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커뮤니티 가입하기

카운터

Today : 43
Total : 120,102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3 - 그래서, 실체가 뭐냐?
작성자 : 우보천리
  수정 | 삭제
입력 : 2020-03-31 16:35:31 (4년전),  수정 : 2020-04-22 16:20:18 (4년전),  조회 : 121

3. 그래서, 실체가 뭐냐?

 

이전 글에서 정관 규약 규정의 순으로 상위 규범에 해당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고려할 것이 있는데 바로 협동조합기본법입니다. 정관보다 상위에 있는 것인데요, 협동조합기본법에는 협동조합의 설립과 운영, 조합원의 권리와 의무에 대해 많은 사항들을 담고 있습니다. 시간되실 때 한 번씩 통독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자세히 읽으면 오히려 헷갈리니 스치듯 쓱 읽어보시기를 권합니다.). 모든 규범들의 관계가 다 그렇듯, 상위 규범을 위반한 하위 규범은 무효가 됩니다. 협동조합기본법을 위반한 정관은 무효이고, 정관을 위반한 규약은 무효이고, 정관과 규약을 위반한 규정은 무효가 됩니다. 우리 조합 내에서 정관을 비롯하여 협동조합 활동에 관한 것들은 협동조합기본법에 근거해서 만들어져 있고, 특히나 정관은 기재부에서 공지한 표준 정관을 기본으로 하여 작성하였습니다.

 

가끔 우리 방과후가 법적으로는 뭐냐, 대체 실체가 뭐냐고 묻는 분들이 계십니다. 일단, 지식, 기술, 예능을 교습(약칭 학원법2)하는 학원은 아닙니다. 따라서, 학원과 관련한 법이 적용되거나 행정적으로 처리되지 않습니다. 영유아법에 따른 보육시설(어린이집)도 아닙니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곳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아동복지법이나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른 지역아동센터도 아닙니다.

 

우리 봉제산공동체교육사회적협동조합에서 운영하고 있는 방과후는 현행 법상 아무 것도 아닙니다.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키움센터가 우리와 비슷한 형태이겠으나, 우리는 정부 지원없이 운영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같을 수 없습니다.

 

학원,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키움센터. 현재까지 제도화되어 있는 그 무엇도 우리를 정확히 나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정부에서 우리와 같은 방과후 협동조합의 관할을 교육부로 할 것이냐, 복지부로 할 것이냐를 정하는데 시간이 매우 오래 걸렸고 서로 핑퐁하다가 최종 보건복지부로 결정-, 방과후 교사들의 직업 분류를 정하는데에도 일부 혼란이 있었다고 들었습니다(이 부분 결론은 저도 잘 모르겠네요.). 우리가 매월 조합에 내는 돈의 이름도 교육비, 보육료 등등 이런 이름을 쓰다가 최종적으로 조합비로 정했습니다. 학원비, 수강료 이런 이름들도 당연히 아닙니다.

 

우리는 그 누가 우리를 규정하기 이전에 우리 스스로 모습을 만들어 왔고,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누가 물어보면 그냥 방과후라고 얘기하시면 되고, 필요하면 설명을 곁들이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많이 부르다 보면 언젠가는 방과후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겠죠.

협동조합에 대한 법률은 9년 전인 2011년에서야 제정되었지만, 이미 그 수십년 전에 많은 분들이 협동조합을 만들고 운영해왔고, 그 모습을 보고서 법률이 제정되고 제도화되었습니다. 이렇듯 많은 경우에 길이 잘 닦여 있어서 사람들이 지나간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지나가고서야 그 흔적을 따라 길이 만들어집니다. 아직 방과후라는 것에 대해 사회적 인식도 부족하고, 제도적으로 뒷받침도 되지 않고 있지만, 멀지 않은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알고, 제도적으로도 자리잡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도 이미 마을과 학교, 지역에서, 주민들 속에서 우리는 그런 과정에 들어서 있다고 감히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학교 수업 끝나면 웬 젊은 여성이 나타나서 애들 모아서 데려가더니 놀이터에서 한참 놀더라.’, ‘공부는 안 시키면서 맨날 논다고만 하더라.’, ‘가끔 보면 골목 이곳저곳 다니고, 동네 공원을 싸돌아다니더라.’, ‘종종 어른들까지 모여서 무슨 행사를 하던데 떡을 돌리기도 하고, 저들끼리 술도 왕창 마시더라’, 이런 얘기가 돌면서 이상하게들 많이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학교 교장 선생님을 비롯하여 대부분의 교사들도 봉제산방과후다닌다고 하면 다 잘 아시고, 1~2학년들이 학교 수업 끝나고 교문 근처에 모여 있으면 학교 보안관들께서도 자연스럽게 봐주십니다. 동네 주민들도 처음에는 신기한 듯 쳐다보시더니 이제는 별 신경쓰지 않을 정도로 자연스러워 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우리 모습을 만들어 왔던 것 같습니다.

