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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델의 집 사람들》 송태욱 옮김, 궁리
작성자 : 달콤
  수정 | 삭제
입력 : 2009-05-24 08:26:11 (7년이상전),  조회 : 135

 

 

 

훌렁훌렁 잘 읽히고,

읽고 나니 기분도 좋고,

책을 덮고도 이런저런 생각이 드는,

재미있는 책이라...추천합니다.^^

 

 

 

자신의 병을 솔직하게 밝히며,  활짝 웃는 베델의 집의 정신장애인들.
이들의 긍정적 태도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막다른 궁지에 몰렸던 이들이 선택한 독특한 인간관계를 통해
사람 사이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새롭게 생각해본다!

 

** 베델의 집의 모토 **
자신의 병을 자랑스럽게 드러내자!
약함을 유대로!
고생을 되찾자!
안심하고 땡땡이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자!
이익이 나지 않는 것을 소중하게 생각하자!
세 끼 밥보다 회의가 중요하다!
편견, 차별 대환영!
올라가는 삶에서 내려가는 삶으로!
모든 것이 순조롭다!

 

 

있는 그대로를 긍정하는 정신장애인들의 희망 공동체

 

지은이: 베델의 집 사람들, 옮긴이: 송태욱, 분량: 280면, 정가: 13,000원, 펴낸곳: 궁리


베델의 집 사람들
 

 


정신장애인들이 잃어버린 ‘고민하는 힘’을 되찾는 곳, 베델의 집!
흔히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가족이나 주위 사람들은 이 환자를 정신병원에 격리시켜 ‘치료’를 한다. 약을 복용하게 하고, 생활을 규제하면서 외부와의 교류를 차단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정신과 병동에 입원한 환자들은 대개 순한 양처럼 아무런 불평도 하지 않는다. 스스로 병을 체험하고 깊은 좌절감과 열등감을 느끼면서도 현 상황에 분노하거나 발버둥치는 모습을 찾기 힘들다.

그러나 이 책의 주인공 중 한 명인 일본인 무카이야치 이쿠요시 씨는 홋카이도의 작은 어촌 마을 우라카와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게 되면서, 우라카와 적십자병원 정신과 병동의 환자들이 ‘불안하다’ ‘잠을 잘 수 없다’ ‘초조하다’라고 나지막하게 읊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시간이 지나자, 그는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인간으로서 걸어온 그 본연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이 앓고 있는 병은 의사가 진단한 의학적 사실이거나 단순히 꺼림칙한 기억이 아니라, 그 사람이 열심히 살아온 증거, 긍지를 가지고 소개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여기게 되었다. 무카이야치 씨는 이들에게 잃어버렸던 고생을 되찾게 해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1984년 정신장애인들의 공동체 ‘베델의 집(신의 집이라는 뜻)’을 만들게 된다. 이 책은 그 20여 년의 기록이다.

‘베델의 집’ 멤버들은 누구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덕분에 나았다”라거나 “선생님 덕분에 나았다”라는 말은 인사말로라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태연히 “의사 선생님의 실패작입니다”라고 말한다. 이들은 자신들이 먹는 약이 증상의 완화와 예방에는 효과가 있지만 어떻게 살아나갈까 하는 그 사람 고유의 인생 과제를 해결하는 데는 당연히 무력하다고 생각한다. 대신 사람들과 함께 이리저리 부대끼며 만나는 과정에서 진정한 회복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베델의 집’의 지난 20여 년 간의 발자취는 바로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는 것을 되찾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서로의 약함이 필요하고, 그럴수록 유대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이 책의 저자는 ‘베델의 집 사람들’이다. 사회복지사인 무카이야치 이쿠요시 씨와 여러 정신장애인들이 ‘베델의 집’ 사람들의 면면과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사회와 성공적으로 조우하려면 무엇보다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다시마 포장 작업을 시작하려 한다. 그러나 말썽이 끊이지 않는 ‘베델의 집’의 계획이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힐 거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 하지만 ‘베델의 집’ 사람들은 이런 두터운 벽이 오히려 약이 된 것 같다면서 직접 어업협동조합으로 가서 “우라카와의 다시마를 전국에 팔고 싶으니 좀 나눠주었으면 좋겠다”고 부탁한다. 서서히 지역 주민들의 마음도 열리면서, ‘베델의 집’은 문제투성이로 가득한 서툰 걸음을 내딛게 된다.

자신의 약점을 유대로 극복한 대표적인 사례로 하야사카 기요시 씨가 있다. 그는 무슨 일을 하건 오랫동안 계속할 수 없다. 일할 수 있는 시간은 딱 3분. 그래서 일터에서 일을 하다가도 곧 몽롱한 상태가 되어버려 동료가 데리러 와야만 했다. 그러나 보건소와 ‘베델의 집’이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하야사카 씨에게 조금이라도 끈기 있게 일을 할 수 있도록, 그러니까 ‘3분’이 ‘10분’이 되도록 기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신 그는 자신의 현실을 주변에 알려 도와줄 사람을 모았다. 그러자 그를 응원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찾아왔다. 만약 그에게 다른 사람의 두 배나 되는 끈기와 다른 사람을 얼씬하지 못하게 하는 작업 능력이 있었다면, 현재의 ‘베델의 집’의 사업은 시작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야사카 씨의 ‘약함’이 있어서, 그리고 그것을 긍정함으로써 비로서 사람을 잇는 ‘유대’가 끊이지 않게 되었다. 그것이 시초가 되어 ‘베델의 집’은 지금에 이르렀다.

