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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호, 교육게임과 공동육아
작성자 : 달콤
  수정 | 삭제
입력 : 2009-04-29 17:05:34 (7년이상전),  조회 : 101


공동육아 회지 [공동육아와 공동체 교육 2009 봄]호에 실린 내용입니다.

 

교육게임

 

흔히 '교육' 이란 말의 문화적 권위 때문에 교육을 표방하는 모든 행위들이

무언가 '교육적'으로 의미가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에서의 교육과 관련된 수많은 행위들은 실제로 교육이라는 용어에 담긴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기보다는 사회적 서열을 다투는 경쟁적 게임행위이다.

 

'게임'이란 "규칙을 정해놓고 기술, 힘, 운으로 승부를 겨루는 경쟁적 놀이, 경기 혹은 내기"이다. 발로만 공을 차도록 해 점수를 겨루는 축구나 손으로만 공을 다루도록 하는 농구 같은 경기를 말한다.카드나 화투장을 모아서 점수를 따서 상금을 다투는 내기나 도박도 게임의 한 종류이다.

 

교육게임은 지식이나 기술을 연마해서 시험을 통해 점수로 승부를 겨루는 경기이다.

이긴 사람은 상대적으로 높은 지위와 명예와 소득을 획득하는 상을 받는다.

진 사람은 객관적으로 드러난 자신의 열등한 기량을 인정하고 상대적으로 낮은 위치를 받아들이며 살아야한다는 벌을 받는다.

사회적 서열로 연계되는 한판 승부의 결과가 위낙 심각한지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1년 사시사철 밤낮없이 게임 준비와 훈련, 경기 결과를 지켜본다. 교육이란 문화현상을 낯설게 바라보면 바로 이러한 게임의 성격이 가장 뚜렷하게 드러난다는 말이다.

 

교육게임은 다른 경쟁적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수많은 성공과 실패이 드라마를 만들어내면서 참여자들을 흥분시킨다. 승리의 환호와 패배의 눈물이 수없이 교차하는 역동적 경기이다.

게임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마력(매력)적인 일이라 상당한 흡인력과 중독성이 있다.

게임을 하는 당사자인 선수들뿐만 아니라 선수에게 투자하고 결과를 기대하는 후원자, 훈련을 시키는 트레이너, 지켜보는 관객들까지 모두 그나름의 긴장과 희열과 좌절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경기이기도 하다.

 

자본주의 사회의 다른 인기 스포츠나 게임과 마찬가지로 한국의 교육게임도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산업으로 번창하고 있다. 학원, 과외, 학습지 시장과 각종 모의시험, 출판, 광고 등 파생산업까지 합하면 매년 수십조원 규모의 거대산업이 되었다.

한국교육에 게임의 요소가 없었다면 결코 모일 수 없는 자본과 인력이 결집된 것이다.

교육게임 산업은 사교육부문에서만도 다른 어떤 문화산업을 능가하는 많은 고등교육 인력을 취업시키고 있다. 이 게임을 키워야만 하는 이해 당사자가 그만큼 많아진 것이다.

 

게임의 열기를 높일 수 있도록 경기의 승자가 받는 상을 부풀려 환상을 자극하고 패자가 받는 벌을 강화하여 두려움을 크게 하는 전략은 폭 넓게 일반화되었다. 게임의 승패가 자신의 생업에 직접 연결되는 사교육 현장은 말할 것도 없고, 개별 경쟁보다는 공공적 가치규범을 함양해야 할 공교육 현장에서도 증폭된 상벌 이미지로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게임의 상벌에 대한 이미지는 가정의 부모들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선수들의 훈련을 위해서 그 성공의 영광과 실패의 절망적 결과에 대해 부풀려 이야기하다가 이제는 서로 확인, 재확인하면서 믿음을 강화하는 집단 신앙이 되었다.

교육과 사회적 서열은 자연법칙 만큼이나 필연적인 원리라는 믿음 위에서 교육게임은 지금도 열기를 더하고 있다.

 

이 글에서 굳이 교육게임이란 개념을 도입한 것은 이러한 믿음을 흔들기 위해서다.

즉 오늘날 지배적인 교육경쟁과 사회계층의 연결고리는 역사적으로 형성된 인위적인 장치일 뿐이다. 따라서 다른 문화현상처럼 일정한 조건 속에서 작동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서는 근본적으로 바뀔 수도 있다. 이 글은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은 교육을 통한 경쟁이 게임이나 유행처럼 변화하는 속성이 있음을 드러내 보이기 위해 썼다. 이렇게 교육게임의 절대성에 대한 믿음을 흔드는 일이 바로 변화의 가능성과 희망을 일구는 작업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능력주의  

 

계급사회에서 상하서열을 정하고 서로의 불평등한 위치를 받아들이게 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대부분의 봉건사회에서는 가족관꼐에 따라 사회적 신분을 세습했지만, 인도의 카스트 제도처럼 자신이 태어날 때 속한 집단의 직업에 따라 사회적 신분서열이 종교적으로 정해지기도 하고, 중국의 과거제도처럼 시험을 통해 관료계급을 충원하기도 했다.

