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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공동육아는(3) _ 믿음
작성자 : 노루
  수정 | 삭제
입력 : 2019-03-09 10:36:42 (5년전),  조회 : 128

안녕하세요? 졸업생 은규 엄마 노루입니다.
(뭔가 어색하네요, 이제 여기 글을 쓰는 것이요.)

'나에게 공동육아'는 시리즈의 완결편, 3편을 올리려고 들어왔어요.ㅎ
아무도 그렇게 하라고 한 적 없었는데... 왠지 글 3개는 올려야할 것 같아서,
혼자 압박감을 느끼다가... 이렇게 글 올립니다.

은규와 8세 아이들에게 이번주는 아마도 살면서 가장 긴 한 주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저에게도 그랬어요. 한참 지났다 싶었는데 겨우 일주일 지난 거 있죠.

입학을 기다리면서는 입학식이 제일 큰 일인 줄 알았는데,
마음이 쿵, 하던 순간은 입학식 다음날, 아침이었어요.
처음으로 교문 앞에서 엄마 손 놓고 교실을 찾아가던 시간.
"오늘 혼자만의 모험이 시작되는 거야"라고 은규에게 말해주고,
볼에 뽀뽀를 한 다음, 손을 놓아주자,
은규는 한눈을 팔지도, 주춤거리지도 않고 오직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어요.
긴장이 역력한 은규의 작은 뒷모습.
그 모습이 멀어지는 걸 지켜보면서, 짠하고 찡한 마음이 가득해지더라구요.
그렇지만 달려가서 도와주지 않고 은규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지켜보기만 했어요.
앞으로도 이렇게 은규의 멀어지는 뒷모습을 보며 마음으로만 응원하게 되는 순간들이
종종 오겠구나 싶었어요.
엄마 없이도 잘 가던 은규, 그걸 지켜봐주는 초보 엄마.
그 순간 우리 둘다 한뼘쯤은 자랐겠구나 싶었고요.

아마도 8세 아이들과 아마들 모두
이번 한 주 이렇게 성장하는 순간들을 맞았겠지요.

달팽이 처음 등원하던 4년 전, 그 때 저는 너무 미숙해서,
제 품에서 은규를 떠나보내는 걸 유난히 어려워하던 엄마였어요.
그 때 아이를 믿고 선생님을 믿으면 아이는 씩씩하게 독립할 수 있다고
가르쳐주던 달팽이 선배들이 있었어요.
저희 길눈이었던 방울꽃이 자주 카톡으로 저를 응원해주셨고요.
은규 적응을 도와주신 귀염둥이도 제게 힘을 주셨지요.
혼자 잠든 은규 모습, 밥 먹고 잘 노는 모습을 사진으로 보내주시기도 하고,
걱정 가득한 길고 긴 카톡에 정성스레 답을 주시기도 했고요.
은규는 달팽이에서 처음으로 독립이라는 걸 했고,
저도 달팽이에서 처음으로 아이를 믿고 선생님을 믿으며
마음으로 응원하는 엄마 역할을 배운 것 같아요.

앞으로의 은규 인생에서도 이렇게 새로이 독립하는 일들이 계속 생기겠지요.
그 때마다 제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달팽이에서의 배움일 거에요.
아이의 잠재력과 힘을 믿는 것, 아이와 함께 하실 선생님을 믿는 것.
이게 바로 엄마 노릇, 부모 노릇의 핵심이라는 것.

올해 3월과 4월은 달팽이도 새로운 적응의 기운이 가득하겠네요.
아마들, 선생님들 모두 힘드실 것 같고, 아이들은 새로운 가운데에서도
나름의 어려움들이 있을 거구요.
아이들의 성장에 우리가 함께 한다는 것,
더 자유롭고 건강한 아이들로 키우기 위해 우리가 여기에 있다는 것,
그 가운데 우리도 건강한 어른으로 매일 자라고 있다는 것.
이런 것들을 기억하면서, 멀리서나마 응원의 마음을 드립니다.