또한 ‘베델의 집’에는 한달에 100회 정도의 회의가 열린다. 그런데 이 ‘회의’란 서로 문제를 내놓고 해결하는 장이 아니라, 상처를 입고 자신감을 상실하기 쉬운 사람들이 서로 격려하는 프로그램이다. 크고 작은 수많은 회의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된 ‘금요 회의’는 우선 사회자가 각자에게 ‘몸 상태와 기분’을 묻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모두가 ‘이번 주에 좋았던 점’을 서로 이야기하고, 다음으로 ‘이번 주에 고생한 사람’을 이야기하며, 마지막에는 ‘더욱 개선할 점‘을 이야기한다. 이들에게 회의는 중요한 자기 표현의 장이고, 동시에 서로 떠받쳐주는 시간이기도 하다.

 

사회 복귀를 재촉하지 않는 사회복지사!
이 책의 주요 저자인 사회복지사 무카이야치 이쿠요시 씨는 처음 홋카이도의 외딴 마을 우라카와에서 와서 적응하느라 고생했다고 한다. 이 마을은 기차역에 내리면 다들 거기서 돌아가고 싶어질 정도로, 황량하고 쓸쓸한 곳이었다. 무카이야치 씨는 의사나 간호사들도 근무기한이 지나면 이 마을을 떠날 생각만 하고 있으면서, 환자들에게 “이 마을에 사세요”라고 말하는 모습에서 모순된 구조를 발견한다.

그는 정신장애인들을 사회에 어떻게 복귀시킬까를 고민만 해왔다면, 지금의 ‘베델의 집’은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무카이야치 씨는 대신 ‘베델의 집’ 멤버가 정신장애를 가져 깨닫게 된 소중한 교훈에 주목한다. 그것은 바로 ‘삶의 방향’이다. 누구나 어렸을 때부터 어른이 될 때까지 공부건 스포츠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야 한다는 생각 속에서 살아왔다. 걸을 수 없는 갓난아이가 걷기 시작하고 분별력이 생기고 말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처럼, 할 수 없었던 것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 마치 인간의 당연한 과정인 양 살아온 것이다.

그러나 원래 인간에게는 자연스러운 삶의 방향이라는 것이 주어져 있는 게 아닐까?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중시하는’ 삶의 방향 말이다. 위로 올라가는 삶이 아니라 ‘아래로 내려가는 삶’. 수많은 사람들이 병에 걸리면서도 ‘꿈이여 다시 한 번’ 하는 마음을 버리지 못하고 서로 경쟁하면서 ‘위로 올라가는 삶’을 중시한다. 몇 번이고 꿈을 좇아 위로 올라가는 인생을 살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정신장애’라는 병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재발’이라는 형태로 완고하게 저항한다. 마치 “그것은 당신 자신이 살아갈 방향이 아니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 그런 의미에서 정신장애인이란 누구보다도 정밀도가 높은 ‘삶의 방향을 결정하는 센서’를 몸에 달고 있는 사람들인지도 모른다.

 

 

차례

 

들어가는 말 | ‘우라카와에서 산다’는 것      ...5


Ⅰ ‘베델의 집’은 이런 곳                                                    ...19
1. 오늘도 내일도 모레도 ― ‘베델의 집’은 항상 문제투성이      ...21
2.  ‘베델의 집’의 발자취 ― 언덕길을 굴러떨어지는 듯한 나날들       ...28
칼럼 | ‘베델의 집’ 바람      ...34      


Ⅱ 고생을 되찾다                                                                 ...39
3. 지역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 ― ‘사회 복귀’라는 단면의 궁상      ...41
4. 고생을 되찾다 ― 그래서 우리는 장사를 한다      ...48
5. 편견ㆍ차별 대환영 ― 절대 규탄하지 않습니다      ...53
6. 이익이 나지 않는 것을 소중하게 ― 회사를 만들자      ...61
7. 안심하고 땡땡이칠 수 있는 회사 만들기 ― ‘약점 공개’라는 마법      ...66
8. 사람을 살리다 ― 두 사람 이야기      ...72
9. 소득 배가 계획 ‘프로젝트 B’ ― 다시마도 팝니다 병도 팝니다      ...85
10. 인구가 아주 적은 곳도 아직은 쓸 만하다 ― 고민이 많은 곳에 사업 기회가 있다      ...94
 

 

