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커뮤니티 가입하기

카운터

Today : 313
Total : 424,575
마을이야기2
  수정 | 삭제
입력 : 2013-05-28 09:54:15 (7년이상전),  수정 : 2013-05-28 14:22:26 (7년이상전),  조회 : 273
< 천 원 > (의 기적)
2013.5.4 날씨: 후끈 ~ 아이스크림이 먹고싶은날

(지금 부터는 진짜 100% 리얼 실화이다) 오늘 나,석영,병준,세하, 영윤, 모른 형 이랑 농구를 하고 너무 더워서 모르는 형(A형)과 석영이가 아이스 크림을 쏜다 했다. 당연히 난 땡큐 배리 감솨였고 다른 아이들도 좋아 했다. 아이스 크림을 먹는다는 기대 감과 동시에 나들가게 문을열고 아이스 크림 통 뚜껑을 열었다 "드르륵" 나는 석영이 돈으로 얻어 먹었다. (아줌마한테 혼날까봐 빨리 골랐다.) 근데 A형(모르는 형)이 1200원 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3명에서 1200원 이면 500원 짜리를 먹는다 해도 1500원이 필요했다. 세하는 무척 고심하며 유리창속에 갇힌 달
콤한 아이스크림을 유심히 보고 있었다. 셋다 무뚝뚝하게 있었다. 그 순간 또 모르는 형(아예 첨보고 키는 크고 안경을 쓰고 있었음) (모르는
형 B) 이 와서 세하에게 살며시 천원짜리 지폐를 손에 쥐어 주었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당황 한채 말도 못하는 세하에게 나는 빨리 돌려줘 라고 천사(?)의 귀띰을 해 주었다. 세하는 우사인 볼트 뺨칠 실력으로 달려서 그형을 잡고"괜찮 습니다" 라고 말했다. 그형은 자신도 어렸을쩍 아이스크림을 멍하니 보고 있었더니 어떤 형의 형이 와서 살며시 1000원을 건네 주었다고, 그때는 천원이 행복했다고 하였다. 세하도 더이상은 말을 할수없었고 그형은 뛰어서 갔다. 모두가 울컥 했다. 세하는 분명히커서 돈없는 아이에게 아이스크림을 사 줄테다. 분명 세하는 그럴 것이다. 세하에게 받은아이가 주고 또 받은아이가 주고 해서 모두가 행복해질 것이다. (아이스 크림가게는 대박 날 것이다) 차가운 아이스크림으로 전달된 감동 따스하고 따스했다. 그 이름 모를 천사형은 정말 천사일지도 모른다. 천원의 기적, 천원 속에 있는 퇴계 이황 님의 아들일 지도 모른다. 천사형은 천원의 기적과 사랑 형이다. 끝-





얼마 전 남편이 터전 홈피에 올린 해균이의 일기입니다. 며칠 후 해균이는 이런 일기를 썼더군요.





<천원(의 기적) 그 후...>

2013. 5. 9 목 날씨: 비가 땀을 가라앉혔음



어제 아빠가 내 일기장을 보다가 "천원(의 기적)"을 읽고 대구공동육아 협동조합 씩씩한 어린이집, 해바라기 방과후 공식 카페에 내 일기를 배껴 옮기기 시작했다. 나는 저작권료 500원을 받고 바로 올리게 해 주었다. 나는 뿌듯했고 사람들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대망의 오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우선 해바라기에서는 최문영이 보았다고 했고 집에 와서 아빠한테 물어보니 댓글이 몇 개나 되고 라디오에 올려도 되냐고까지 전화가 왔다고 한다. "대박"이 난 것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장난인지 알았는데...... 장난이 아니었다. 오늘 아빠들 축구 모임을 하러 풋살장에 따라 갔는데 씩&해 사람들이 정말 잘 보았다고 하였다. 나는 기분이 좋았다. 그냥 좋지 않고 완전 좋았다. 내가 사람들 사이에 유명 스타가 되는 것 같았다. (싸이의 인기를 실감......할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오늘은 기분도 좋고 더군다나 내일은 금요일이다.





