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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3.15 동아마라톤 후기
작성자 : 왕소금
  수정 | 삭제
입력 : 2015-03-18 10:06:03 (7년이상전),  조회 : 246
대회 날 꿈을 꿨다. 가끔 꾸는 악몽 중 하나를 꿨다. 시험을 보는 꿈이다.
시험을 보며 쩔쩔매는....실제로 나는 꿈이 아니더라도 예전에 언어시험 볼 때면 항상 애를 먹었는데 지문을 이해하고 문제를 푸는데 시간이 많이 걸려 고생하는 꿈이다.  깨어났다. 기분이 영아니다. 이내 정신을 차리고 전날 준비해놓은 옷을 갈아입고 광화문으로 향했다.
 가는 버스에서 정일모님을 만났다. 오래된 발바닥 통증으로 그리고 얼마전 신장 결석으로 고생을 하고 계신다는 얘기를 들었다. 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아 보이는데 옆에서 보는 나도 안타깝다. 오늘은 도우미역할을 자임하셨다.
오랫 동안 먹어왔던 혈압약의 영향도 있다고  말을 해볼까 하다가 이네 접었다.
 
클럽에서 모이기로한 광화문 옆 이마빌딩에서 옷을 갈아입고 가볍게 스트레칭을 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출발선에 섰다.
지난 겨울 훈련이 부족해 자신감이 없다.
몸 관리를 엉망으로 했다.
내용은 이렇다.
 
 
누구나 그렇듯이 큰 대회를 마치고 나면 아쉬움이 남기마련이다.
다음번에는 더 좋은 기록을 만들어 보겠다는 결심을 하게된다.
 
이사를 했다. 오래된 주택을 구입해 대공사를 해서 거주와 일을 같이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바램이 이루어졌다. 하늘이 도운거 같다.
공사를 하고 여러 번의 집들이를 하면서 기억에 남을 만한 연말을 맞이했다.
아직 4살 밖에 되지 않은 딸과 미래에 함께 하기 위해 수영도 12월부터 배우기 시작했다.
화목토 3일간 새벽반을 지금까지 다니고 있다. 특별한 일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빠지지 않고 꾸준히 다녔다.
연말의 화려한 축제와는 대비되어 운동하기로 한 결심은 점점 희석되어 갔다.
 
2015년 1월1일, 여의도 한강 공원 마라톤 대회가  나태함을 만회할 좋은 기회였다.
올해 세운 목표에 대한 다짐을 하기위한 대회출전이었다.
 '협동조합어린이집 이사장을 부족하지만 묵묵히 열심히 하겠습니다.'
 그리고 소망도 품었다. '올 한해 모두 건강해지길 바랍니다.'
 
대회날 올 겨울중 가장 추웠던 날로 기억한다.
26키로 이후에도 거의 탈진해서 걸어들어왔다.
무리한 참가이후 몸 컨디션이 조금씩 안좋아지더니 협동조합 총회(1/31)를 즈음해서 거의 최악에 달했다.
감기를 거의 한달 반 가까이 앓아서 몸무게가 3키로가 빠졌다.
성격상 감기가 걸려도 추위에 아랑곳하지 않고 새벽 수영을 다녔다.
달리기 연습은 거의 못했다.
어느정도 증상이 호전되어  2/15 고구려 마라톤대회 참가로 연습을 대신했다.
풀코스 신청은 해놨는데 32k신청한  클럽 분들이 오래 기다릴까봐  4시간만 뛰기로 결심하고 뛰어봤다.
역시나 몸이 무거워 힘들었다. 후반부 걱정했던 것에 비해 뛸 수 있을거 같아 4시간 4분 정도로 들어왔다.
시간이 나지않아 일주일후 17k 몸풀기로 뛰어봤다. 
뛸 때는 좋았는데 이번엔 요통이 왔다. 허리를 펴거나 구부리기가  힘들었다.
조금 나아지는 느낌이 들어 일주일후 클럽내 자체 30k훈련에 참가했다. 
뛰어보니 가볍다. 날아갈 듯했다.  그러나 후반에 힘이 딸렸다.
결국 이번 대회준비는 감기와 요통을 회복하느라 시간을 다 보낸 셈이다.
역시나 내 욕심이 불러들인 결과이다.
 