달팽이에서 자라나 씩씩한 은규는 이제 제법 학교에 적응한 듯,
아침부터 쫑알쫑알 새 친구들, 선생님 이야기를 한창 하고 있어요.

언제나 달팽이라는 공동체에 고맙습니다.
은규에게 사랑 가득한 유년기를 선물해주신 선생님과 아마들에게 고맙습니다.
터전에 가면 늘상 웃으며 맞아주던 우리 아이들에게도 고맙습니다.

일주일밖에 안지났는데도 그립고 보고싶어요.
새 봄 건강하게 지내시고, 곧 또 뵈어요.

나에게 공동육아 시리즈는 이제 여기서 마무리되어요.
(아무도 시키지 않았던;;;)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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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윤이네반지 ( 2019-03-09 13:56:27 (5년전)) 댓글쓰기
그 혼자 걸어가는 모습 괜히 상상되서 울컥 했어요. 아이고... 탯줄 떨어지고, 모유 끊고, 어린이집 간다고 아빠랑 현관문 나설때 그 마음이 생각났어요. 이제 나랑 정말 하나씩 떨어져나가는구나... 노루 은규 큰눈 그리고 8살 우리 달팽이 가족들 모두모두 응원하고 사랑합니다
노루 (2019-03-11 09:56:53 (5년전))
반지~ 우리 도윤이도 어느 날, 그렇게 씩씩하게 학교 다닐 날이 올 거에요. 엄마 마음은 찡하지만 아이들에게 다가올 내일들은 빛나겠지요.^^ 응원 고맙습니다. 월요일 아침, 힘이 되어요. 반지도 화잇팅입니다아.^^
토마토 ( 2019-03-09 19:35:13 (5년전)) 댓글쓰기
노루 글이 많은 위로와 격려가 되네요
선배아마로써 좋은 글로 응원래주셔서 감사해요 그래서 더욱 와닿는것같아요
은규도 너무 보고싶어요 우리 모두 여태 응원중이라고 앞으로도 그럴거라고 언제든지 놀러오면 모두가 좋아할거라고 수시로 말해주셔요~!
노루 (2019-03-11 09:58:02 (5년전))
은규도 저도 큰눈도 달팽이가 그리워요, 다들 보고싶고요. 언제나 반겨줄 거라는 토마토 이야기 은규에게 전할께요. 엄청 좋아할 것 같아요. 고마워요, 토마토!^^
밀크 ( 2019-03-11 13:02:22 (5년전)) 댓글쓰기
다들 원했지만 아무도 부탁할 수 없었던 글일꺼에요..
무려 3편이나 연재해주신 '나에게 공동육아' 시리즈 너무 잘 읽었고, 정말 귀한 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4월에도 왠지 기다릴꺼 같은..ㅜㅠ)
진원이가 은규 형아 졸업한다고 해서 엄청 아쉬워했었는데,
역시나 똘똘한 은규 잘 적응하고 있었군요..
학부모로서의 노루도 달팽이에서처럼 분명 잘 하고 계실꺼라 믿어요!! ^-^
은규, 노루, 큰눈!! 달팽이 잊지마시고, 꼭 놀러오세요..^^
제비꽃 ( 2019-03-12 11:39:42 (5년전)) 댓글쓰기
노루의 따뜻함...조용히 뒤에서 은규를 응원하는 안타까운 마음에 저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어요. 노루의 이런 마음이 은규를 씩씩하게 또 맑게 자라게 해줄거라 의심치 않아요^^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라잖아요.

어쩜 이렇게 침착하고 멋지게 글을 잘 쓰시는지...마무리되는게 아쉽네요. 종종 그리고 계속 멋진 글 부탁드리면 안될까요?ㅎㅎ
산수유 ( 2019-03-14 01:32:57 (5년전)) 댓글쓰기
왠지 그 장면이 영화처럼 펼쳐지네요 노루랑 은규의 모습과 여러 감정들이 느껴져서 왠지 먹먹해집니다 또 한번 한 발 내딛는 거네요.
응원합니다 자주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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