'아이 하나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지요. 공동육아를 하면서 그걸 실감하고 있습니다. 해균이는 학교에서 선생님한테도 '저는 엄마한테 버림받고 해바라기가 키운 아이예요.'라고 말한다고 합니다. 학교 선생님이 아이한테 좀 더 신경을 쓰면 해균이는 지금보다 더 잘 자랄거라고 같은 교사로서 아주 조심스럽게 말씀하시더군요. 그런 얘기를 종종 듣는데 이 땐땐한 엄마는 별로 걱정 안 합니다. 내 아이가 행복하게 자라기를 바란다면 부모가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고 여기니까요. 지난 번 민들레모임 때 민소엄마도 이러면서도 죄책감이 없는 저를 신기해 하더군요. 제가 별로 걱정하지 않는 이유는,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터전살이와 생협 운동회로 몹시 피곤한 지난 일요일. 우리 아이 둘은 또 야구를 하기 위해 고산중학교 운동장으로 갔습니다. 다섯 시부터 시작되는 야구를 세 시부터 기다려서요. 여섯 시가 넘어 어슬렁어슬렁 아이들을 데리러 고산중학교 운동장에 갔더니 해균이가 투수로 있는 아이팀이 9대 2로 앞서고 있더군요. 하지만 어른팀은 9회말에 대량 득점을 하였습니다. 저까지 볼넷으로 출루를 하였고 볼넷이 계속 나와 밀어내기로도 점수를 올렸으며 마지막엔 안녕아저씨(문영부)가 끝내기 만루홈런을 날려버렸습니다. 홈으로 들어오는 아빠들마다 환호를 하면서도 '이제 뒷일을 어쩌나'하고 걱정합니다. 그 전에 해균이가 어른팀일 때 어른들이 지나치게 봐 주서 아이팀에 져주는게 못마땅해 몹시 속상해하면서 울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아니나다를까 만루 홈런으로 패전투수가 된 해균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또 눈물을 흘립니다.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여러 아빠들이 해균이를 위로하기도 하고 오늘의 MVP에게 인터뷰하는 장면도 연출하며 웃기기 시작합니다. 그걸 보고 해균이도 눈물이 덜 마른 채 웃어버리더군요. 돌아오는 차에서 해균이한테 왜 아빠들이 아이 편한테 봐 주는지 이제 알겠냐고 하니까 그렇다고 합니다. 저녁을 먹으면서 공동육아가 아니면 어디서 일요일 저녁에 아빠와 아이 심지어 엄마까지 섞여 야구를 할 수 있겠느냐는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품이 넓은 어른들과 어울리며 제 아이는 지면서도 덜 속상한 법을 배워나가겠지요.
같이 야구하는 아빠들 뿐만 아니라 요새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만나면 두 손을 모으고 "사부님"이라 인사하는 현동부도 해균이한테는 특별한 분입니다. 해균이에게 스키를 가르쳐준 스승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기연부도 특별한 사이가 되었습니다. 충치 치료를 받으며 고마움을 듬뿍 느끼기 때문입니다.
또 해바라기 토토로 선생님은 터전 아빠들과는 또 다른 존재입니다. 해바라기보다 학교에서 더 많은 걸 배우지만 진짜 필요한 건 해바라기에서 토토로한테 배운 것들이라고 하더군요. 이럴 땐 이거 하고 놀고 어떻게 놀아야 더 재미있는지 같이 노는 법은 토토로한테 다 배웠다고. 토토로 선생님은 해균이에게 롤모델이기도 하고 어떨 땐 두 사람이 친구 같아 보기도 합니다



언젠가 세하네 집에 놀러갔다가 세하네 경비할아버지가 해균이한테 아는 척을 해서 놀란 적이 있습니다. 어떻게 아느냐고 물으니 저의 농구 스승이라고 합니다. 고산초에서 농구를 할 때 이따금 같이 하기도 하고 농구하는 법을 가르쳐주시기도 한다고. 가족도 아니고 공동육아 식구도 아닌데 이 동네에 해균이가 아는 어른이 있다는 게 기분 좋더군요.

