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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림이네 입니다.
작성자 : 도토리랑
  수정 | 삭제
입력 : 2003-03-03 23:23:27 (7년이상전),  조회 : 68
혜림이는 개똥이네 가는 걸 무지 기다렸어요.
무얼 기대하는 건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한달 전부터 '언제 이사를 가느냐', '개똥이네 어린이집은 언제 갸느냐' 묻곤 했죠.

그리고 오늘 첫 등원.
터전에서 인사하는 것과는 사뭇 다르더군요. 차량아마(누구 엄마인지 몰라서 죄송) 엉덩이에 가린 혜림이 얼굴을 기웃거려 서로 눈맞춤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처음 떼어 놓는 것 같은 마음이었어요.
너랑나랑에서는 조합원 교사라서(참,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겠군요. 우리 가족은 인천의 공동육아 너랑나랑 어린이집에서 왔거든요.) 늘 혜림이와 함께 출퇴근 했었거든요.
집에 와서 혜림이가 풀어내는 개똥이네 이야기도 잘 그려지지 않았어요. 너랑나랑에서는 둘의 생활을 둘 다 너무나 잘 알기에 특별히 할 말도 없었고 '척'하면 '착'인 사이였는데... 허긴 그건 저도 개똥이네가 낯설어서 그럴 꺼예요. 생선 비린내를 풍기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아이들 이름은 별로 등장하지 않아요. 밥을 남기지 않고 다 먹었다고 자랑하며 7살 누구랑 동생 다현이가 밥을 남겼다는 말을 하구요.

그런데 자려고 누워서 갑자기
혜림 : 엄마! 나 내일은 개똥이네 안갈래.
엄마 : (아주 평범한 어조로) 왜.
혜림 : 내가 새로 왔다고 친구들이 내 옷의 털을 가위로 잘랐어.
엄마 : 그래서 넌 어떻게 했어?
혜림 : 머리카락도 자를까봐 겁이 났어.
엄마 : 내일은 겁내지 말고 '내 소중한 옷이야. 자르지 마.'하고 말해 줘.
혜림 : 머리카락도 자르면?
엄마 : 그럼 너도 할말이 있쟎아.
혜림 : 내 소중한 머리카락이야. 자르지 마! 할꺼야. 아~ 벌써 너랑나랑에 가고 싶다.
엄마 : 엄마랑 같이 놀러 가자.
혜림 : 엄마! 근데 나 밥 남기지 않고 다 먹을 꺼야. 단비가 그러는데 밥을 남기면
소화가 (어쩌구 저쩌구) 다시 애기로 돌아 온대.(무슨말인지 도통 모르겠음. 단비가
중요한 이야기를 해 준 듯 싶은데 전달을 잘 못하는 것 같아요.) 소나기가 학을
접어 주었어. 나도 학 접을 줄 아는데... 서연이라는 동생이 있는데 진짜 귀여워.
머리를 이렇게 이렇게 묶었는데 정말 예뻐.
엄마 : 그래. 이제 그만 자자. 내일은 더 일찍 가야 한대...

혜림이가 생애 처음 겪는 이별과 만남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 지켜 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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