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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키우기] 후기
작성자 : 해균수아엄마
  수정 | 삭제
입력 : 2011-06-21 12:35:31 (7년이상전),  조회 : 215
터전에 와서 살아가면서 해균이나 제가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자신에 대해서입니다. 왜냐하면 이곳에서는 다른 사람이 살아가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 사람은 어떤 건 잘 하는데 어떤 건 잘못한다, 나 역시 어떤 건 잘하는데 어떤 건 잘 못한다, 다들 그렇다, 완벽한 사람은 없다, 그러니 열등감 가질 필요 없다...
저에게 있어 사회적 장애에 해당될 정도로 힘든 건 공식적인 말하기가 전혀 안 된다는 것. 하지만 설거지와 운전 이후로 최근 제가 잘하는 걸 또 발견했는데 '사람 알아보기'입니다. 제 능력은 안 되지만 능력이 되는 사람을 알아보고 그 사람이 쓰일 곳에 연결해주기.
그래서 지난 번 민들레 모임 때 오간 얘기를 실현하기 위해 오빈엄마란 존재가 조합원인 것을 활용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빈엄마에게 전화 한 통 했을 뿐인데 일이 저절로 이루어졌습니다.


원자력발전은 민주주의와 함께 갈 수 없다는 얘기를 <녹색평론>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어제 강의에서 우리가 듣고 의문이 생겼던 것, 어떻게 원자력이 안 좋은지 알면서도 계속 추진할 수 있는가, 알면서도 자꾸 회피하고 그러다 말도 안 되는 거짓말을 할 수가 있는가의 대답으로 김익중 교수는 정부가 미국의 핵산업계에 완전 포섭되었거나 핵을 갖고 싶은 의도가 있거나 둘 중 하나가 아닐까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풀리지 않는 의문은 우리 사회에 민주주의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국보다 높은 피사 결과 때문에 핀란드 교육에 관심을 가지지만, 오일쇼크 때 다른 나라들이 원자력발전소 짓기를 서두를 때 반핵운동이 격렬했던 덴마크 교육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원자력 없이도 덴마크의 에너지 자급율은 1970년대 당시 1,5%였으나 이제는 130%를 넘어선다고 합니다. 식량자급율 또한 300%가 넘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덴마크의 대표적인 대안학교 중 하나인 트빈스쿨이 학생, 교사 그리고 수천 명의 자원봉사자가 끊임없이 토론하고 공부하여 만들어낸 세계 최대 풍력 발전소가 있었습니다.
(민들레출판사에서 <덴마크 자유교육>이란 책이 나와 있더군요. 우리는 절대 따라갈 수 없는, 상식이 통하는 사회에 대한 부러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곳에 온 것은 어쩌면 내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서일 것인데, 와서 지내다 보면 내 아이만 잘 키워서 될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그래서 대안교육 운동은 대안에너지 운동으로 가야한다는 말이 나오는 거겠지요. 이건 제 말이 아니고 지난 호 민들레 현병호 발행인의 말입니다.


어제 강의 때 동현엄마가 초등학생 네 명을 데리고 왔습니다.(지역과 함께하는 공동체 맞죠^^) 아이들은 자신의 상상과 현실인식 범위 안에서 궁금증이 생기는 것을 그때그때 질문했습니다. 강사가 KINS(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에 질문하고 답변받은 답답한 거짓말을 보다가 아이가 또 궁금증이 생겼나 봅니다.
"그럼 그걸 국가기관에다 말하지요?"
라고 묻는 아이의 마음에는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국가기관이 알게 되면 어떻게 나서서 해결해주지 않을까 하는 따뜻하고 순수한 생각이 들어 있을 건데 우리는 전부 웃었습니다.
'얘야, 그렇게 답변한 KINS가 바로 국가기관이란다'
아이들에게 더 아름다운 자연을 물려주지 못하는 것도 미안한데, 세상이 아주 정의롭고 올바른 방식으로 돌아갈 거라는 열세 살 아이의 믿음까지 깨트려야 하는 것이 정말 미안했습니다.


강의를 듣고 원자력에 대해 조금 더 알게 되었는데 그 다음으로 무엇을 해야할지는 모르겠습니다.
그저 조금 덜 풍요롭게, 조금 덜 이기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금요일 있을 바자회 같은 거 조금 더 신나게 하면서요.





