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반이 '질문하는 화요일'을 통해 시도하고 있는 것들 1
통합반 화요일 1,2교시는 말과글 수업이 있는 날이에요.
2학기 말과글 시간에는 1학기에 이어서 ‘질문 만들기’ 활동을 이어서 했죠.
(질문 만들기는 책을 읽고 질문을 만들어 서로 질문하고 답하는 활동이에요.
질문 중에는 책 속에 답이 있는 질문도 있고, 자기 생각을 이야기 하는 질문도 있어요.)
‘질문 만들기’
이거 되게 재밌는 것 같아요.
먼저는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질문하면
제도화 되어있거나 만들어진 것에 이유를 알게 돼요.
왜 만들어진지 알면 기존의 방식을 깰 수가 있어요.
그리고 새로운 방식을 만들 수 있어요.
이렇게 해야 해서 하는 게 아니라 ‘나만의 이유’를 찾는 계기가 돼서 좋아요.
그리고 책을 더 꼼꼼하게 읽을 수 있어서 좋아요.
“왜 그럴까?”
“꼭 그렇게 해야 할까?”
이 질문만으로 호기심이 파바바박 생겨나 굳어진 머리를 두들기기 충분하죠.
그래서 2학기에는 이 질문 만들기를 생활로 적용해보자면 어떨까? 생각했어요.
그냥 궁금한 것들을 마구잡이로 물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
엄청 사소한 질문이도 좋다! 익명으로 질문을 한다.
일주일에 한 번씩 30분 동안 질문에 대한 수다를 떨자.
질문에 대해 교사가 대답을 하고,
교사가 대답하지 못하면 대답할 수 있는 친구가 해주자.
중요한 것은 꾸준히 해보자.
“쓰레기통 색깔이 이상하다. 바꿔 달라”
등등의 제안도 좋다.
반복해서 나와도 계속해서 친절하게 대답을 한다.
이렇게 몇 가지 저 스스로에게 룰을 정하고
‘질문하는 화요일’이란 이름을 짓고 아이들에게 종이를 나눠주었어요.
생각해보니까요.
고학년 아이들에게 자기주도성과 창의력이 필요한 것은 누구나 다 알잖아요.
그렇게 성장하기를 모두가 바라고 있죠.
그런데 자기가 하루에 7시간 이상이나 생활하는 이 학교 안에서
사소하고 하찮은 것부터 이야기하고 제안하고 바꿔보지 않으면
스스로 나서서 크고 거창한 문제를 해결하기는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교사가 뭔가 있어 보이는 질문에만 반응하면
아이들은 의미 없고 거창한 질문과 주제들을 던져요.
그런데 사실 그건 우리 생활에 그렇게 크게 영향을 주진 않아요.
자발성의 시작은 하찮고 사소한 이야기를 수다처럼 계속 해야 생겨난다고 생각해요.
그러면 저절로 “이렇게 해볼까? 저렇게 해볼까?” 하면서 창의성이 나오고요.
‘질문하는 화요일’을 통해 바늘반에서 새롭게 시도한 몇 가지를 소개할게요.
1. 책상 배치를 어떻게 할까?
이 질문에 아이들과 책상배치를 어떻게 할까 이야기 나눴어요.
사실 고학년 아이들 13명이 있는 교실은 공간에서 책상과 의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너무 커요.
책상이 아이들을 잡아먹을 것처럼 압도하는 것 같았어요.
책상이 있다는 것을 전제하면 책상배치를 어떻게 해도 그게 그거에요.
모둠으로 만들 것인지 다 같이 둘러앉을 것인지 둘둘 짝을 지어 앉을 것인지 정도에요.
“교실에 책상이 꼭 있어야 할까?”
이 질문을 던지면 그때부터는 조금 더 다양한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이 질문에 책상을 벽으로 다 밀고
그 안을 우리가 꾸미고 싶은대로 꾸몄어요.
좀 있으면 방학인데 뭐 어때! 하는 마음으로요.
그래서 이렇게 옹기종기 앉아 얘기도 하고, 눕기도 하고, 공기도 하는 공간으로 다시 만들어 졌어요.
교실 꾸밀 때 아이들이 신나게 아이디어 내는 모습에 저도 기분이 좋았어요.
“이렇게 할래?”
“저렇게 할래?”
하면서 학교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필요한 물건을 가져오고 그 물건들을 배치했어요.
교실이 아이들이 좋아하는 공간이 된 것 같아 저도 기분이 좋아요.
쨌든.
요즘 바늘반은 이렇게 오순도순 앉아서 지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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