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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장애자녀의 참된 당사자로 서 주세요(퍼옴)
작성자 : k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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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6-04-08 01:52:42 (7년이상전),  조회 : 219

새로운 부모운동을 위한 전국 순회를 시작하며
박인용 (2004. 03.18)

장애인 자녀를 키우는 모든 부모님들께 동병상련의 심정으로 인사드립니다. 저는 서울 수유동에 사는 발달장애 하은이 아빠입니다. '장애인참교육 서울부모회(준)' 일꾼으로, '장애인교육권연대' 공동대표로 일하고 있습니다. 제 딸도 그랬습니다만, 장애아동들이 유치원 문전에서부터 박대 당한다는 사실을 알고는 세상을 보는 눈을 바꿨습니다. 다니던 직장 대신 전업 부모 활동가로 나서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을 둔 부모들은 자녀의 장애와 함께 사회적 차별의 이중 고통을 당해야 했습니다. 그것은 우리 사회를 휘감고 있는 '장애인 차별구조'와 교육모순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는 6세 아래 장애유아가 10만명, 6~17세 학령기 장애아동이 22만명(800만명의 2.7%)으로 32만명이 넘는 장애아동이 있습니다. 그러나 특수교육서비스를 받는 장애아동은 5만5천명에 불과하여 4명중 3명은 여전히 소외되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장애인들이 기초적인 교육을 받지 못한 채 성인 장애인으로 성장하였고, 여전한 사회적 차별 속에서 인간다운 대접을 받지 못한 채 살고 있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의 기본권이 이야기되고, 장애아동 교육권이 본격적으로 요구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수년전의 일입니다. 그만큼 일천한 역사를 가진 장애인의 권리를 제대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부모들도 장애인 운동의 '참된 당사자'로 나서야 한다고 봅니다. 장애인 운동에서 당사자주의는 '자기결정권'을 갖는 장애인 당사자의 관점에서 장애인들의 의지와 힘에 의해 차별구조를 철폐하고 스스로 권리를 지켜나갈 수 있다는 이치를 말합니다. 자기결정권을 주장하기 어려운 정신지체 장애인들과 중증 장애인들, 특히 장애아동들에게 진정한 당사자는 과연 누구일까요? 부모들이야말로 장애인 자녀를 대신하는 진정한 당사자가 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고대 그리이스 시대 도시국가에서는 불행하게도 장애아동을 산속에 버리거나 절벽에서 떨어 뜨렸습니다. 하지만 오늘 우리 사회에서도 여전한 장애영아 살해가 이뤄지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중증장애인 자녀를 살해한 부모에게 무죄를 선고해온 판례는 장애아동과 그 가족의 희생을 정당화하고 또 강요하고 있는 증거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태어남과 동시에 버려지고 어린이집, 유치원 문턱에서부터 차별받으며 그 차별은 전생에 걸쳐 제도적으로 나타납니다. 장애인을 동정의 눈으로만 바라보는 그릇된 사회 인식과 시혜적 관점에 갇혀버린 정부 당국의 무책임한 정책 때문이었습니다. 이제는 장애아동들이 살 수 있는 구조로 사회를 바꿔야 합니다.

그러나 당사자인 장애인들, 장애인 부모들도 당당하고 아름다운 삶의 권리를 주장하지 못한게 사실입니다. 불행하게도 우리 사회 장애인운동은 그릇된 당사자주의에 빠져왔고 장애인 사회 안에서 '또다른 장애인 차별'을 낳았습니다. 중증 장애인, 정신지체 장애인, 장애 여성, 장애 어린이에 대한 이중차별입니다. 결국 장애인 운동이 보편적이고 하나된 목소리를 가지기 위해서는 올바른 당사자주의에서 출발해야 하며, 그럴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장애인 운동, 장애인 부모운동이 자리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장애아동의 권리를 위해 싸우고 애써온 많은 부모님들이 계셨지만, 장애인 부모운동이 올바로 서지 못했다는 점을 솔직하게 인정하게 됩니다. 자신을 온전히 표현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눈으로 사회를 인식하고 차별구조를 바꿔내려고 전국 모든 부모들의 힘을 함께 모으지 못했습니다. 부모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시혜적 정책에 맞춰 '내 자식 떡 하나 더 챙기기' 에 매달리지 않았는지 반성해 봅니다. 당장 떡 하나는 더 챙길 수 있어도 평생 보장받아야 할 장애인권을 우리 아이들에게 돌려주지는 못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장애 문제는 하나이며, 장애인 운동도 하나일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장애인 부모운동도 장애의 경중과 유형, 특수학교와 일반학교, 통합교육과 개별화교육 이라는 자기 자녀만의 특수성에 갇혀서 대의를 놓치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한 목소리로 모든 장애아동의 권리를 주장했으면 합니다. 우리 부모들은 보호자 이전에 장애인인 아이들의 고유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았으면 합니다. 지금도 장애인을 차별하는 우리 사회에 대한 분노와 그것을 송두리채 바꿔내려는 열망으로 아우성치는 아이들의 소리를 듣습니다.

이제 부모님들께 장애인인 우리 아이들의 인권을 되찾기 위해 장애인 부모운동의 당당한 주체로 나서자고 요청합니다. 먼저 장애인으로서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 함께 연대하자고 제안합니다. 올해 장애인교육권연대에서는 근본적인 '장애인교육법 제정'을 내걸고 강력한 교육권운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입니다. 저희 서울부모회는 '서울 장애인권부모회'라는 이름으로 공식 출범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시에 전국 장애아동들의 전생애 권리를 책임질 '새롭고 진보적인 전국 단위의 부모회'를 만들자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인터넷과 전화, 신문지면을 통해서 모든 장애인 부모들과 함께 대화하고 고민할 생각입니다.

사랑하는 딸아이가 비장애인 대열에 가까워지는 것보다는 '훌륭한 장애인'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깊은 행복감을 느낍니다. 부모님들도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하지만 가녀리고 낮은 목소리, 누군가가 대변하지 않으면 안될 우리 아이들을 위해 부모들이 참된 당사자로 바로 서서 행동해야할 때가 아닐까요? 아이들의 희망, 부모들의 힘으로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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