 

얘기가 좀 길었네요.

그럼 원래 계획인 정관에 대해서 시작하겠습니다.

 

 

우리의 목적은 무엇? (조합 정관 2)

 

개요

정관을 작성하는데 이 부분에 가장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많은 자료를 찾아 비교하면서 작성하였습니다. 개구리어린이집에서 오신 분들은 어디선가 많이 본 것 아니냐고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맞습니다. 개구리어린이집의 협동조합 정관과 상당히 비슷합니다. 표절 아니냐고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특별히 지적재산권에 해당하는 내용도 없고, 해당 초안을 작성한 사람으로부터 동의를 받아서 작성하였으니 다른 문제는 없습니다.

몇 문장 되지 않지만 이 부분 작성할 때 가장 오랫동안 고민했고, 자료도 많이 찾아봤습니다. 대부분의 협동조합 정관에 나오는 것처럼, 기존 정관에 기재된 것처럼 행정적으로 무난한 것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습니다. 공동체에서 아이들을 키우고자 하는 사람들의 철학을 담고 싶었습니다.

 

전체를 읽어봅시다.

2(목적) 조합은 공동육아 이념과 운영방식에 동의하는 구성원들이 모여 자조·자주·자립·자치적인 협동조합 활동을 통하여 복리를 증진하고 서로의 가치관을 공유함을 목적으로 한다.

 

조합은 아이들이 주체적이고 자율적이며 개성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날 수 있는 환경과 교육을 제공하고, 마음껏 뛰어 놀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어나간다.

 

조합은 성별, 장애, 병력, 나이,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인종, 피부색, 언어, 출신 지역,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및 가족 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범죄 전력, 보호 처분, 성적 지향, 학력, 사회적 신분 등을 이유로 한 차별과 불평등을 극복하고, 생명을 존중하고 평화를 사랑하며, 사람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함을 목적으로 한다.

 

조합은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을 지향하는 협동조합 간의 연대와 지역사회 공동체 생활을 도모함으로써 공동체 정신이 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우리 사회가 공동체성과 연대성을 회복, 강화하는데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

 

 

글이 좀 길어졌네요.

이 부분은 중요한 부분이라 오늘은 일단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관련한 설명은 다음 글에 더 남기겠습니다.


 
이름


비밀번호
우보천리 ( 2020-04-22 16:21:32 (4년전)) 댓글쓰기
관할 기관이 최종적으로 보건복지부로 된 것을 교육부로 잘못 썼길래 지금 수정합니다.
No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95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11 - 만들 때 이야기 - 첫번 째 [1] 우보천리 2020-05-18 109
94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10 - 주식과 출자금 우보천리 2020-04-27 74
93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9 - 조합의 재정 운영(4) 우보천리 2020-04-24 68
92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8 - 조합의 재정 운영(3) [2] 우보천리 2020-04-23 80
91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7 - 조합의 재정 운영(2) [1] 우보천리 2020-04-22 88
90
이렇게 아마해볼까요? 실전 적용 가능한 아마꿀tip! 공유합니다! [4] 하늬바람하늬 2020-04-21 93
89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6 - 조합의 재정운영 (1) 우보천리 2020-04-20 81
88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5 - 구체적인 내용들 [1] 우보천리 2020-04-14 67
87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4 - 우리는 꿈꾸는 사람들입니다. 우보천리 2020-04-03 89
86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3 - 그래서, 실체가 뭐냐? [1] 우보천리 2020-03-31 121
85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2 : 정관, 규약, 규정. 늬들 뭐냐? [3] 우보천리 2020-03-27 103
84
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1 [1] 우보천리 2020-03-27 116
83
음악활동을 고민하는 이유 [1] 봉봉 2020-02-22 64
82
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 - 독후감 하준하진아빠 2020-02-19 67
81
필수교육불참- 독후감 올리기 [1] 작은별☆(연우윤슬맘) 2020-02-15 60
80
봉제산방과후와 키움센터 [4] 달콤(후야엄마) 2019-11-21 84
79
우리가 꿈꾸는 방과후 - 부산 동글이 글 봉제산교사회 2019-11-15 45
78
9/4교육소위 세미나 2. 방과후 교육의 방향 이해하기+신뢰(에헤라)5. 발달단계와 학교+욕구 들여다보기(기린) 봉봉 2019-11-14 57
77
필수교육 불참에 따른 독후감 올립니다. 나도팬 2019-08-22 61
76
봉제산 방과후, 아이를 보내는 이유 아라치승서승효맘 2019-08-21 59
1 23 4 5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