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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제산방과후에 대하여 4 - 우리는 꿈꾸는 사람들입니다.
작성자 : 우보천리
  수정 | 삭제
입력 : 2020-04-03 16:10:11 (4년전),  수정 : 2020-07-17 11:25:07 (3년전),  조회 : 89

우리는 꿈꾸는 사람들입니다.

 

앞에서 정관2(목적)을 한 번씩 읽어보셨지요?

좀 더 자세히 설명해보겠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문장 하나만으로도 최소 2시간 강의 분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구성

1항은 정부에서 제공하는 협동조합 정관 샘플에 나오는 수준으로 일반적인 협동조합의 정관에 기재된 수준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은 기재부에서 인가를 받기 위해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 넣은 부분이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우리 협동조합이 가지는 특성은 2항부터 4항까지에 들어가 있습니다. 2항은 육아에 대한 관점, 3항은 조합과 조합원이 추구하는 삶의 가치, 4항은 공동체로서 조합의 지향을 담았습니다.

 

1표준정관에 따라 작성

협동조합의 개념 정의를 해놓은 부분입니다. 기재부에서 나온 표준정관을 기초로 썼습니다. 다른 협동조합과 대부분 같습니다. 표준정관에서 공동육아 이념과 운영방식에 동의하는 구성원들로만 한정하는 것으로 수정하였습니다. ‘누구나 들어올 수 있지만, 아무나 받지 않는다. 들어오려면 공동육아 이념과 운영방식에 동의해야 한다.’ 이렇게 요약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복리 증진 이외에 서로의 가치관을 공유하는 것도 목적으로 삼았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이곳에서 아이를 같이 키우면서 행복과 이익(‘복리의 의미)을 증진하는 외에도 서로 소통하고 영향을 주면서 가치관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2- 육아에 대한 관점

우리는 아이들이 주체적이고 자율적이며, ‘개성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날 수 있는 환경과 교육을 제공함을 목적으로 합니다. 아이들은 어른의 보호를 받아야 하는 존재이지만, 동시에 하나의 인격체로서 자신의 삶에 주인임을 인정하고 대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터전에서는 매주 정기적인 어린이 회의를 통해서 아이들과 관련한 주요한 일들에 대해 아이들이 토론하면서 스스로 결정하고 있는데 아이들을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존재로 보고 있다는 상징적인 사례입니다. 나아가 단지 터전에서만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 아이들과 그렇게 지내자는 의미입니다.

 

한가지 꼭 덧붙이고 싶은 게 있습니다. 공동육아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분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우리가 아이들을 모두 평등하게 대한다고 하면서, 모두 천편일률적으로 똑같은 사람으로 만들려고 한다는 것입니다. 절대 아닙니다. 우리는 아이들을 차별없이 대하지만, ‘개성을 가진 사람으로 자라기를 바랍니다.

 

3- 삶의 가치

우리가 추구하는 삶의 가치는 차별과 불평등을 극복하고, 생명 존중, 평화 사랑의 정신으로 궁극적으로는 사람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는 데 있습니다. 이 중에서 차별과 불평등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한데, 차별을 최대한 많이 드러내서, 그 차별을 극복하는 것이 불평등을 극복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차별을 최대한 나열하였습니다. 물론, 제가 따로 차별을 발견한 건 아니고,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활동하는 분들이 정리한 내용에서 빌려온 것입니다.

 

차별을 나열해보겠습니다.

생물학적 성이 무엇이든, 사회적 성이 무엇이든 성별을 이유로 한 차별과 불평등을 극복하고자 합니다. 성에는 남성과 여성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제3의 성, 4의 성이 있다고 합니다.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과 불평등을 극복하고자 합니다.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안경이라는 도구가 없다면 시각장애인 수준이지만, 안경이라는 기구의 도움을 받아 큰 불편없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차별하지 않는 것을 넘어서 함께 살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습니다.

 

질병이 있었다는 이유로 한 차별과 불평등을 극복하고자 합니다. 물론, 전염성 질병이 있는 경우에 터전에 오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터전운영규정 제12(전염성질병) 조항 참고)은 모두의 안전과 관련된 문제로 이 둘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다른 나라 출신이라는 이유로, 다른 민족 출신이라는 이유로,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로,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언어가 다르다는 이유로, 출신 지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한 차별과 불평등을 극복하고자 합니다.

 

용모 등 신체조건을 이유로 한 차별과 불평등을 극복하고자 합니다.

 

혼인 여부를 이유로 한 차별과 불평등을 극복하고자 합니다. 결혼을 했든, 하지 않았든 그것을 이유로 차별할 이유는 없습니다.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도 조합원이 될 수 있으며, 결혼을 이유로 교사를 차별하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임신 또는 출산을 이유로 한 차별과 불평등을 극복하고자 합니다.

