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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 꿈꾸는 공작소
작성자 : 달콤
  수정 | 삭제
입력 : 2009-05-13 22:09:29 (7년이상전),  수정 : 2009-05-13 22:12:35 (7년이상전),  조회 : 191

 

오늘 청도 [꿈꾸는 공작소]에 다녀왔습니다.

솔방울 어린이집을 다녔던 아이들(지금은 초등학생)열명이랑  어머니들 가는데 저도 꼼사리껴서 나들이를 다녀왔지요.

꿈꾸는 공작소를 운영하고 계신 분들은 예전에 안면이 있는 분들이었는데,

안 본 사이에 멋진 공간을 만드셨드라구요.

너무 좋아서...씩씩한-해바라기 식구들에게도 소개합니다.

오늘 다녀온 사진은 까페에 안 올라와서  신문기사를 소개차 올립니다.

(쌤들 나들이때 도움 되었으면 좋겠어요 ^^) http://cafe.naver.com/hyunriri.cafe

 

거리요? "그곳엔 높고 낮음의 차별이 존재하지 않아요"

◇…저지르다 & CAR 페인팅 굿아트

2004년 어느 날 희한한 퍼포먼스 하나가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에 나타났다.

'퓨전 페이스 페인팅'을 연상시키는 '카 페인팅'이었다. 행인들은 광장으로 끌려나온 흰색 티코에 풀꽃 문양이 덧칠해지는 걸 낯선 표정으로 바라본다. 또 한 쪽에선 마임이스트 조성진이 위통을 벗고 덩실덩실 춤추고 옆에선 광목을 종이삼아 그림을 그린다. 난장팀들은 이 행위를 카 페인팅 굿아트, 일명 'CAR굿'으로 명명했다. 그건 상투적이고 흑백논리적인 예술을 뒤집어보자는 히피적 행위였다.

과연, 일상과 예술은 어떻게 만나야 하지?

내가 만든 도자기를 장에 내다 팔 때 그 도자기는 내 작품이요 창의를 담은 노동의 결과물이라는 의미에서 하나의 예술품. 그러나 지금은 모든 물건이 다 상품이다.

그 행사 팸플릿 서문은 이랬다.

우리시대 차는 우리들의 계급성과 폭력성을 가장 잘 드러내 주는 상징으로서 생활 깊숙이, 아무런 저항 없이 자리 잡고 있다. 차종에 따라 차주의 경제력을 가늠하고, 삶의 질을 구분하려는 풍토는 다분히 미디어의 음모이며, 우리들의 삶이 물질화되어 가는 것을 반증해 주는 것이다. 국가간의 전쟁보다  더 많은 사상자가 교통사고로 발생한다는 것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정해져 있지 않은 더 혹독한 전쟁을 의미한다. 도로 곳곳에 어제의  사상자 수를 알리는 교통사고 사상자 전광판은 얼마나 우리를 공포스럽게 하는가!

◇…예술과 비예술의 경계를 허물다

그런 생각을 가진 그 사내가 12년전 한적한 시골로 내려왔다.

그에겐 하나의 꿈이 있다. 자신의 열정이 상품이 되지 않고 덜 가진자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래서 덜 갖고도 더 행복한 삶이 가능하다는 걸 보여주는 거다. 대안예술 공간으로 주목받는 '꿈꾸는 공작소'는 그렇게 해서 청도군 풍각면 현리리에서 태동한 것이다. 이 공작소에 오면 상품이 작품이 되고 작품이 상품이 되는 걸 경험한다.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

그의 눈빛은 좀 멀게 느껴진다. 빗물처럼 흘러내리고 아련하다. 예술 말고는 달리 할 것도 별로 없을 것 같다. 어쩜 와이드 인터뷰 대상에 어울릴 것 같지도 않다. 그럼에도 왜 그를 만나러 가는 지 모르겠다. 별다른 갤러리 전시 경력도, 화려한 수상경력도 없는, 그냥 전원으로 들어와 아내와 외동딸 조율이와 함께 손수 지은 오두막집에 산다는 것, 기상하면 집에서 도보로 5분쯤 걸리는 작업장으로 아내와 함께 출근해 나무와 씨름하다 오는 게 그의 일상의 전부다. 낮아질대로 낮아진 그의 예술은 더이상 수직상승을 원치 않는다. 기자에겐 그 대목이 빛나보인다.

거장, 혹은 유명해지는 것. 그는 그걸 포기한 듯하다. 아니 그런 욕망을 갖고 있지만 스스로 거부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그들만의 예술을 지양하고 '모두의 예술'을 갈구한다는 것, 글쎄?

◇…거리의 초상화가, 매일 즉석 전시회를 열었다

조경현.

올해 42세. '꿈꾸는 공작소' 대표. 꿈과 공작소, 어째 궁합이 안맞는 것 같다.

목수 같은 이 사내의 과거사를 조금 들춰보자.

