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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써 먹은 건데...괜히 다시 보다가 ...성현이 낳으려고 부산가 있을 때 이야기
작성자 : 군만두
  수정 | 삭제
입력 : 2005-12-21 21:49:21 (7년이상전),  조회 : 142
200년 12월 26일
성현이가 옹고~ 하는 옹알이를 하였다. 성민이 때처럼 하나가 아니라서 인지 시간가는 줄을 몰랐다. 어느새 옹알이를 하다니 기특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터울을 작게 두고 둘째를 낳아서 인지 성현이와 성민이에게 항상 미안하다. 성현이를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성민이가 마음에 걸리고 성민이를 신경 쓰느라 성현이를 소홀히 하면 성민이 때와 비교해 성현이에게 미안하다.
오늘밤도 성민이는 엉덩이 한 대를 맞고 잠이 들었다. 항상 팔베게를 하고 내 손을 만지며 잤었는데 이젠 꼭 베게를 베고 며칠 전부터는 가끔씩 내 손을 밀어내고 잠들곤 한다.
성현이가 태어나기 전에도 맞던 엉덩이였는데 왠지 가슴이 아프고 내 손을 밀어 낼 때면 마음이 아리면서 혹시 이 애가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았나 걱정이 된다. 그렇지만 성민이도 그렇게 조금씩 성장해 가야 하는 걸꺼다. 그리고 이다음에 좀 더 크면 엄마와 아빠가 서로를 위해 저희 둘을 낳았음을 이해해 줄꺼다 .

12월 27일
성민이와 성현이가 낮잠이 들었다. 성현이는 내 젖을 빨면서 잠이 들었고 성민이는 젖 물리고 있는 내 무릎을 베고 잠이 들었다.
요즘 들어 성민이는 그렇게 내 끄트머리 한 자락을 붙잡고 잠드는 경우가 많아 졌다. 성현이에게 엄마를 뺏기고 동생 깨운다고 엄마에게 야단 맞으면서도 내 무릎 한 쪽, 혹은 내 손 한 쪽만으로 만족하며 옆에서 잠이 든다. 그렇게 잠드는 모습을 보면 목이 메어온다. 엄마란 그런 존재인가보다. 끄트머리 한 자락만이라도 만족하며 그 곁을 떠나고 싶지 않은, 그리고 안심이 되는 그런 존재, 절대적 사랑에 대상.
내가 이 아이들을 낳았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 내게 너무 과분한 사랑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고 싶다. 아이들의 사랑에 부끄럼이 없는 엄마가 되고 싶다. 그 사랑을 배반하지 않은 엄마가 되고 싶다. 그래서 이 아이들이 자랐을 때도 오늘과 같은 신뢰와 사랑을 받는 엄마이고 싶다.

2001년 1월 15일
성민이와 성현이 그리고 나 이렇게 셋이서 지내는 하루가 많이 익숙해 졌다. 성현이가 우리 가족의 한 사람으로 자리를 잡았음이겠지. 성현이의 옹알이가 많이 늘었다. 성민이보다 옹알이도 훨씬 많이 하고 웃기도 잘 한다. 아침에 담배 태우러 나가시던 할아버지가 성현이의 옹알이에 붙잡혀 한 참을 성현이와 이야기했다. 성현이는 크면 무척 말이 많고 애교가 많은 아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
성민이는 점점 능구렁이가 되어 간다. 야단을 쳐도 히히거리고 웃고 할머니가 다리를 꼬고 앉으면 저도 다리를 꼬고 할아버지가 뒷짐지고 마루를 걸어다니시면 저도 뒷짐지고 따라 다닌다. 방마다 다니며 하빼꺼, 함매꺼, 엄마꺼, 내꺼 소리를 지르고 다닌다. 세상에 성민이꺼는 세 종류가 있다. 그건 바로 내꺼, 니꺼, 지꺼다. 성민이가 내꺼해도 성민이꺼고 니꺼해도 성민이꺼고 지꺼해도 성민이꺼다. 성민이가 말이 무척 늘었다. 알아서 적당히 잘라 말하는 건 여전하지만. 그래서 약간의 통역이 필요한 말도 있다.
"다문따" 이건 "다 먹었다"이다.
"엄마, 까야요." 이건 "엄마 까주세요"다.
"엄마, 모 모" 이건 "엄마 목욕"이다. "머 머"는 머리를 감았단 말이다.
"때뚜하고" 이건 "세수하고"란 뜻이다. "띠비" 이건 TV를 보겠단 뜻이다.
성민이가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 언제 이렇게 컸나 싶다.

2001년 1월 16일 - 성민이의 일기
저녁에 엄마가 키위를 깍아 오셨다. 난 얼른 "뽀쿠 찍꼬" 하면서 포크를 집어들고 하나를 찍어 들었다. 그리고 한 입 베어 무는 순간 오매, 신 거!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난 엄마를 보며 도저히 못 먹겠다고 어깨를 움츠리고 두 손을 흔들면서 "몬 머꼬"라고 했다. 그랬더니 할머니랑 엄마가 막 웃었다. 내가 못 먹는 게 그렇게나 좋은지.
할머니가 다른 조각을 찍어 주셨다. 조심스럽게 한 입 먹었는데 먹을 만했다. 먹다가 보니 반 조각이 남았다. 나는 아까워서 포크로 찌르기만 하고 차마 먹지 못하고 있었는데 엄마가 자꾸 먹으라고 했다. 그래도 나는 아끼느라 포크로 찍어대기만 했더니 엄마가 포크로 찍어서 낼름 먹어 버렸다. 나는 너무 황당하고 기가 막히고 아까워서 침대에 엎드려 엉엉 울었다. 할아버지가 오셔서 나를 위로해 주셨지만 도무지 위로가 되지 않았다. 그러자 이 번엔 할머니가 나를 업고 위로해 주셨다. 마음이 조금 진정되기는 했다. 그 때 엄마가 옆에 와서 웃으면서 말했다. " 줄 때 먹으라고 그랬지?"
아까 내가 못 먹겠다고 할 때 엄마가 좋아하며 웃었는데 그 때 눈치를 챘어야 하는 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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