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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나들이
작성자 : 아침햇살
  수정 | 삭제
입력 : 2005-03-11 23:04:29 (7년이상전),  조회 : 247
날씨 덕에, 가기로 했던 등산을 도서관으로 바꾸고 났지만 아이들은 도서관간다는 말에 꽤 좋아들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한결같이 하는 말이 "가서 만화 봐야지 "하는 거였는데 주제학습을 하는 스케치북을 들고 들어와 "오늘 도서관에 가서 주제학습에 대한 연구를 할 거거든"하는 저의 말에 아이들은 "에이"하더군요.
하지만 처음 주제학습을 시작할 때 "산학교는 교과서가 없는 대신 너희들 각자가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자기만의 교과서를 갖게 되는 거"라고 했던 말로 다시 회유를 하고 첫째 시간에 기록했던 작물 중에 하나를 골라 그에 대한 책을 찾아 학자처럼 연구를 하는 거라 했더니 모두 순순히 받아들였죠.

도서관은 아침이라 당연히 한산했고 차를 간신히 대고 올라가 보니 이미 5학년 남자 아이들은 자기가 원하는 주제를 골라 책상에 앉아 시작을 하고 있었고 시작하기 전 늘 시간이 걸리는 하현이와 세희,서영이는 저를 보자 이 책, 저 책을 들고와 저에게 의논을 하고 우현이는 책을 이것 저것 쌓아 놓고 들여다보고, 광연이는 한쪽 구석에 앉아 만화책을 보고 있고, 1,2학년은 동화기차(그래서 도서관이름이 동화기차였나봐요)라는 곳에 앉아 달님과 책을 읽고 있고.
아이들이 정한 주제를 보고 다른 책도 더 찾아다주고, 해나가는 과정을 왔다갔다 들여다보니 경험있던 아이들과 새로 들어온 아이들이 조금 차이는 있더군요.
사실은 어떤 방법으로 무엇을 기록해야 하는지, 아이들과 세밀하게 공부를 하고 와야 하는 작업이었지만 도서관나들이가 예정되었던 것도 아닌데다 오늘은 일단 아이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 지 관찰도 할 겸 최소한의 이야기만 하고 왔거든요.

간단히 과제를 끝내고 원하는 책을 읽는 아이, 하다 말고 중간에 책을 읽다 다시 과제에 집중하는 아이, 주제를 늦게 정했지만 마지막까지 끈기있게 정리를 해나가는 아이, "난 뭐가 뭔지 몰라 못하겠어"라고 말하는 아이. 이렇게 다양했지만 오늘의 모습이 토대가 되어 앞으로 아이들은 차츰 좀더 발전된 내용으로 자기만의 교과서를 채워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이 됩니다.

도서관에 머무른 시간이 한 시간 30분. 1,2학년 일부 아이들에게는 조금 길었던 듯 싶었지만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산학교 책사랑방이 아닌 큰 도서관에 앉아 책을 읽게 하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더군요. 다만 아이들의 독서취향이 대부분 만화에 집중되어 있어서 앞으로 독서지도를 어떻게 할 것인지 여러 전담교사들과 함께 의논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지요.(학교에서도 마찬가지거든요)
그리고 부천 복사골도서관은 제가 살고 있는 안양의 석수도서관보다 더 많이 걸리고 스포츠센터 등이 있어 주차시설등이 불편하니 앞으로는 저희동네에 있는 석수도서관으로 오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도 15분 정도면 되고 산 밑에 있기 때문에 따듯해지면 도시락을 싸와서 오전에는 책도 보고 도시락 까먹고 오후에는 등산을 하거나 안양천 고수부지에서 생태관찰도 할 수 있고, 혹은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거나 공을 차거나 할 수도 있거든요. 아니면 무료로 하는 좋은 애니메이션 관람을 해도 좋고.

오후에는 바람이 많이 불어 흙작업을 했는데 안하겠다던 남자아이들도 나중에는 대부분 붙었고 무얼 만든다기보다는 모두 그냥 흙을 가지고 놀았지요.
수업이 없는 헐렁한 금요일인데도,
오전에 책읽은 게 그래도 힘들었는지, 돌아오는 차안에서 다훈이는
"제발 오후에는 축구나 하게 해줘"(그 표정과 말은 제가 아이들에게 공부를 무지 많이 시키는 사람인가 하는 생각을 잠깐 들게 했지요) 하더니 점심을 먹은 후, 그리고 방과후에 바람이 부는데도 남자아이들은 신나게 축구를 했지요.

돌아오는 길엔 부천지리를 잘 모르는 저는 길을 잘못드는 바람에 아이들 고생 좀 시켰죠. 그래도 불평하지 않고 잘 참아준 아이들 덕분에 빙빙 돌다 돌아왔는데,맨 뒤에 앉았던 수빈이가 속이 울렁거린다고 계속 하소연해 앞에 앉은 오빠들 보고 자리 좀 바꿔주라고 했지만 모두 서로 미루는데 제일 작은 혜원이가 "그럼 내가 바꿔줄게"하면서 양보를 하는 모습이 어찌나 예쁜지. 오빠들이 아마 속으로 좀 뜨끔했을 거예요.

가족여행을 간 한동, 준동이 없어 조금 허전하긴 하대요.
그리고 아침에 차로 아이들을 태워다준 "거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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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 ( 2005-03-14 17:11:09 (7년이상전)) 댓글쓰기
갔던 길, 그대로 잘 되돌아 가시겠지 하면 쌩 출근했더니,,,조금 더 생각하고 움직일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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