Ⅲ 병을 살다                                                                      ...101
11. 세끼 밥보다 회의가 좋아 ― 의논은 서로를 떠받치는 일      ...103
12. 환청에서 ‘환청 씨’로 ― 점점 ‘좋은 놈’이 되어간다      ...109
13. 자신의 병명을 스스로 붙이자 ― 함부로 치료하지 않는 생활방식      ...117
14. 체념이 중요해 ― 온종일 사람들의 시선에 노출되었던 지난 7년      ...122
15. 말을 얻는다는 것 ― 저, 외롭습니다      ...134
16. 올라가는 삶에서 내려가는 삶으로 ― 병의 도움을 받다      ...141
17. 정신장애인에 대한 연구는 재미있다 ― ‘나’를 다시 정의하는 시도      ...150
칼럼 | 왜 ‘연구’라는 형태를 취하는가?      ...170
18. 지금 이대로가 좋은 것 같다 ― 간호사가 탈진한 이야기      ...174
19. ‘베델의 집’에 오면 병이 드러난다 ― 내버려두는 장소      ...183
20. 재활에서 커뮤니케이션으로 ― 잘 되지 않으니까 의미가 있다      ...188


Ⅳ 관계라는 힘                                                                  ...201
21. 약함을 유대로 ― ‘약함’은 촉매이자 희소금속이다      ...203
22. 그래서 “순조롭다!” ― 실수, 민폐, 고생도 괜찮다      ...212
23. ‘베델의 집’의 ‘무책임 체제’ ― 관리도 배려도 없습니다      ...218
24. ‘장소’의 힘을 믿는다는 것 ― 말만으로도 좋고 자포자기도 좋다      ...223
25. 공사(公私) 혼동 대환영 ― 공사 일체를 권한다      ...227
칼럼 | ‘베델의 집’에 물들면 사업 번창      ...234


Ⅴ 인터뷰                                                                          ...241
1. 사회 복귀란 뭔가요? ― 무카이야치 이쿠요시      ...243
2. 병이란 무엇인가요? ― 가와무라 도시아키      ...251


글을 마치며      ...269
옮긴이의 말      ...275

 

 

지은이 우라카와 베델의 집

일본 훗카이도 구석에 있는 인구 1만 5천 명의 조그마한 어촌 우라카와. 이곳에는 일본 정신의학계 관계자들의 주목을 한몸에 받고 있는 '베델의 집'이 있다. 20여 년 전 우라카와 적십자종합병원의 정신과 환자들과 입퇴원자들 중 주로 피해망상증, 환각, 환청 등 통합실조증에 시달리는 정신장애인들을 중심으로 시작된 공동체인 '베델의 집'은, 이 사회에 신세만 지지 말고, 스스로 창업해서 돈도 벌고, 사회와 이웃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다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장애인 스스로가 주인공이 되어, '올라가려는 삶을 버리고 아래로 내려가는 삶을 지향하자', '이익이 없는 상황을 소중하게 생각하자', '되도록 자신의 병을 자랑하자', '안심하고 땡땡이칠 수 있는 회사를 만들자' 등 독특한 캐치프레이즈로 여러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일본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예일대학 등 해외 대학연구기관에서도 연구대상이 되어왔다. 2003년에는 제네바 UN본부에서 연구발표를, 2007년 서울 DPI(장애인 인터내셔널) 세계회의에서도 활동보고를 한 바가 있다.

1999년 일본정신신경학회 제1회 정신의료장려상, 2003년 마이니치복지상 등을 수상했다. 이들이 쓴 책으로는 『‘베델의 집’의 책』『‘베델의 집’에서 부는 바람』『안심하고 절망할 수 있는 인생』등이 있으며, 제작한 비디오 시리즈로는 <정신분열병을 살다>(전10편) <괴로워하는 힘> <아주 보통의 사람들> 등이 있다.

 

 

옮긴이 송태욱

연세대 국문과와 같은 대학 대학원을 졸업하고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도쿄외국어대학 연구원을 지냈으며, 연세대와 경기대에 출강하면서 번역 일을 하고 있다. 논문으로는「김승옥과 고백의 문학」이 있고, 지은 책으로『르네상스인 깅승옥』(공저)가 있다. 옮긴 책으로는『번역과 번역가들』『천천히 읽기를 권함』『연애의 불가능성에 대하여』『지금 이대로도 괜찮아』『트랜스크리틱』『책으로 찾아가는 유토피아』『눈의 황홀』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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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균수아엄마 ( 2009-06-01 11:18:10 (7년이상전)) 댓글쓰기
지난 번에 소개해주신 <아이들을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를 읽고 있습니다. 요즘 아이들 때문에 마음이 많이 부대껴서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기 위해서요. 그때 달콤 샘이 소개해주신 구절들이 가장 보석같은 구절들이군요. 이렇게 계속 소개해주세요^^
달콤 ( 2009-06-01 19:51:51 (7년이상전)) 댓글쓰기
책에 너무 의지하는 거 같아서 책을 좀 덜봐야지하는데,
책 안보면 테레비보고, 테레비 안보면, 인터넷 한답니다.
매체 의존도가 너무 높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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