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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마흔번째 생일
작성자 : 짝은강아지
  수정 | 삭제
입력 : 2012-06-25 14:31:25 (7년이상전),  수정 : 2012-06-25 14:36:42 (7년이상전),  조회 : 226
지난 목요일은 저의 마흔번째 생일 날 이었습니다.

남편과 아이들의 선물은 편지와 엄마의 마흔번째 생일 맞이 여행을 위한 시간과 현금.

아시다시피 저는 세 아들을 둔 엄마이지요.

그리하여 토,일해서 1박 2일 지리산 둘레길을 다녀왔습니다.

요즘 마음이 복잡한게 너무 많아서 선택한 여행이었지요.

제가 선택한 코스는 가볍게 몸을 풀만한 2코스.

남원에서 버스를 타고 운봉으로 간 후 인월까지 걷는 약4시간 정도의 코스입니다.



걷다보면 요렿게 생긴 이정표가 곳곳에 보물처럼 숨어 있습니다. 땅만 보고 걷거나 친구와 수다를 떨며 걷는다면 자칫 놓칠수도 있지요. 저는 혼자가서 그런지 이 보물이 참 재미있더라구요. 요런 모양도 있고,


요런 모양도 있더라구요. 아예 팔이 떨어져 나간 모양도 있지요.

제1쉼터인 동편제쉼터에서 막걸리를 한잔 걸치는 할아버지들과 만났습니다.

"아가씨도 내려와서 한잔 하고 가. 감자전도 있어."

아가씨라는 말. 몇 년만에 들어보는 거냐. 괜스리 기분이 좋아져 막걸리 한잔 받아서 \'소양강 처녀\' 한 곡조 뽑아드리고 감자전 한 덩어리까지 받아안고 또 길을 갑니다.

내 인생이 이렇게 쭉쭉 뻗은 길처럼 평탄하기만 하면 을매나 좋을까 하는.... 바보 같은 생각을 하며.

오랜만에 걸어서 그런지 신발을 걷고 걷다가 아예 운동화를 벗어버렸습니다. (가만 보니 발이 너무 고생스러워 보이네요.)

인월 숲길이라는 곳이 보이네요.

인월에 도착하자 어스름 밤이 되었어요. 달오름마을이라는 곳에 있는 감나무집이라는 곳에 민박을 했습니다.

머슴밥에 한 상 떡 벌어지게 독상을 받았어요. 이렇게 나만을 위한 밥상을 누군가 차려준게 정말 얼마만인지 감격스럽기까지 하더군요. 뭉클...(민망스럽게도 다 먹었지 뭐예요...^^\')

여자 혼자서 여행을 하는 게 무슨 사연이 있어 보였는지......

주인 할머니 계속 뭔가를 주시면서 \"왜 혼자 왔는가.\"하시네요.

그냥 웃기만 했습니다.
주말 내내 남부지방은 하루종일 하늘이 흐렸습니다.



민박집 주인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장에 내다 팔 나물거리를 가지고 집을 나서는 걸 보며 저도 따라 나섭니다.

주인할아버지는 간혹 뒤를 바라보며 할머니가 잘 오시는지 확인했고, \"어여와\"하십니다.


집에 돌아옵니다.

저의 발걸음이 조금은...... 가벼웠을까요.

모를일입니다. 

