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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산나들이- 그리고 즐거움 [아침햇살, 2005-03-05,50]
작성자 : 거인
  수정 | 삭제
입력 : 2005-03-14 16:59:02 (7년이상전),  조회 : 272
어린이회의를 오전에 하고픈 교사들의 마음과는 달리 아이들은 오전 나들이를 원해서 아이들 뜻에 따르기로 했습니다.
아직 길모르는 아침햇살은 뒤에 서고 달님이 큰 아이들과 앞장을 섰지요.
1학년과 아직 덜 녹은 길옆의 하얀 눈이 재미있는 우현이는 눈을 가지고 노느라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고 소래산 입구에 들어서서는 달님과 제가 역할을 바꿨습니다. 달님과 정상이 자신없는 동생들은 어느 정도 오르다 중간에서 놀기로 했지요. 정상까지 갈 사람 하니, 4,5학년 모두와 광연이, 그리고 형들을 너무 좋아하는 채륭이는 이미 저 앞에 서 있었구요. 문주가 자기도 가 보겠다고 하더군요.
예비학교 때 정상을 못오른 광연이는 이번에는 꼭 정상까지 가야한다며 떠나기 전부터 다짐을 했고 채륭이를 포함한 자령, 5학년 남자아이들은 먼저 올라가고 여자 아이들은 조금 앞에서, 저는 정상까지 올라가겠다는 문주를 데리고 천천히 올라가고.
산에는 엊그제 내린 눈들이 응달 구석구석 쌓여 있었는데 양지 바른쪽엔 어느 새 생강나무가 꽃망울을 내밀고 있더군요.
"생강나무에 생강이 달려있어?" 하고 문주가 물었지요.
생강나무는 새 잎이 날 때 손으로 비비면 생강냄새가 나서 이름을 그렇게 지었다고 했더니 잎이 나면 한 번 해 보자네요.
오르는 길엔 약수터가 두 군데 있었지요.
우린 물도 안가져 왔는데 물맛이 꿀맛이라는 아이들의 말에 먼저 오른 하현이가 물을 담아주는데 정말 단맛이 났어요. 물을 먹는데 산에 오른 주인아주머니를 만나 아이들도 아주머니도 무척 반가워 했지요.세희랑 서영이가 뒤로 쳐지고 문주랑 하현이랑 힘겹게 산에 오르니 남자아이들은 정상에 올라 어찌나 편안하게 앉아 수다를 떠는지 사람들이 다 쳐다보고 있더라구요.
"학교가 벌써 끝났나?" 하는 어른도 있었고
"요즘 애들은 등산도 하나베"하는어른도 있었고
오르는 길에 한 분은 꼬치꼬치 물어 산학교설명을 했더니 전도사님이더라구요.
위치가 어딘지 잘은 모르겠지만 시내가 자세히 다 보이기에 산학교를 찾자고 했더니 한동이가 가장 먼저 일어났어요. 외곽순환도로를 중심으로 어림잡아 비닐하우스, 작은 동산 등을 가늠해 위치를 찍었는데 내려와 보니 정확했었고, 다음엔 스케치북을 가져와 보이는 모습을 함께 지도로 그려보자고 했더니 좋다고 했죠.
달님과 통화하니 1학년은 벌써 학교로 향하고 있다 하고.
내려오는 길엔 남자아이들의 속도가 워낙 빨라 만날 장소를 약속하니 기특하게도 어찌나 약속을 잘 지키는지,
와글와글 시끄럽고 때로는 반항하고, 빈정대기조차 하려는 5학년들의 절제하는 모습이 참 멋지게 보인 하루였죠. 떠나기 전에도 모두 막대기를 하나씩 들고 있어 '두고가자'는 말에 절대로 물러설 것 같지 않더니 "학교 것은 학교에서, 산의 것은 산에서"하는 말에 "에이" 불평하면서도 막대기를 슬그머니 내려 놓아서 가슴을 쓸었는데(동생들은 형들만 바라보고 따라하거든요)

아이들과 산에 오르는 건 숲과 나무도 좋지만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아이들과 깊은 이야기도 나눌 수 있어 좋더군요. 내내 문주와 세희, 서영의 수다와 좀더 자랐다고 철학적인 내용을 함께 이야기하고 싶은 하현이, 그리고 자기가 산을 얼마나 잘 타는지 자랑이 늘어진 광연이(근데 정말 잘 다녀요. 친절하고), 아쉬웠던 건 너무 앞서서 몰려간 다른 남자아이들과 시간을 많이 갖지 못한 거였는데, 앞으로 산에 오르며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져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출발할 때 귀여운 혜원이와 대화도 인상에 남는군요.
"아침햇살, 우리 엄마 임신했다요."로 시작해 약국에서 사다한 임신테스트, 병원에 가서 확인 한 것, 어제 저녁 외식한 일, 앞으로 엄마를 보살펴주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소상히 읊조리던 모습.
등산화를 멋지게 신고 온 우현이가 정상까지 오르지 않아 좀 섭섭했고.
아침을 안먹고 온 세희가 어지럽다고 해 걱정했는데 그래도 학교까지 무사히 도착했고, 두 번 세 번 볶음밥을 엄청나게 먹어대는 아이들이 배탈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밥을 먹고도 힘들지 않은지 나뭇가지를 가지고 칼싸움에 열중하는 아이들을 보니 에너지가 철철 넘쳐 다음 산행은 더 높은 산을 계획하려 합니다. 물론 다음엔 과일과 사탕도 좀 챙겨야겠지요.
소래산은 겨우 299M였거든요. 계단이 좀 많기는 했지만.
올해는 2월 내내 동네 뒷산조차 오르지 못한 저는 오늘의 산행이 참 행복했습니다. 산에 오르는 걸 워낙 좋아했었거든요.

점심후에는 어린이회의를 끝내고는 방과후까지 시간이 남아 꼬마야를 했는데 서너 명이 시작한 줄넘기가 하나 둘 모여들며 전체 18명이 다 모였어요. 토끼같이 뛰는 혜원이에서 전혀 줄넘기 경험이 없어 보이는 영태는 구경을 하고, 딱 한 번밖에 줄을 넘지 못한 수빈이까지. 모두 모인 건 처음이지요.

금요일 저녁(자정이 넘었군요) 상임위원위원회가 있어 늦게 돌아와 그래도 몇 자 적습니다. 어린이회의 이야기와 공지사항이 있는데 그건 일요일 저녁에 시골에 다녀와서 올려야겠어요.

그리고 "혜원이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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