해균이가 동생들한테 자꾸 바둑을 지고 와서는 누리공원에서 늘 바둑두는 할아버지들한테 가서 좀 배워야겠다고 했을 때 정말 좋은 생각이라고 여겼습니다. 아직 실천하지는 못했지만 언젠가 해균이가 그것도 실행해서 누리공원 옆을 지나갈 때 '해균아, 안녕'하고 할아버지들이 인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작년 한 해 수아의 일기장에는 날마다 '낯선 사람 조심'이란 내용이 적혀 왔습니다. 도시에서 사는 내 아이에게 낯익은 사람보다는 낯선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을텐데 그 모든 낯선이들을 경계하게 하는 것 같아 그 문구를 볼 때마다 씁쓸해지더군요.

고산초에서 우리 집까지 오는 길엔 은탑도 있고 씩씩한도 있고 월드메르디앙도 있고 아빠 친구가 하는 고산문구도 있고 태왕아너스도 있고 조금 멀리 주민회사무실도 있고 고모네가 사는 두레타운도 있고 (좀 있으면 그 어디쯤 반찬가게도 생길거고^^) 그래서 아는 사람을 마주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내 아이들이 길 가다 아는 사람을 만나고 인사를 나누며 세상이 그리 불안해 할 곳은 아니라고 여기며 살기를 바랍니다.

제가 꿈꾸는 마을은 이런 모습입니다^^

 
댓글쓰기
종인아빠 ( 2013-05-28 13:59:35 (7년이상전)) 댓글쓰기
요번에는 얼마의 저작권료를 주셨나요? ㅎㅎ 꿈도 꿔야 현실이 되는거겠죠 ㅎㅎ
짱구(하람아빠) ( 2013-05-31 12:38:09 (7년이상전)) 댓글쓰기
지구가 꿈꾸는 마을. 꿈꾸는 지구^^
해균엄마글은 볼 때마다 쉽게 쉽게 쓰신 것 같은데 글이 정말 살아있는 것 같습니다.(이런 말씀 너무 많이 들어 진부하시겠지만ㅎㅎ)

은준엄마 친구분이 한 번씩 우리 홈피 들어오는데...
해균엄마 글을 보고 글솜씨가 정말 좋다고 했던 게 이리 돌고 저리 돌아 저한테도 들렸네요:)

종인아빠 말씀처럼 꿈을 꿉시다^^
No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3572
친환경과일쥬스 공구~~~ [27] 눈사람(병준주하모) 2013-06-20 486
3571
24일 월요일 8시 씩에서 마을모임합니다. [11] 아가씨(지오엄마) 2013-06-19 182
3570
어제의 사진(단오+조합원교육) [10] 짱구(하람아빠) 2013-06-18 366
3569
달학년별반 제 2강으로의 초대 [3] 지구(해균수아엄마) 2013-06-18 142
3568
오늘의 사진 [4] 깐돌이(루다아버님) 2013-06-07 275
3567
해바라기 앞에 백록담 자리에 땅이 나왔답니다 [9] 하다람부 2013-06-06 515
3566
<함께 꿈꾸는 마을>로의 초대 [1] 지구(해균수아엄마) 2013-06-05 255
3565
오늘의 사진 [12] 깐돌이(루다아버님) 2013-06-04 246
3564
숨바꼭질 2 [3] 캥거루(소영.재완.형맘) 2013-06-03 169
3563
Re: 숨바꼭질 2 [1] 원두막(준서父) 2013-06-04 115
3562
숨바꼭질 [22] 캥거루(소영.재완.형맘) 2013-05-30 421
3561
사소하지만 꼭 필요한 것---(컴퓨터용 스피커)--주실 분. 감사(내용무) [2] 은준부 2013-05-30 165
3560
월례강좌(협동조합의 바른 이해) 안내.. (황소)류소정아빠 2013-05-30 193
3559
6월 6일에 경건하게~~ [2] 고니(수하부) 2013-05-29 173
3558
'먹거리'라고 하지 말아요, 우리~~ [8] 무궁화(유채엄마) 2013-05-29 348
3557
요즘 홈피 이게 안좋다!!! [10] 소나무(소정서연부) 2013-05-29 337
3556
마을이야기2 [2] 지구(해균수아엄마) 2013-05-28 273
3555
저요 [13] 하랑하민아빠 2013-05-27 363
3554
단오즈음.... [12] 피카츄(원하선모) 2013-05-27 304
3553
도시가스 다자녀 혜택~~ [4] 별똥별(준승우모) 2013-05-27 4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