 
 대회 날 그래도 작전을 세웠다. 작년 기록 3시간23분을 유지하자.
초반 레이스는 5분대 전후로 뛰었다. 하프까지 1시간 42분이다.
하지만 레이스 도중 소변이 마려워 참고 가다 하프지점 다와서 참았던 소변을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지나가는 아가씨들이 보여도 대충 가리고 시원하게 쌌다. 살 것 같다.
몸이 않좋을 때 소변도 금새 마려운 법, 역시나  불길하다.
 컨디션이 않좋아서 연료 보충을 미리 해놓자 싶어  음료수, 쵸쿄파이로 받아 배를 채웠다.
천천히 속도를 올리면서 갔다. 30키로 넘어서 그런대로 괜챦다.
32키로 지점에서 도우미 구세주 두 분을 만났다. 콜라 시원하게 한 잔 들이켜고 기념사진 한 컷 찍고 다시 출발.
되는 대로 힘을 냈다. 37키로에서 도우미를 만나 응원을 받고  남은 5키로를 향해 뛰었다.
3시간 30분전에 들어가려고 애를 썼다.
하지만 양 허벅지 안쪽에서 심하게 쥐가 나기 시작하면서 제대로 뛸 수가 없다.
할 수 없이 걷다 뛰다를 반복,나머지 2키로는 14분이 넘어 들어왔다.
 
3시간 38분 .  요행을 바라면 안된다는 말이 맞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마라톤은 정직한 운동이라하지 않았던가 한만큼 나온다고.
그래도 위안을 삼아본다. 이것도 좋은 경험이라고.
항상 좋은 컨디션으로 대회에 임할 수는 없기에 경험이 쌓이면서 노련해지는 나를 만났다.
다음에는 또 어떤 준비를 할 것이며 어떤 내용의 레이스를 펼칠것지 설레이며 기다려보련다.

지난 주 포항공대 이진우 교수의 ‘ebs 인문학 특강 프리드리히 니체’를 재미있게 봤다.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당당히 외친다. 그리스와 로마시대의 형이상학적 철학의 토대로 만들어진 신은 더 이상 없다고 주장했다. 이 말은 인간이 만든 신 뿐만이 아니라 형이상학적 관념들도 무덤에 묻었다고 보면 된다.
마라톤과 연결시켜 보자면 우리는 머리로 목표를 정하고 뛴다. 실제로는 뛰다 보면 목표와 다른 결과가 나오는 몸을 확인하게 된다. 머리는 형이상학이고 몸은 형이하학(?) 이다.
몸이 진리임을 니체는 외친 것이다.
두 다리로 걷고 있는 지금 이 현실이 진리라고. 그러나 신이 없어진 현실은 허무주의에 빠질 위험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위해 니체는 말한다. 권력에의 의지, 초인정신, 영원회귀 등을.. 이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할 것이며 일상의 반복되는 지루함 속에서도 더 나은 생명체를 만들기 위해 예술투혼을 발휘할 것을 당부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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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소금 ( 2015-03-18 10:18:46 (7년이상전)) 댓글쓰기
부고 소식으로 장례식장 갔다온 이후 좀 침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살아있는 사람들은 행복하게 잘 살아야 할 의무가 있기에 마라톤 클럽에 올린 글을 안올릴까 하다 그래도 올려봅니다.
삐삐(소빈맘) ( 2015-03-18 13:48:11 (7년이상전)) 댓글쓰기
왕소금, 이미 알던바이지만
마라톤으로 준비해 온 이사장이셨군요.
운동 너무 무리는 마셔요~. 루시가 애타해요.ㅎㅎ
랄라 ( 2015-03-18 14:13:35 (7년이상전)) 댓글쓰기
글에서 왕소금의 머리속을 본듯하네요.
마라톤하는 왕소금도... 옆에서 지켜보는 루시도ㅜㅜ... 대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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