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은 어린이집·초등 방과후

교육부가 내년부터 만3세 유아들에게 하루 5시간씩 수업을 받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유치원 교사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달 19일 서울교대에서 '유치원 교육과정 운영 적정시간에 대한 토론회'를 열어 이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교육부로부터 연구를 위탁받은 육아정책연구소는 이날 주제발표에서 유치원 교육과정(누리과정) 운영에 필요한 적정 수업시간으로 만3세부터 5세까지 동일하게 5시간을 제시했다.
교육부와 육아정책연구소 측은 이에 대해 "수업시간이 최소 5시간은 돼야 누리과정이 추구하는 교육목표를 달성할 수 있고 돌봄 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누리과정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3세부터 5세까지 어린이에게 적용되는 국민보통교육과 보육공통과정이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총론에서 교육시간을 오전 3시간부터 5시간까지 운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각 유치원의 상황에 맞게 조정하여 편성토록 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최은영 육아정책연구소 누리과정 연구팀장은 "교육부 지원을 받아 진행하는 연구이므로 교육부의 입장과 같은 방향에서 방안을 제시할 수 밖에 없다"며 "학부모와 사회의 요구도 있으므로 3~5세의 교육과정 시간이 5시간은 돼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치원 단체와 교원노조는 아동의 발달단계에 따른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특수성도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정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교조는 이날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연령별 발달차이가 많이 나는 만3세와 만5세에게 동일한 수업시간을 적용해서는 안된다. 발달단계에 따른 특성과 유치원 교사의 노동권을 무시한 정책"이라고 비판하며 "교육부 안대로 추진할 경우 3세부터 5세까지의 유아들은 60분 기준 주당 25시간을 수업하게 돼 40분 기준 주당 22시간을 수업하는 초등1학년보다 더 많은 수업을 받게 된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유아에게 중요한 것은 발달단계에 적합한 교육이지 시간만 연장하는 돌봄이 아니다"라며 현행대로 3~5시간 유지/ 유치원별 자율운영 보장 / 방과후 전담교사 확보를 요구했다. 전교조 유치원위원회도 이날 토론회장 앞에서 '일률적 5시간'에 항의하는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토론자로 나선 석호현 한국유치원총연합회장은 "사립유치원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현행대로 탄력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교육희망 631호. 최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