고교시절엔 미술부에 있었다. 그런데 그리고 싶은 걸 못 그리는 현실이 갑갑했다. 대학에 가는데 필요한 그림만 요구되던 시절이었다. 석고데생과 같은 입시용 미술에 염증을 느꼈다. 하지만 어쩌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영남대 서양화과에 입학한다. 1987년의 화두는 '미술로 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담아내는가'였다. 표현주의적이고 존재론적 구상의 세계를 그려본다. 얼굴의 다양성을 발견한다. 윤곽선을 촛농처럼 빚는다. 꼭 뭉크스타일이다.

군대가 그의 열정을 미학적으로 숙성시켰다. 군시절이 행복했다. 훈련 중 틈만 나면 훈련용 수첩을 꺼내 모나미 볼펜으로 각종 드로잉 작업을 한다. 제대할 때 300여점이 모였다. 군에서 미학적 자아를 발견했다. 제대후 그는 정통화가의 길에서 몇 발 비껴선 영역으로 잠행한다. 제대한지 1주일만에 그가 대구시 중구 동성로의 거리 초상화가로 등장한다. 현재 참외농사꾼으로 전락한 친구 전인덕이 동성로 한국투자신탁 앞에서 거리의 초상화가로 활동하고 있는데 신선한 충격을 받은 며칠뒤였다. 92년의 어느 날이었다. 그는 속으로 '그래 내가 해야 될 일이 바로 저거다'면서 흥분한다. 그때만해도 대구엔 거리 초상화가란 개념이 없었다. 도심지 한 복판에 초상화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인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거리가 주는 매력이 뭔줄 아세요. 높은 자와 낮은 자가 구분되지 않고 높은 예술과 낮은 예술이 차별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죠."

주2회 정도 나왔다. 전시회 고민도 할 필요가 없었다. 자기 앞 자리에 앉는 사람의 표정대로 그려주면 됐다. 재즈의 즉흥연주처럼 그도 매일 퍼포먼스적 전시를 한 것이다. 초상화를 받은 자는 날아갈 듯이 행복해했다. 그도 행복했다. 한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대가로 그는 1만원을 받았다. 그는 또 놀랐다. 그림도 돈이 된다는 사실에. 하지만 늘 잘 그릴 수가 없었다. 맘에 안들어 손님이 불평을 늘어놓을 때는 죽고싶었다. 14년간 '나그네 조경현'으로 살았다. 육신은 피곤해도 영혼은 편했다.

서울 대학로를 시작으로 인사동, 인천 월미도, 해운대 등 전국 유명 거리를 샅샅이 훑고 돌아다녔다. 거리 초상화가는 전국에 1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 그는 손님에게 그려준 초상화를 모두 사진으로 담아뒀다. 거리에서 마임이스트 조성진 등 거리 예술가를 많이 사귄다. 그들로 인해 일상과 예술은 자꾸 가까워진다.

거리 초상화는 예술과 생활이 공존하는 한 양식이라고 봤다. 그리고 '미술난장'이란 것도 고안해냈다. 대형 천막에 참가자를 올라가게 한뒤 물감과 진흙 등을 주고 맘껏 호작질 하도록 한 것인데 지구의 날 등 시민단체 이벤트 행사로 많이 활용된다. 오는 10월1일 신천에서 열리는 컬러풀 축제에도 미술난장이 펼쳐진다.


◇…나그네, 가족을 이루고 시골에 들다

방황에 마침표를 찍고 싶었다.

동요 작곡에 관심이 많아 틈만 나면 동네 아이들과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아내를 위해 꿈결 같은 집을 손수 짓는다. 초상화가가 어떻게 집을 지었을까. 맞다. 그는 목공예는 물론 집짓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궁하면 통한다고 했던가. 비록 진공관 버전이지만 그는 온라인 세상과 소통하는 걸 좋아한다. 인터넷은 그가 필요로 하는 집짓기의 모든 정보를 다 가르쳐주었다. DIY 관련 사이트로 들어가서 가재도구 만드는 법을 배웠다. 볕이 들지 않는 벽을 허물고 거기에 통유리창 구실을 하는 큼지막한 격자창을 달아냈다. 아내를 위해 녹색버전의 주방을 만든다. 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창문을 내고 사계절을 장식하는 별자리와 나비, 야생초를 나무벽과 찬장, 식탁 등에 그렸다. 식탁 중앙부에는 고구려 고분벽화 인동 당초문을 그려넣었다. 시장에서 사온 건 싫었다. 부엌 창밖에는 조팝나무와 싸리나무가 심겨져 있다.

50년된 허름한 시골집은 그를 만나 좀더 몸집을 화사하게 불릴 수 있었다. 외동딸 조율의 눈은 참 예쁘다. 아버지를 닮아서 그런지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딸이 그려놓은 여우비 그림도 아버지 그림과 함께 걸려있다. 그의 집 뒷산은 호랑이 형세를 갖고 있다. 그런데 마을 끝에 요즘 농업용수 공급을 위한 저수지가 축조된다. 조만간 집뒤로 고가 농수로가 지나갈 거란다. 그럼 호랑이 산도 크게 훼손될 터. 그는 호랑이와 붉은 색 코끼리 그림을 그려 부엌 맞은편 벽 왼쪽 상단에 부적처럼 붙어놓았다. 침대 머리맡에 별자리 관련 책이 있다. 그는 요즘 사철 별자리를 공부하고 그걸 자기 작업에 활용한다. 벽과 천장에 나무 토막으로 북두칠성 등 각종 별자리를 부착해놓고 그 옆에 설명까지 덧붙여놓았다.

