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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제산 방과후, 아이를 보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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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8-21 22:52:46 (4년전),  수정 : 2019-08-22 08:56:55 (4년전),  조회 : 59
필참 교육 불참으로 인한 과제? 이제사 올려요...


봉제산방과후, 내가 선택한 이유

봉제산공동육아방과후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이건 사실 내가 공동육아를 선택한 이유와 연결되어 있다.
2008년 승서 네 살 때, 다시 화곡동으로 이사를 왔다. 오로지 개구리공동육아협동조합어린이집에 다니기 위해서. 2005년 서울살이를 시작하며 처음으로 움튼 곳이 화곡동이었다. 승서를 낳고는 부모님 도움을 받기 위해 부천으로 이사를 갔고 국공립어린이집을 다니기 위해 또 다시 부천 안쪽으로 이사를 갔다가 2년만에 다시 서울로 나왔다. 국공립어린이집 2년의 경험 속에서 내가 원하는 것은 번듯한 보육서비스가 아니라 부모 교사가 마음을 맞춰가며 함께 돌보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다. 독박육아, 고립된 육아가 아닌 서로가 서로를 돌볼 수 있는 공간과 사람이 필요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비슷한 고민을 하면서 함께 어우러지며 마을살이를 하는 친구들을 만났고 그 힘으로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워나갈 수 있었다. 그 힘으로 나는 직업도 공동육아로 바꾸었고 삶의 방향도 ‘정주감’ ‘정착’ ‘마을살이’의 형태로 바꾸어나갔다. 공동육아를 하면서 20대 시절 꿈꾸었던 공동체를 나름 삶의 일상, 마을에서 실천해볼 수 있었고 어린이집 그 후를 구상해보게 되었다.
그래서 어쩌면 당연하게도 이러한 관계와 교육의 맥을 이어나갈 수 있는 공동육아방과후를 원했다. 그런데 없었다. 함께 방과후를 만들 친구가 없었다. 승서의 졸업 동기들은 모두 뿔뿔이 흩어졌다. 그 없음이 오랜 시간 동안 나와 승서를 방황케 했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승서는 집에서 멀리 떨어진 화일초를 오가며 학교 돌봄교실을 이용했다. 자유롭게 놀고 싶고, 친구와 관계를 맺고 싶어도 승서 또래 친구들은 학원으로 돌았다. 그러다 동네 아이 세 명이 생기면서 방과후를 같이 만들고 그제서야 승서는 동생이지만 놀이친구인 또래와 어울려 놀 수 있었다.
그 절실함과 절박함이 내겐 여전히 방과후를 선택하는 중요한 척도이다. 아이들에게 쉼터이자 놀이터이자 배움터인 공간. 내게 방과후는 놀고 쉬고 배우는 곳이다. 각자의 다양한 개성이 펼쳐지는 곳. 남녀노소 어우러지는 곳. 공감과 지지로 힘을 받는 곳. 아이에게 어른 친구가 많이 생기는 곳. 엄마 아빠와 다른 피드백을 받으며 자신감을 키우는 곳.
그런 의미에서 큰 아이 때와 달리 둘째 아이 승효는 복이 터졌다. 방과후가 자리잡힌 상태에서 그것도 오랜 친구들과 더불어 마을살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승효가 걸어다니는 곳곳에 아는 친구, 어른이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 주고 형 덕에 알음알음 관계를 튼 지인들이 따뜻한 시선으로 돌봐주니까.
그러고 보면 난 믿을 수 있는 동네 친구, 관계가 중요한 사람이다. 아이가 방과후에서 뭘 배우고 익히는 것보다 우선은 관계망을 튼튼히 하는 게 중요한 사람이다. 배움은 그 안에서 놀고 쉬면서 몸에 익히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아이들이 골목 누비며 다녀도 안전하고 도움 받을 수 있는 네트워크. 그 보이지 않는 관계의 힘이 봉제산방과후협동조합의 자원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튼튼히 세워놓은 관계망에서 각자의 재량으로 뛰어놀거나 쉬면서 쉬엄쉬엄 세상살이 마을살이를 몸소 겪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 관계망을 색칠하거나 재배치하기도 하면서.
관계망을 점검하고 보수하는 일에 게을러지긴 했지만 여전히 난 그 안에서 숨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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