한국의 경우, 고려를 거처 조선시대에 정착된 과거제도의 경험은 시험을 통한 경쟁과 출세의 도식을 쉽게 받아들이게 했다. 이는 현대 중국사회분만 아니라 대만, 홍콩, 싱가포르 등 중국문화권 국가들이 모두 시험을 통해 사회적 서열을 결정하는 교육게임의 열기에 휩싸이게 된 역사적 배경과도 유사하다. 그러나 요즘 동아시아 각국에서 번성하는 교육게임의 직접적인 모델은 근대 일본사회가 구축한 학력시험을 통한 서열 결정 방식이다. 그 이념적 토대가 된 '능력주의'는 다음과 같이 정의 된다.

 

능력주의(meritocracy):

평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하고, 그것을 솔직하게 경쟁적으로 만든 다음,

키워진 능력이나 특기의 순위를 이용해서 그 사회의 여러층위의 일에 개개인을 서열적으로 배치하는  사회체제1)


 

일본의 교육제도를 연구한 로렌은 능력주의의 이상에 가장 접근한 사회로 현대 일본을 꼽았다. 일본은 명치시대부터 구축한 근대적 국민교육제도를 통해 능력주의적 질서의 토대를 마련했다. 교육과 시험을 사회적 계층서열을 결정하는 도구로 이용하는 것은 여러 근대사회에서 시도되었지만 일본은 당시의 미국이나 유럽보다 더 급진적인 능력주의를 채택했다.

 그러나 이 제도의 패러독스는 대단히 인위적이고 부분적인 능력 테스트(시험)를 통해 차별적 집단(학벌)을 만들고 모든 사회구성원이 이를 받아들이도록 한 것이다.

부모의 재산이나 지위가 아니라 각자 시험을 통해 객관적으로 증명된 능력에 따라 사회적 위계를 정하는 것은 상대적으로 합리적인듯 하지만, 그 결과가 차별적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일본의 시험제도를 바탕으로 한 능력주의는 관료적 상하위계구조를 정당화하는 강력한 기제가 되었다. 즉 공과 사, 중앙과 지방, 대기업과 소기업, 고시나 공시, 학벌에 따른 차별적 지위 등 봉건적 신분제와 유사한 넘기 힘든 벽들들을 만들었다.

개인들이 그러한 차별적 위계구도 한에서 자신의 위치와 역할을 받아들이도록 사회화시킨 것이다. 그 결과 대다수 일본인들은 " 지위의 층위가 첩첩이 얇게 쌓여 있는 미세하게 분화된(Rohlen, 1983: 135)" 차별적 계급사회에서 늘 자신의 상대적 위치를 확인하며 조심스레 살게 되었다고 한다.

 

한국의 교육게임은 일제시대에 형성된 능력주의 원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그 전개 양샹은 비슷한 점이 많다. 그러나 게임에 대한 국민적 참여도와 열기는

월드컵 당시의 한일간의 차이만큼이나 크다.

국가적 규모의 표준 시험의 결과를 중시하는 풍토는 거의 신분제적 성격을 띤 학력차별 또는 학벌 차별로 이어진다. 대학입시에 합격한 사람과 못한 사람, 전국적으로 서열화 된

대학들 중 어느 대학에 들어간 사람이었는가가 이후의 사회활동에서 중요한 지표가 된다.

시험성적순으로 확정된 학교의 등급은 국내에서는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 서울과 지방 등의 차별축을 따라 정교하게 차등화 되고, 중심과 주변의 논리 확산에 따라 해외로 연결된다. 국내파에 비하여 해외유학파는 명백하게 더욱더 문명의 중심에 가까운 존재로 인식되고, 유학지의 국가 위상과 그곳에서의 대학 지명도에 따라 다시 차등화된다.