1년에 한번 가족문화체험행사를 갖는다. 조촐한 걸 좋아하는 지인들과 거리예술가 식구를 자기 집으로 초청해 파릇하게 놀아보는 것이다.


◇…꿈꾸는 공작소…그는 매일 꿈은 꾼다

지난해 7월2일 꿈꾸는 공작소가 탄생했다. 조경현 예술 2막이 시작됐다.

집 근처 방치된 현리리 마을회관이 눈에 들었다. 이 건물은 새마을 운동의 상징적 공간으로 79년 지어졌다. 당시에는 화제의 건물이었다. 농번기에는 탁아소, 청소년들의 도서실, 동절기에는 가마니 짜는 공장으로 활용됐다. 하지만 2000년 들면서 쇠락하기 시작한다. 그런 공간을 그가 꿈꾸는 공작소로 리모델링한 것이다.

두 개층이라서 20~30명 체험캠프도 열 수 있다. 지난 6월에는 산딸기를 먹는 번개를 열었다. 아이들을 위해선 숲속 음악산책을 만들었고 동네 아이들을 위해 토요마당도 열었다.

아이들이 오면 모래를 둥글게 깔고 그 위에 눈코귀입 모양의 각종 나뭇잎과 꽃잎 등을 이용해 고양이 등 동물 얼굴을 그려내도록 한다. 또한 대나무에 구멍을 내고 거기에 비닐을 붙여 대나무 피리의 일종인 '카주' 만들기도 아이들에게 인기만점.

그의 작업실에 가면 각종 와이어 공예작품이 모빌처럼 공중에 매달려 있다. 특히 차씨앗을 구리로 둘둘 감아 목걸이도 만들고 미송을 3~5㎝ 크기로 잘라 거기에 그림을 그려 목걸이로 만든다. 여성들은 둥지등 만들기를 무척 즐긴다. 둥지등은 까치집이나 산새집을 보면서 착안하게 된 것이다. 까치가 나뭇가지 하나 하나를 입으로 물어다 며칠 동안 정성스럽게 집을 짓듯이, 가족들이 함께 시골 산길을 산책하면서 모은 겨울 나뭇가지로 만드는 새둥지 느낌의 분위기를 띄는 조명등이다. 그는 저비용으로 고도의 미학을 추구한다.

"가족과 체험캠프를 하면 일반 놀이공원에 가는 것보다 비용도 훨씬 덜 들뿐만 아니라 아이의 잠재의식속에 숨어 있는 예술적 열정과 상상력·창의력이 자연스럽게 발휘되고 부모와 자식간에 돈독한 정을 키울 수 있어 정말 활성화시키고 싶은 프로그램이다. 마을 길을 걷고 나뭇가지와 나무토막을 이용해 자기가 원하는 모양을 만들면서 인간은 참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본다."

그는 어떤 재료라도 새롭게 환생시킨다.

그래서 늘 길에 굴러다니는 것도 재활용하기 위해 작업장으로 갖고 온다.

재작년 어느날 공작소 바로 앞에 수십년간 자리를 잡고 있던 히말라야시더도 멋지게 활용했다. 어떤 이유인지 마을 어른들이 베어버렸다. 그렇게 베어진 나무는 마을 담 아래에 방치되어 있었다. 이장님과 얘기를 하다가 의자와 탁자로 만들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마을 어른들이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쉴 수 있는 자리로 만들기를 제안했다. 그렇게 해서 '사랑에 빠진 돼지의자'가 태어났다. 경산시에선 가로수 가지치기한 걸 쌓아둔 야적장을 발견하고 오호 쾌재를 외친다. 한지를 갖고 누워있는 소를 만들어 마을 노인들을 즐겁게 해주기도 한다. 호박모양의 한지등도 만든다.

그는 지금껏 작업한 걸 모두 네이버 카페 꿈꾸는 '공작소 문화클럽 현리리(http://cafe.naver.com/hyunriri.cafe)'에 담아놨다.
 




/글=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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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화 ( 2009-05-14 14:12:10 (7년이상전)) 댓글쓰기
어, 달콤! 저 아저씨(?) 예전에 깨비예술시장에서 보던 그분 아닌가요?
우영정현맘 ( 2009-05-14 19:16:41 (7년이상전)) 댓글쓰기
맞을겁니다. 깨비시장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가시는...
달콤 ( 2009-05-16 10:03:59 (7년이상전)) 댓글쓰기
맞아요. 그때 조그마하던 율이가 도영이랑 같은 나이더라구요. 아가씨가 되어서...깜짝 놀랐다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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