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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남쪽나라 봄 이야기..
작성자 : 억새풀
  수정 | 삭제
입력 : 2002-04-01 00:34:48 (7년이상전),  조회 : 470
새벽 5시,
딱 천근보다 좀 무거운 눈꺼풀을 어렵게 들어올리고는 산에갈 채비를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게 종로5가로 쐥하니 달려갔다. 다시 대간에 오르기 위해.

백두대간..
지리산 천왕봉에서 뻗어나간 산줄기는 잘려나가고 찢긴 상처를 그대로 안고 백두산까지 그 맥을 이어간다. 거대한 산줄기는 하늘의 물을 동과 서로 나누는 산자분수령으로, 우리국토인식의 출발점이 되는 중심 뼈대라고 할 수 있다. 생태,지리에서 시작해 문화, 역사까지 어느 하나 비켜갈 수 없는 장대한 줄기다.

그 첫 출발은 지리산 천왕봉. 하지만 헬기타고 내려오지 않는한 해발 1915m나 되는 남한 내륙 최고봉을 거져 오를 수는 없는 법이다. 천왕봉까지 올라가는 길은 무척 다양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쉽게 찾는 등산로는 백무동 코스다. 경사도나 거리가 오르기에 그나마 적절한 모양이다.

다시 그 곳을 찾았다. 작년 오월부터 근 두달여간 이루어졌던 '백두대간등산로실태조사'에 비디오자료가 필요하다고 한다. 멤버가 다 모이지는 않았지만 간사를 포함해 3명이 다시 모였다. 봄 바람에 마음도 가벼워져 절로 나오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물소리 따라 숲속으로 들어간다. '산불예방입산통제기간'이기 때문에 숲속은 사람 소리대신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로 무척 평화롭다. 봄의 절정으로 접어든 백무동계곡길은 언땅이 모두 녹아 구멍 송송 뚫려 숨쉬는 흙으로 무척 푹신하다. 등산객의 입산통제로 계곡은 본연의 자태로 돌아가는 중이다.

이른 봄부터 얼굴 내민 고운 꽃들, 날개 팔랑이며 낮게 혹은 높게 나는 나비들, 도토리 찾는데 여념이 없는 다람쥐와 청설모..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 곳에 뿌리를 내렸을 굵은 나무들이 만들어낸 연두빛 숲속은 물과 흙과 바람이 어우러져 한바탕 봄의 축제를 여는 듯 하다.

따스하고 평화로운 숲이다.

이제..입산통제기간이 끝나고 사람들이 물밀듯이 몰려오면.. 그러고 나면 푹신한 흙길은 숨구멍을 굳게 닫은 채, 안으로안으로 자기 본모습을 감추려 들겠지..우리 또한 숲의 불청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에 몹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자연의 흐름속에 모두 함께 사는 길은 뭘까...........




대간 자락에서 만난 '민백미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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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고서까지 올려 주시니 감사합니다.^^* ohj5055 2002-04-11 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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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요, 할 일을 한 것이죠~ 풍뎅이 2002-04-12 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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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만 읽어도 지리산에 가 있는것 같은.. 물길 2002-04-01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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