 

제한된 지적 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을 통한 경쟁과 그 결과로 사회적 공신력을 획득한 차별적 상하위계구도는 우리사회 각부문에서  신분제적 질서를 재생산한다. 이는 지식층과 일반, 그리고 지식층 내부에서도 여러 겹의 차별성과 배타성을 바탕으로 한 인간관계와 행위규범을 낳는다. 대졸자와 고졸자는 처음부터  처믕부터 끝까지 다른 길로 가게 되고, 고시 합격자와 내부승진자 사이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존재한다. 자신이 속한 조직체 안에서 서울대와 육사 출신이 보장받고 있는 앞날은 단순한 능력 차이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신분제적 특권의 성격을 띤다. 그러한 인위적 차별을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다수가 다시 자식들을 시험경쟁에 매달리게 함으로써  지식경쟁을 통한 사회적 차별구조는 더욱 공고하게 확대 재생산된다.2)

이러한 학벌에 따른 신분제적 차별 구조는 최근 시장논리를 토대로 한 ‘실력주의’의 대두로 많이 변화했지만 그러한 변화가 아직 교육게임의 참여자인 부모, 교사, 학생들에게까지 제대로 인식되지 않고 있다.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교육게임의 부작용이나 피해에 대한 사회적 발언은 무성하지만 능력주의 경쟁원리의 위협요소는 역시 돈 문제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사교육의 지원으로 능력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믿음이 확산되면서 공교육제도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공평한 경쟁이라는 사회정의에 대한 신뢰가 위협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진보를 표방한느 정권조차 교육게임을 바탕으로 한 차별적 사회구조를 고치려 하기보다는 교육방송(ebs)을 통해 학원식 강의를 공급하고 저소득층과 소외지역에 사실상 공공학원을 확대하는 일에 주력하였다. 다시 말해서, 경제적 게급의식 측면에서는 평등을 추구하는 듯해도 능력주의에 바탕을 둔 차별적 사회구조를 정당화 하는 ‘공평한 경쟁’이란 문화논리를 오히려 강화하고 확사니켰다는 것이다.


인간의 소질과 능력은 다양하다.

그 중 특정한 능력을 택하여 집중적으로 훈련하고 평가해서, 그 결과에 따라 평생 차별적 서열구조 속에서 살도록 하는 능력주의는 사실 계급사회를 재생산하는 문화적 장치일 뿐이다. 능력평가를 기준으로 한다고 해서 긍정적으로 여길 만한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 능력이란 늘 아주 부분적인 것일 뿐이고, 그것을 평가한다는 것도 단편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쟁은 인간사회에 재미와 활력을 주는 측면이 있다. 경쟁을 통해 인간의 어떤 능력은 더 빨리, 더 잘 개발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인위적으로 조성된 조건에서 일정한 방식으로 경쟁하는 게임에만 밤낮 매달려 있기에는 정말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 더욱이 청소년기의 게임결과에 따라 평생 사회적 위치와 직업이 규정되기 때문에 모두가 그게임능력 개발에만 몰두한다면, 아름답게 만든답시고 어릴 때부터 발을 묶어서 키우는 전족이나 배를 잘 젓게 한다고 한쪽으로만 발달시킨 노예의 근육처럼, ‘자발적인 성장 가능성을 막고 자유를 억압하는 답답한 문화적 굴레가 된다.


이렇게 인위적이고 한계가 분명한 ‘능력주의’가 사회적으로 효율적이었던 시대도 있었다.

근대적 국민국가 형성 시기에는 지역적으로 다양한 전통적 사회집단을 통일된 국민으로 집단화하고 봉건적 신분관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서열구조를 확립할 필요가 있었다. 표준화된 국민교육과 객관적 능력평가 방식은 그 결과로 형성된 엘리뜨의 책임의식을 높이고 이들의 권위에 대한 일반인들의 승복을 이끌어내는데 효과적이었다. 이를 통해 일사분란하게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군대와 노동인력을 비교적 단기간에 조직하고 양성할 수 있었다. 능력주의는 국민국가라는 새로운 공동체의 형성과 운영을 뒷받침하는 이념적 장치로 기능한 것이다.


오늘날 능력주의는 급변하는 시대 상황 속에서 근본적인 도전을 받고 있다. 세계화, 정보화, 노령화라는 인류문화의 큰 변화의 흐름이 그것이다. 세RP화는 우물 안 개구리 같이 좁은 내부 서열경쟁으로 획득한 능력과 지위에 의지해 살아가는 이들과는 너무도 다른 가치관과 다양한 삶의 방식과의 상호작용을 요구한다. 정보화로 대변되는 후기산업사회의 특징은 무한하게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새로운 직동의 등장이다. 한 번의 시험으로 획득한 몇 안 되는 전통적 직업과 관료적 지위에 의존한 삶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은 세상이 된 것이다.

