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조합원 집으로 놀러가는 것을 '마실'로 표현합니다.
마실은 총회, 방모임과는 달리 비공식적인 모임이자, 이런 이유 때문에 일정한 형식 없이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조합원들간의 만남입니다.
결속력이 높고 의사소통이 원활한 조합을 보면 대개 마실 문화가 잘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이는 아이대로 못 다한 놀이를 캄캄한 밤중까지 펼칠 수 있으니 좋고, 부모들은 미처 못 다한 이야기를
할 수 있으니 좋은 것입니다.
수다의 영역은 엄청 폭넓고 다양합니다. 아이를 24시간 만에 낑낑대다 낳았다느니 전에 다니던 어린이집에선
단무지만 주느니, 공동육아 하니까 표정이 달라졌다느니 하는 아이들 이야기에서부터 부모 자신이 갖고 있는 삶의 고민에
이르기까지 거리낌 없이 마음을 나눌 수 있게 된답니다.
가장 흔한 풍경은 어린이집 일과가 끝난 뒤 아이와 함께 가는 '밤마실'이지만 휴일에 여러 가족이 함께
놀러간다든지, 아빠들이 일요일 마다 모여 축구나 등산을 한다든지, 아이를 재워놓거나 아빠에게 맡기고
엄마들끼리 번개처럼 만나는 술자리 등 다양합니다.
마실이 공동육아의 공통된 현상으로 자리잡은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아이가 경쟁적이고 고립적인 삶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기를 원하는 것처럼 부모 자신도 함께 하는 삶을
갈망하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욕구가 마실이라는 모습으로 일면을 드러낸 것입니다.
공동육아는 이처럼 아이를 함께 키우는 것에서 출발했지만 부모들 역시 삶을 함께 꾸려나가려는 모습을 띠게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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