가 배울 수 있다는 겁니다.

제가 관심을 갖게된 것은 책의 '건설적 편집증'에 대한 부분 때문이었습니다. 전통사회의 사람들은 일면 사소하게 보이는 문제에 편집증적인 걱정을 합니다. 쓰러지는 나무에 깔려 죽을 걱정을 하는 것이 그 예이죠. 한데, 실제로 나무에 깔리는 사고가 이 사회에서 사고 원인 1위입니다.

다이아몬드는, 각각은 매우 작은 확률이지만 그것이 계속 반복될 경우 사고확률이 커지는 것을 그들은 경험으로 알고 있다고 합니다. 그에 대한 걱정이 그들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거죠.
그래서 저자는 그런 편집증을 '건설적 편집증'이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이런 편집증 때문에 그들의 생활이 위축되는 것은 아닙니다. 전통사회인들은 먹이를 먹고 있는 사자들을 쫓아내고 고기를 구하는 용감한 사람들입니다. 물론 어느 정도 배가 부른 사자만 공격하는 지혜도 가지고 있지요.

이와 관련하여 또 하나 재미있는 관찰을 이야기합니다. 전통사회인들은 수다가 많다는 건데요, 다이아몬드는 이 수다가 그들 사이에서 위험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 수단이라고 말합니다.

살충제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면서도 외과 수술의 위험은 과소평가하는 통계조사에서 보았듯이, 위험에 대한 우리의 평가가 어떻게 왜곡되는지...

WEIRD한 현대인들은 대부분의 정보를 텔레비전, 즉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하지만 무척 드문 사건과 사망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미디어를 통해 대부분의 정보를 간접적으로 얻기 때문에 위험을 잘못 평가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전통 사회 사람들은 직접 경험을 통해서, 혹은 친척과 이웃에게 모든 정보를 얻기 때문에 위험을 우리보다 정확히 평가하는 것은 아닐까? 어떻게 해야 우리는 위험을 더 현실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터득할 수 있을까?

코로나가 언제 끝날지 모르겠습니다.
우리에게는 '건설적 편집증'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건설적'과 '편집증' 이라는 상반되는 뉘앙스의 단어는 어떻게 결합할 수 있을까요? 그런 모순된 상황을 살아내야 하는 것이 지금인 듯합니다.

( 그간 읽었던 공동체에 대한 책들은 공동체가 그런 모순을 살아가는 사고방식임을 말해주는듯 하더라구요.)

건설적 편집증과 수다로 모두 건강하게, 하지만 절대로 위축되거나 소심해지지 않게, 우리만의 생활을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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