 
  *** tip!!

1) 여행 경비 : ktx 왕복 기찻값 (37,000+38,000)
2)민박 : 달오름마을 감나무집 (숙박료 30,000 + 머슴밥(두끼)10,000)
3)주점부리 : 혼자 먹을 맥주, 생수 얼린것, 우비, 과자 부스러기, 기차에서 먹은 커피 (총 11,000)
4)추천 코스 : 혼자서는 2구간, 가족과 함께는 4구간. 5구간.
5)주의할 점: 가방은 최대한 가볍게, 저는 혼자서 실컷 볼 책을 5권이나 가져가서 아주 죽을뻔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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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 2012-06-25 15:17:10 (7년이상전)) 댓글쓰기
지났지만... 생일 축하드려요^^
여행.. 너무 좋아보여요.. 저도 늘 혼자하는 여행을 꿈꾸지만... 소심 100단이라 늘 꿈만꾸지요..ㅠㅠ 저도 마흔살 생일때는 혼자하는 여행 할 수 있겠죠?^^
짝은강아지 (2012-06-27 10:02:03 (7년이상전))
소심한것과 혼자여행은 다른 것 같아요.
저도 은근 소심하답니다.. ㅋㅋ
계양산얼룩말 ( 2012-06-25 18:15:02 (7년이상전)) 댓글쓰기
마흔..
축하해^^♥
Beaver ( 2012-06-26 00:51:48 (7년이상전)) 댓글쓰기
강아지, 생일 축하해요^^.
사진도 글도 참 좋다.
맑은과꽃 ( 2012-06-26 06:37:37 (7년이상전)) 댓글쓰기
불혹의 강아지, 생일 축하해!
캥거루 ( 2012-06-26 10:28:03 (7년이상전)) 댓글쓰기
세 아이 엄마의 마흔 생일의 혼자 여행.
부러워요. 그리고 완벽한 생일 선물을 준 치타도 멋있고요.
저도 강아지 자극 받아, 나중에 이 생일 선물 달라고 해야겠어요. ㅎㅎ.
생일 축하드려요.
도토리인나 ( 2012-06-26 11:19:49 (7년이상전)) 댓글쓰기
웰컴 투 마흔월드~~
준성맘니모 ( 2012-06-26 14:29:17 (7년이상전)) 댓글쓰기
강아지 아가씨~ 생일 축하해 ^^
그네 ( 2012-06-26 15:51:26 (7년이상전)) 댓글쓰기
정말 멋진 여행을 하셨네요. 생일 축하드려요.
별사탕 ( 2012-06-26 21:44:04 (7년이상전)) 댓글쓰기
멋지당~ 근데 왜 복잡하신지... 저도 마흔 되면 알게 되려나요.
생일선물로 혼자 여행! 앞으로 해맑은에서 유행할 듯한 예감이!!!
네 남자 정말 멋지셔요. 특히 치타.
혼자 여행 좋아요. 두번밖에 못해봤는데, 처음엔 굉장히 긴장했는데 생각보다 괘야나요 ^^
악! 여행가고 싶다 ㅠ,ㅠ
짝은강아지 (2012-06-27 10:02:34 (7년이상전))
마흔이 되면 아는게 아니라, 저랑 술 한잔 하셔야 알 것 같은데요.. ^^
승찬맘당근 ( 2012-06-27 00:55:12 (7년이상전)) 댓글쓰기
이번주 일욜이 제생일인데 저두 이렇게 해보아야겟어요 ㅎㅎ
짝은강아지 (2012-06-27 10:01:24 (7년이상전))
차는 가져가지 마세요. 힘들어요. 기차여행으로다. 꼭 다녀오시길..
동그라미 ( 2012-06-27 05:50:07 (7년이상전)) 댓글쓰기
생일 축하드려요~ 안그래도 잘 다녀오셨나 궁금했는데... 머슴밥 참 푸짐하네요^^
해맑은자두 ( 2012-06-27 14:52:40 (7년이상전)) 댓글쓰기
훌쩍 떠날 수 있는 마음가짐에 박수 보냄. 마흔앓이 생일주는 따로 한 잔 하도록 해요^^
머루 ( 2012-06-28 12:32:40 (7년이상전)) 댓글쓰기
마흔번째 생일의 혼자만의 여행 ,,,, 멋집니다.
왠지 저도 떠나고 싶어요,,, 어디든지,,,
개구리 ( 2012-06-28 19:34:50 (7년이상전)) 댓글쓰기
마흔살 생일 축하드립니다.
옆에서 아로미가 대단하다고 합니다. 혼자만의 여행...
여행은 늘 잘 돌아왔다는 일상에의 귀환으로 귀결되기 마련입니다.
잘 돌아오셨습니다. 가족의 품에 그리고 불혹의 나날들의 시작에....
해맑은기린 ( 2012-06-29 16:46:16 (7년이상전)) 댓글쓰기
강아지의 용기와 치타의 배려가 부러운 시점~ 마흔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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