또한, 노령화로 인해 퇴직 후 길어진 노년기를 의미 있고 안정되게 사는 것이 어려워졌다. 긴 생애기간 중에 여러 가지 일과 문화활동을 하면서 살 수 있도록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배우고 익히고 활용할 수 있는 자기개발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이는 어릴 때부터 강요된 타율적 학습에 질린 사람보다는 자발적 배움과 익힘의 즐거움을 경험한 사람들이 더 오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사회가 되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아동기에 집중된 교육게임과 서열경쟁을 통해 평생을 보장받으려는 지난 시대의 생존전략은 낡은 환상이 되고 있다. 시대착오적인 능력주의가 아직도 마지막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획일적 경쟁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서 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고 대안적 삶의 방식을 실험하는 용기 있고 자율적인 사람을 키우는 교육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공동육아와 희망찾기


한 세대 전가지만 해도 교육은 근대적인 문화변화를 선도하는 계몽적 역할을 수행했다.

교육기회는 아무나 누릴 수 없는 제한된 것으로 어떤 학교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가 이미 특권이었고 그 특권은  한평생 사회적․집단적으로 뒷받침되었다. 그러한 시대를 살아온 기성세대는 교육을 통해 성공한 사람이건, 교육 때문에 기회를 놓친 사람이건, 모두가 교육에 무척 집착한다. 문제는 이들이 한둘밖에 없는 자녀들에게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물질과 시간을 집중투자하면서 교육과잉 현상을 만연케한 것이다. 즉, 결핍의 시대에 문화변화를 선도해온 교육이 이제 풍요의 시대에 비정상적으로 과잉 소비되면서 다양한 병리적 증상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사회가 겪고 있는 교육문제는 일종의 문화적 질병으로 진단할 수 있다. 생활환경과 습성의 변화로 인해 대중적으로 확산된 ‘문화병’, 즉 고혈압 당뇨와 유사한 병이라고 본 것이다. 대개의 현대적 문화병은 그 치료와 예방이 의외로 적게 먹고 많이 운동하기 같은 생활방식의 변화에서 시작된다고 한다. 결국 절제하고, 소박한 생활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근본적으로 삶의 방식, 즉‘문화’를 바꿔야 재발과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하지만 그토록 자명한 일을 개개인이 실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문화병’이기도하다.


오늘날 교육은 문화지체의 상징이 되었다. 과거의 관성대문에 강박적 경쟁을 끊임없이 확대하고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삶의 방식’을 합리적으로 실험하고 모색하기보다는 구태의연한 지식경쟁에 발목이 잡혀 있는 것이다. 이 상황에서 교육은 모두가 문제라고 생각하면서도 해결할 수 없는 일, 병적이라고 느끼면서도 고치지 못하는 일이 되었다.

다들 교육경쟁에서 밀려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이 경쟁에서 이기기만 하면 성공할 것이라는 ‘환상’에 휘둘리며 갈팡질팡 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교육이 이렇게 비정상적인 상황에 놓인 까닭은, 경쟁에 대한 두려움으로 축바된 기성 세대들의 공포가 한국사회의 독특한 집단환경 속에서 증폭되면서 일종의 공황 상태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집단적인 공황 상태가 빚어내는 비극의 실상을 서로 느끼고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실제로 문제의 규모나 상황을 모를수록 공포는 더 커지고, 주변에서 허둥댈수록 피해망상이 되기 쉽다.  이때 필요한 일은 이성을 찾아 질서를 회복하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의 교육문제는 교육 자체만의 변화로는 고칠 수 없다. 그 동안 무수한 교육공학적 해법이 정책적으로 시도되었지만, 실패한 이유는 교육영역 밖의 사회적/심리적/문화적 압력이 작동하였기 때문이다. 어떤 좋은 약과 음식도 과잉 섭취하려는 심리적 충동을 만나게 독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를 병적으로 악화하는 ‘문화’에 대한 이해와 이에 대한 처방이 필요하다. 우선 교육과잉을 경쟁적으로 증폭시키고 있는 교육에 대한 ‘환상’과 ‘두려움’의 실체를 밝히는 일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심리적 경향을 더욱 강화하고 확산시키는 사회적/경제적/문화적 기제를 분석하고, 이를 견제하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우리 시대 교육의 희망은 의외로 소박한 교육현장에서 발견할 수 있다. 다른 현대적 문화병들의 치료법과 비슷한 원리이다. 즉 경쟁적 과잉교육문화에 휩쓸리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동안 건강한 교육을 꾸준히 실천해온 공동육아와 같은 공동체 교육 현장에서 소박하지만 참된 치유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희망의 씨앗은, 경쟁에 대한 두려움을 넘어설 수 있는 용기와 시대적 환상에서 깨어난 상식적인 교육실천 속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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