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카운터

Today : 47
Total : 311,402
치타를 위하여
작성자 : 건빵
  수정 | 삭제
입력 : 2013-11-25 19:25:30 (7년이상전),  수정 : 2013-11-25 22:27:24 (7년이상전),  조회 : 240
전교조 전임이라는 이유로 참 올해 해맑은에 소홀했지요.
볼 때마다 얼굴 잊어먹겠다는 아빠들의 원성을 뒤로 하고 저 나름대로 그래도 해맑은 아이들이 다닐 학교가 조금이라도 좋아진다면, 우리 서윤이 내년 학교에 들어가야 하는데 아이들과 교사들에게 도움이 되어야지 하는 마음으로 버텼어요.
그래요. 버텼다는 표현이 맞아요.

특히 9월부터 전교조 탄압이 들어와 전교조가 노조 아닌 상황에 처하게 되었을 때는 정말 아찔했어요. 왜 하필 나때 전교조를 말아먹는 일이 생긴 거지. 이렇게 전임자로 남아 해직되고 마는 것인가 하는 고민! 정말 9월 추석 후에 어떻게 시간이 갔는지 몰라요. 그런 넋 나간 남편을 둔 별사탕은 또 얼마나 정신이 없었겠어요.

그때마다 저에게 자극을 주었던 사람은 치타였어요. 잘 모르시겠지만 치타는 현재 전교조 본부의 국제국장을 맡아 수년간 고생하고 있었어요. 학교만 해도 인천에서 유명한 악덕 사학 중의 하나라 골치를 썩고 있었죠.
그런데 여기에 전교조 문제가 터지면서 치타에게 엄청난 일이 쏟아졌죠. ILO, EI, OECD, 스웨덴 등 온갖 나라에 영어로 편지 쓰고 접촉하면서 마침내 전교조 문제를 국제화시키면서 여론을 반등시켰지요. 그 잘난 박근혜가 몇 개 국어를 한다고 프랑스에서 공공부문 민영화를 하겠다고 말할 때 정작 조국의 자존심을 지켰던 건 치타였어요. 노동자가 소중하고 노동자를 지키는 노동조합을 지키는 것이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지키는 것이라는 걸!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치타의 공이였겠어요? 강아지겠지요. 집에 오면 치타는 자신의 학교와 전교조 문제로 씨름하느라 정신 나간 사람처럼 있을 때가 많았을 거예요. 그런데 치타가 좀비처럼 있을 때 세 아이들 건사하고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말을 참아내고 치타를 지켜봐준 건 강아지였을 거예요. 아 이 가정은 정말 천국에 갈 거예요^^ 그런데 어쩌죠. 이제 가처분 신청이 끝났을 뿐 전교조 문제를 내년 상반기 1심 판결, 그리고 마지막 대법원 판결까지 2~3년간은 마음 졸이고 봐야 하니까요. 1심 판결만 정부가 이겨도 우리는 그 순간 바로 법외노조. 그때까지 치타나 강아지가 감당해야 할 고생이란.

전교조 문제가 일단락되면 치타에 대한 꼭 이런 이야기를 써주고 싶었어요. 아니 치타에 대한 이야기만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해맑은 엄마 아빠들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들인가를 알려주고 싶었어요. "니들 그거 알아? 너희들의 엄마 아빠들이 너희들을 위해 얼마나 탁월한 선택을 했는지, 자신의 선택을 가꾸기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해맑은에 봉사했고 자신의 일터에서 얼마나 치열하게, 소신 있게 살았는지.그리고 너희들에 대한 사랑이 수십 개의 세계가 되어 이 세계를 얼마나 멋지게 만들었는지!" 마구 상상이 되는 거 있죠. 응답하라 2014를 나중에 보고 눈시울이 붉어질 우리 아이들을

또 전 한 가지 기대하는 게 있어요. 내년에 정말 좋은 교욱감을 뽑아서 서윤이 다니는 해서초를 혁신학교로 만드는 거요. 이를 위해 전 학교운영위원으로 들어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학교 텃밭의 배추를 키워서 효성동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김장을 해서 갖다 드리는 우리 해맑은 녀석들을 보는 걸 상상만해도 즐겁죠
그런 꿈을 갖게 한건 치타와 강아지, 우리 해맑은 모두예요.

올해는 못했지만 내년에 만약 학교로 돌아가게 되면 열심히 해맑은에 얼굴 디밀게요.^^ 아 그전에 아빠들, 올해 마지막 축구 모임은 꼭 나갈게요. 축구도 못하고 왜 나왔냐고 욕먹을 게 뻔 하지만 우리 서윤이를 키워준 건 당신들이기에, 축구보다 해맑은에 대한 애정임을 알기에 씩씩한 웃음으로 넘기고 열심히 공을 쫒고 있겠죠.
사랑해요, 해맑은. 서윤이에게 여유롭고 기다릴 수 있는 마음이 생긴 건 모두 당신들 때문이예요.^^
 
이름


비밀번호
북극곰 ( 2013-11-26 12:49:50 (7년이상전)) 댓글쓰기
잘 읽었습니다.

