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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전 건에 대한 단상
작성자 : galsup
  수정 | 삭제
입력 : 2002-07-21 02:45:19 (7년이상전),  조회 : 139
승범 아빱니다.
금요일 저녁부터 터전 가계약 문제때문에 머리가 복잡하군요.

좋은 인연을 맺었던 호준이네, 정우네가 준비모임에 참여하지 못한다니
더욱 그렇습니다. 여러모로 생각하고 고민을 참으로 많이 한 후에 내린 결정이라 보여져서, 뭐라 말을 하기가 어렵군요.
좋은 분들이었고, 어린이집 만드는 일에 함께 하기를 바랐는데, 참으로 아쉽습니다.
혹시 마음이 바뀌신다면 득달같이 다시 참여하시기를 바라며, 기회를 만들어 자주 만났으면 하네요.

약 이틀 동안 저는 현재 진행되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이 만들어 놓은 문제를 사람이 해결하지 못할 것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어린이집을 만들기로 본격 추진을 한 시기는 대략 4월 경부터인가 봅니다. 생면부지의 강민이네, 상범이네, 연우네를 [우리 어린이집]에서 처음으로 본 이후,
처음에는 어색하기도 하고 저 집 아빠는 뭐하는 사람일까, 우리와 분위기가 비슷할까, 괴팍하거나 말이 잘 통하지 않으면 어떻하지 등등 첫 만남의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었으리라 봅니다.
그 이후 많은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서로 친해지고, 만남 자체의 새로운 즐거움을 알아 가고 있습니다. 어린이집을 만드는 일이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많은 혜택이 돌아가겠지만, 우리 엄마, 아빠들에게도 그에 못지않은 많은 혜택이 있을 겁니다.
동네에 와서 술 한잔 할 사람을 알게 되었고,
아이들을 데리고 같이 나들이 나갈 사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직장이나 집안 일이 아닌 동네일이 생겼습니다.
동네일이란 게 돈이 되는 건 아니지만, 하다 보면 재미가 있습니다.

이것은 남들이 가지지 못한 우리들만의 즐거움일 것입니다.

강민이 아빠와 재서엄마께서 가계약을 하려고 하는 터전에 대한 몇가지 지적을 하셨습니다. 저는 대부분 근거있는 지적이라 봅니다. 그 중에서 특히, 재서엄마의 지적은 제가 미처 보지 못한 부분이었습니다. 난방문제는 반드시 점검을 하여야 할 매우 중요한 사안일 것입니다.
우려하신 것처럼 겨울에 심각한 추위가 예상된다거나 (재서엄마의 '시베리아'라는 표현은 저를 공포에 떨게 했습니다. 저는 추운 건 딱 질색이거든요.) 아니면 난방시설 때문에 많은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거나 하게 되면 이건 터전에 대해 재고해야 할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사실은 이 문제때문에 성산동 터전의 옛주인을 만나보려고 승범엄마와 함께 갔었드랬습니다. 마침 앞집 할아버지에게 물어서 그 집의 옛주인을 찾았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더군요. 그러나, 옛주인은 외출중이었고 그 집 아들과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질문은 두가지였습니다. 첫째, 난방이 잘 되있는냐, 겨울에 춥지 않느냐라는 것과 둘째, 도로가 옆에 있어서 시끄럽거나 먼지가 많지 않았느냐, 생활하는데 어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질문은 용감한 승범엄마가 하였고 저는 멀리서 구경만하였습니다. 이 시대의 대부분의 남편들처럼 저도 이런 일은 마누라를 앞장세우는 '어리버리'인가 봅니다.

그 집 아들의 얘기를 종합해 보건데, 별로 문제될건 없더군요. 집을 지은지 오래되지 않았고(10년 안짝), 집 자체를 튼튼히 지은데다(윗풍없음), 집 구조가 천정이 뻥 뚤려 있어서 2층이 1층보다 조금 더 따뜻하답니다. 그 큰 집에 3식구 정도가 살았는데, 별로 추운 줄 모르고 살았답니다. 추울 땐 1층 거실에 가스히터를 잠깐씩 틀었다고 하더군요.
그 집 아들 얘기만으론 성이 차지 않은 우리 승범엄마가 그 아들의 어머니를 직접 만나서 난방 시설 구조와 난방비 수준을 자세히 알아 보기로 하였습니다.
소음과 먼지 문제는 별로 심각하지 않다고 했다는 군요. 이건 앞집의 할아버지도 같은 의견이었습니다. '고통스런 소음과 시커먼 먼지'는 기우인 것 같습니다.

저는 우리들 중 누구 한 사람이라도 뭔가 새로운 의견 또는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면, 그것을 그냥 "골치 아프다!", "아, 그냥 넘어가지!" 등등의 반응을 보이는 건 좋은 태도는 아니라고 봅니다. 재서엄마의 우려대로 정말로 난방문제가 심각하다면, 당연히 터전 계약을 재고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이전에 더더욱 중요한 것은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점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생면부지의 사람들이 모여서 뭔가를 새롭게 해 보자는 의견을 모으고, 고민을 하고, 가슴 설레이는 것은 우리들이 새로운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입니다.
좋은 환경에 정말 환상적인 터전이 우리 앞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넓은 마당에 튼튼한 건물, 쾌적한 주위 환경, 저렴한 임대료, 좋은 집 주인 등등의 조건이 지금 우리 앞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그런 집이 없어도 조합원들 사이에 서로를 생각해 주는 마음이 있다면 그게 더 중요한게 아닐까요. 바둑에는 수순이란게 있습니다. 일에도 수순이 있습니다. 수순이라는 말 속에는 때와 순서라는 의미가 포함됩니다.

지금은 현재 가계약을 하려는 집의 '가계약' 여부 자체에 대한 의견을 밝히는 순서입니다. 그 집을 터전으로 삼을거냐 말거냐의 문제는 이미 지난주 토요일(13일) 전체 모임에서 결정이 되었습니다.
그 결정을 되돌이킬 수는 없습니다. 단, 난방문제 처럼 우리가 미처 인식하고 있지 못한 사항에 대해 심각하게 점검해 보자는 의견은 가능하리라 봅니다.

만약, '가계약'을 지금하지 말고 7월 31일까지 최대한 좀 더 좋은 조건의 터전을 알아보자는 의견이라면 그것도 일리는 있다고 봅니다. 단, 좀 더 좋은 조건의 터전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면 말입니다. 단지 막연히 10일 정도 더 알아보면 좋은 집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것입니다.
더구나 이런 취지라면, 현재의 집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할게 아니라 새로운 터전 마련에 대한 갖가지 정보와 독려, 가능성에 대해 언급해야 할 것입니다. 그게 이치에 맞습니다.

이 밤 늦게 승범아빠가 몇글자 적었습니다.

땡.

* 앗! 추가
저는 '가계약'을 이른 시일에 추진해야 한다고 봅니다.
단, 아래의 조건이 충족되었을 경우에 한해서 입니다.
첫째, 7월 31일까지 현재 집보다 현저히 좋은 집이 나타날 가능성이 없다면.
둘째, 현재 집이 아주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
셋째, 준비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현재의 조합원과 함께 어린이집을 만들고 싶다면.

진짜 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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