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이네 공동육아 어린이집

오늘 따라 잠에서 깨지 못하는 중현이를 재촉하여 눈꼽도 제대로 덜 땐 채 옷을 입히고 울면서 일어난 중훈이를 업고 나서니, 어머 8분이나 남았는데 여우 아저씨 부지런하기도 하셔라. 벌써 오셔서 차 세우고 커피 드시고 계시네요.
출근하는 차들이 도로를 가득 채운 과천길로 접어들어 영이네 앞으로 가서 차를 돌리니 영이의 우는 목소리. 입가에 바알갛게 뭔가를 묻히고 차에 올라서도 계속 앙앙댄다.
나 : 영이야? 왜 울어?
영이 : 엄마가 밥도 안 먹었는데....(울음속에 섞여서 알수없다)
나 : 그랬어? 그래도 중현이 형아하고 중훈이랑 영이 데리러 왔는데 그만 울어. 개
똥이네 가서 재밌게 놀자.
중현 : 영이야, 형아가 사과 가져왔거든. 사과줄께 울지마

예상하시듯이 차안은 바로 평화가 찾아온다. 즐거운 영이,
우리를 태운 버스는 평춘으로 향하고
쪼개지지 않는 사고를 번갈아 먹느라고 총현이와 영이는 바쁘고, 중현이 옆에
안전벨트를 하고 혼자 않은 중훈이는 뭐가 뭔지 몰라서 신이나 소리를 질러댄다.
먼저 나온 수진이가 다현이를 기다리며 엄마와 긴 이별 인사를 하면서 버스
출발 전 엄마에게 남긴 멋진 말
" 엄마 ! 걱정하지 마세요 "
나현이를 태운 버스가 주영이와 길영이를 태우느라 시간을 잡아먹고
드디어 포일 주공 앞.

은석이와 성민이가 빠졌지만 대식구들이 모두나와 기다린다.

서로 타겠다고 멈마손 뿌리치고 우르르 몰려오자 여우 아저씨 잠깐동안
문을 열지 않으시면서
"안 열어주면 안 뛰어요"

천천히 문이 열리고 주환이, 다현이, 시진이, 민주, 지수와 정수, 상욱이, 맛단지
레몬까지 차에 오르니 차안이 가득하다.
모두들 안전밸트를 매고, 명서네 앞에서 머리를 곱게 땋은 명서를
마지막으로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아저씨가 틀어준 동요 테이프 노래를 따라서 부르면서 신이난 아이들.

사거리 꽃집을 지나쳐서 조금 달리다
굴다리로 들어서면서 어두컴컴해짐과 동시에
"살려줘!"
모든 아이들이 괴성을 지르면서 소리친다.

깜짝 놀라서 중훈이를 잡으며 쳐다보니
모두들 배실배실 웃고 있다.

날마다 하는 버스안의 통과의식인가 보다.

좀 긴듯한 버스시간이련만 아이들은 마냥 신이 난다.
중훈이도 덩달아 신이나고 나도 신나다.

야호!
개똥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