저도 이번주는 올해 마지막으로 축구 가야겠네요!
해맑은자두 ( 2013-11-26 13:50:15 (7년이상전)) 댓글쓰기
웬지 러브레터를 읽는 듯한 느낌이예요.
오랜만의 건빵글 반갑고, 찡하고, 가슴도 아프고...뭐 복잡한 감정입니다.치타와 건빵, 그리고 가족 모두들 고생하셨습니다.
아직도 우리는 기다리는 것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내년 건빵의 활동 기대합니다.
함께 앞으로 나가요~
로켓트 ( 2013-11-26 14:40:52 (7년이상전)) 댓글쓰기
역시 멋지시네요. 모두가욧!!
슈퍼펭귄 ( 2013-11-26 22:43:17 (7년이상전)) 댓글쓰기
세상은 한쪽 방향으로 계속 나가지 못하죠.
언젠가 반등의 시기가 올겁니다.
개구리 ( 2013-11-27 10:11:03 (7년이상전)) 댓글쓰기
묵묵히 뚜벅뚜벅 생의 현장에서 역사를 만들어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응원을 보냅니다.
과거로 되돌아가려는 한국의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시는 많은 선생님들께 삼가 경의를 표합니다.
해맑은9렁2 ( 2013-11-27 11:18:11 (7년이상전)) 댓글쓰기
정말 고생이 많다.
해맑은 가족이면서 터전보다는 바깥에서 얼굴 볼 일이 많으니 건빵, 치타 정말 고생이 많어
힘냅시다 모두들

그리고 해맑은 가족들이 전교조를 지켜줘야합니다.
혹자들은 전교조가 정치적이라고 말하며 참교육의 초심을 잊었다고 말하지만, 전교조는 초심을 잊은적 없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시고요.
우리의 삶이 정치를 벗어날 수 없듯, 노동조합은 우리의 삶을 합리적으로 이끌어가는 것이기에 당연 정치성을 지녀야 하는데도 조금만 뭐라고하면 정치적이니 종북이니 지랄들을 하네요.

건빵이랑 치타를 위하여 홧팅
지혁지인아빠 ( 2013-11-27 15:13:54 (7년이상전)) 댓글쓰기
치타도 건빵도 구렁이도 전교조도 화이팅입니다.
마시마로 ( 2013-11-28 10:04:56 (7년이상전)) 댓글쓰기
저는 내년 분회장을 맡을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었네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는 돈만 내는 조합원이었는데
우리학교 분회 말아먹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별사탕 (2013-11-28 18:06:11 (7년이상전))
우후~분회장 취임 축하드립니다♥
마시마로 (2013-11-29 09:18:47 (7년이상전))
아직 아니라고..
될까 겁난다고..
그네 ( 2013-11-28 13:14:00 (7년이상전)) 댓글쓰기
무슨 말을 해야할지..
늘 묻어만 가는 1인으로 죄송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
달팽이 ( 2013-11-30 00:28:36 (7년이상전)) 댓글쓰기
전혀 보탬이 되지 못하는 1인입니다......(__ )
강아지 힘내세요. 홧팅~ 늘 곁에서 존경할 따름입니다.
상어 ( 2013-11-30 00:54:51 (7년이상전)) 댓글쓰기
전교조 조합원 들......잘 할 수 있죠??? 요즘...좀 마니 ..시끄러워서..... 힘내세요 ~~
No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2523
Re: 귤 마감합니다 ㅠ [6] 해맑은바라기 2013-12-24 94
2522
저...이직합니다.(태평양에서 떠나요~~) [9] 해맑은자두 2013-12-10 173
2521
이불을 찾습니다~~ 임팔라 2013-12-09 60
2520
기사] 누리과정, 3세도 하루 5시간 수업 별사탕 2013-12-09 48
2519
독자마당] '누리과정' 뒤 유치원이 달라졌어요 ㅠ.ㅠ [3] 별사탕 2013-12-09 73
2518
생일 편지 [10] 느티나무 2013-12-03 182
2517
핸드폰 분실한 분 [1] 슈퍼펭귄 2013-11-29 74
2516
치타를 위하여 [13] 건빵 2013-11-25 240
2515
연주회 초대 [18] 승찬맘당근 2013-10-18 192
2514
감사의 인사 올립니다 [4] ★팬더★ 2013-10-13 106
2513
맑은샘도서관 프로그램 안내 [2] 고양이샘 2013-09-13 87
2512
황당 사건-신발 돌리도~~ [4] 꽃사슴 2013-08-12 129
2511
당분간 조심해야 할 생선 [1] 도토리인나 2013-08-05 92
2510
(8/8)아마 변경 가능하신 분 계신가요? [1] 마법사 2013-07-22 89
2509
영화 '또 하나의 가족'에 힘을 보태주세요 [1] 별사탕 2013-06-29 102
2508
Re: 영화 '또 하나의 가족'에 힘을 보태주세요 도토리인나 2013-07-04 53
2507
[번개]6/29(토) 서대문형무소 및 이진아 기념 도서관 [9] 캥거루 2013-06-27 103
2506
6월 22일(토), 능동어린이대공원 '평화의 꽃이 피었습니다' 평화한마당 자원활동가를 모집합니다. 사무국 2013-06-12 42
2505
6월 22일(토), 능동어린이대공원 '평화의 꽃이 피었습니다' 평화한마당에 함께 해주세요. 사무국 2013-06-10 69
2504
주인은 누구? [1] 고양이샘 2013-05-31 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