어제 받은 회비 15만원
강사비 15만원 (안 받으려고 하셨지만 후원금으로 드렸습니다.)
작년 이월금 21만원
수박 2만원

남은 돈 19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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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소현맘 ( 2011-06-21 14:41:21 (7년이상전)) 댓글쓰기
후기를 읽으니 나의 게으름과 핑계들이 아주 훌륭하고 아쉬운 강의를(강의라기 보다 살아가는데 필요한 앎이겠지요) 놓쳤구나 싶어 마음이 짠 합니다..실천이 더디더라도 함께 삶의 방식을 함께 고민 할 수 있는 이웃이 있어 좋네요.^^
오빈엄마 ( 2011-06-21 15:11:27 (7년이상전)) 댓글쓰기
수아엄마가 잘하시는 것은 늘 진지하게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는게 아닐까요^^*내가 하는일, 너가 하는일, 우리가 하는일, 정작 멀리 있지 않을 겁니다.강연 막판 약간 우울모드(?)였지만 ㅎㅎ 당장에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없어도 세상이 나를 바꾸지는 못한다는.... 너거 나쁜짓 하고 있는거 우리는 알고있지롱 하면서~~~
문영.영윤엄마 ( 2011-06-22 01:35:45 (7년이상전)) 댓글쓰기
좋은 분을 모셔 많은 얘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평소에 원자력 발전소가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것은 알지 못했는데, 강의를 들으니 원자력 발전소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네요. 강의를 듣고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뭘까?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강의를 들은 내가 혹은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첫번째, 많은 사람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리는 것, 두번째, 반핵 운동하는 사람들을 지원하고 지지 그리고 후원하는 것.. 그래서, 첫번째 알리고자 합니다. http://cafe.daum.net/gjkfem 이곳에 들어가면 많은 자료들이 있습니다. 이번 강의에 참석하지 못하신 분들 이 카페에 가서 자료들을 살펴보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호맘 ( 2011-06-22 03:43:19 (7년이상전)) 댓글쓰기
강의 중간에 아쉽게 나가야 했지만..몰랐던 부분을 알고 같이 옳지 않은일에 맘을 함께 할수 있어 흥분되는 시간 이었습니다. 강의를 함께 하지 못한 지호 아빠에게 상세하게는 아니지만 진지하게 얘기를 나눴어요. 이런 강의가 많을수록 우리 부부의 대화도 다양해지고, 삶의 방식도 차츰 바뀌는것 같아 좋네요. 이런 시간을 만들어 주신분들께 감사드려요~~
김동현엄마 (2011-06-22 09:51:31 (7년이상전))
지호엄마, 그리고 별민소엄마, 튼실한 아들들 안고 강의 듣느라 힘드셨지요?
함께 해서 참 좋았습니다.
현민맘 ( 2011-06-22 10:21:10 (7년이상전)) 댓글쓰기
아~어제 내가 두 애들을 데리고 소리지르며 씨름하는 동안 이런 일이 펼쳐지고 있었군요! 세상의 조각 풍경들 중 나에겐 우울모드였던 시간이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깨달음의 시간이었네요..
오빈아빠 ( 2011-06-22 14:57:49 (7년이상전)) 댓글쓰기
옆에서 보니 오빈엄마 역시 다른 사람을 활용(?)하는게 주 업무이다 보니 사람 엮는 노하우가 쫌 있어 보입니다. 앞으로도 적절히 오빈엄마 활용하세요... ㅎㅎ
윤서맘 ( 2011-06-22 16:57:41 (7년이상전)) 댓글쓰기
아~~~~ 아쉽다^^; 난 왜 요론 강의가 있는 줄 몰랐을까?
해균수아엄마 (2011-06-23 10:48:00 (7년이상전))
신규엄마들에게 따로 문자를 돌리면서, 윤서엄마는 어떻게 할까 잠깐 고민했어요. 신규로 묶으면 안 될 것 같기도 하고, 또 바쁜 사람한테 괜히 부담을 주는게 아닐까 싶기도 해서...
윤서맘 (2011-06-23 11:05:13 (7년이상전))
ㅎㅎ...맞아요 신규로 묶이면 안 되죠^^ 눈 크게 뜨고 홈피를 정독(?)해 볼까!
김동현엄마 ( 2011-06-24 10:10:02 (7년이상전)) 댓글쓰기
그날 데려간 동네 6학년들이 너무 질문을 많이 해서 흐름을 좀 끊고 방해가 되지 않았나 몰라요. 좀 민망했습니다. 아이들이 이런 경험이 부족해서 그러니, 이해해 주시길. 걔들이 한 달에 한 번 이런 데 오면 안되냐고, 한 명 빼고 다 너무 좋았다는 ... 어제 걔들 엄마들도 너무 좋아하더라고 인사 하시더군요. 집에 가자마자 문자 와서 강사님 얘기한 다음 카페(환경운동연합) 이름이 뭐였냐고 묻는 애도 있었음.
해균수아엄마 (2011-06-24 15:03:32 (7년이상전))
세상에 이미 많이 길들여진 어른들보다 아이들의 반응이 더 크네요. 작년에 서정오 선생님 오셨을 때 같이 왔던 우리 반 두 녀석도 그걸 오래 기억하고 있더군요. 인근에 근무하시는 선생님들, 그리고 우리 조합원들도 고학년 아이들을 이런 모임에 데려오는 게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그날 김익중 교수 배웅할 때 우리의 특성상 아이들 때문에 강의에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가 잘 안 된다고 말씀드리니 그게 더 좋은 거 아니냐고 하십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엄마 옆에서 이런 경험을 하는게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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