 

가족 형태 및 가족 상황을 이유로 한 차별과 불평등을 극복하고자 합니다. 가족 형태는 다양해지고 있어 결혼하지 않고 혼자 사는 1인 가구, 자녀를 낳지 않고 살겠다고 하는 무자녀 부부, 한부모 가정이 늘어나고 있고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동거 가족이나 동성애 가족도 있습니다. 가족은 혼인신고를 한 엄마와 아빠, 엄마가 출산한 자녀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은 지나간 고정관념일 뿐입니다. 15%에 달하는 재혼가구도 있고, 입양아 가정, 조손 가정도 있습니다. 가족 형태가 어떻든, 가족 상황이 어떻든 차별할 이유는 없습니다. 소극적으로 차별하지 않는 것을 넘어, 공동체에서 같이 살 수 있도록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10% 정도 되는 한부모 가정이 우리 조합 내에서 어려움없이 같이 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적극적으로 개선해야 하며, 지금은 1% 정도 된다고 하는 조손가정에서도 언젠가는 우리 조합의 문을 두드릴 것이고, 그럴 때 우리가 기꺼이 맞이할 준비를 해나가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종교를 이유로 한 차별과 불평등을 극복하고자 합니다.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한 차별과 불평등을 극복하고자 합니다. 생각을 이유로 차별하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안타깝게도 1987년에 제정된 우리 헌법에는 양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는 있는데, 사상의 자유는 없습니다. 우리 정관이 헌법보다 진일보한 것입니다.

 

범죄 전력과 보호 처분을 이유로 한 차별과 불평등을 극복하고자 합니다. 중요한 것은 맥락입니다. 예를 들면, 요즘 총선을 앞두고 많은 후보들이 나오는데 과거 민주화 운동이나 통일운동, 노동운동, 농민운동 등을 하는 과정에 전과자가 된 분들이 많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내란음모죄를 뒤집어 쓴 사형수였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노동자를 변호하다 구속된 전과가 있습니다. 과거 시위를 하다 전경에 맞서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돌을 던지다 잡혔다면 특수공무집행방해, 폭력으로 전과가 있고, 파업하다 보면 업무방해 전과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철없던 시절 순간의 실수가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맥락을 살피고, 그가 지금 어떤 사람인지를 살펴 판단하자는 것입니다. 물론, 조합에서 노동자를 채용할 때에는 성범죄 전과는 확인하여 아이들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소홀히 하지 않습니다.

 

성적 지향을 이유로 한 차별과 불평등을 극복하고자 합니다. 이성애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동성애자도 있고 양성애자도 있으며, 무성애자도 있다고 합니다. 이성애자가 아닌 사람이 세상에 단 한 사람만 있다 하더라도, 그는 하나의 생명으로 존중받아야 합니다.

 

학력과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과 불평등을 극복하고자 합니다. 반상의 신분제도는 폐지되었고, 헌법에도 사회적 특수계급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타고난 신분에 따라 지위와 권력이 주어지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돈이나 권력이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두는 세상을 지향합니다.

 

 

4조합의 지향

내부로는 조합원들 간에 공동체성을 강화하고, 외부로는 다른 공동체와 연대성을 강화한다는 의미입니다. , 우리 내부의 공동체를 강화하는데 머무르지 않고, 외부(마을, 지역, 사회, 국가, 세계)와 연대를 통해 더 큰 공동체의 공동체성을 강화하는데 기여한다는 의미입니다. 이 일환으로 작년부터 조합 내에 대외소위를 새로 두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은 너무 길었습니다. 어쩌면 꿈같은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꿈같은 이야기라고 보는 것이 매우 적확한 평가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꿈꾸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번까지는 좀 추상적이면서도 논쟁적인 이야기들을 많이 했습니다. 다음부터는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해보겠습니다.

 

 

처음 방과후 문열고 개원잔치 할 때 모두 같이 불렀던 노래 소개로 마치겠습니다.

 

꿈꾸지 않으면

(양희창 작사, 장혜선 작곡, 신지현 노래)

 

꿈 꾸지 않으면 사는게 아니라고

별 헤는 맘으로 없는 길 가려네

사랑하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설레는 마음으로 낯선 길 가려 하네

아름다운 꿈꾸며 사랑하는 우리

아무도 가지 않는 길 가는 우리들

누구도 꿈 꾸지 못한

우리들의 세상 만들어 가네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배운다는 건 꿈을 꾸는 것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우리 알고 있네 우리 알고 있네

배운다는 건 가르친다는 건

희망을 노래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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