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선택수업으로 직조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중등아이들과 초등아이들 여덟명이 선택하여 즐겁게 수업하고 있습니다.
모두 손으로 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들이라 서로 가르쳐주면서 하고 있어요.
그리고 로다가 들어와서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중등 2기 졸업생 세연이가 지원교사로 와 주고 있으며
매번 수업일지도 자세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기록이 너무 잘 되어있네요.
세연이는 산학교에서 9년간 참 잘 배워온 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직조수업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고 수업일지도 참 값지네요.
2015년 3월 9일
수업 첫날인 오늘은 앞으로 할 수업 안내와 앞으로 우리가 하고 싶은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대 부분의 아이들이 뜨개질이나 방석 같은 실습위주의 프로그램을 원했다. 선택수업-직조는 초등과 중등친구들이 섞여 있는 만큼 앞으로의 활동이 기대된다. 이야기를 나눈 뒤 빨대를 이용한 머리끈 만들기를 했다.
모든 아이들이 그렇듯, 앞에서 누군가 이야기를 할 때는 별 다른 흥미나 큰 집중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달님이 무언가를 만들어보자고 말하는 순간 모든 아이들의 눈빛이 달라진다. 그리고 몸이 먼저 반응하기 시작한다. 오늘은 빨대를 이용한 머리끈을 만들어봤는데, 초등과 중등 아이들 모두 큰 어려움 없이 만들었던 것 같다. 직조수업에 들어온 아이들 모두 손재주가 남다른 것 같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던지 잘 따라갈 것 같다.
오늘은 첫날이여서 그런지 다행히도 내가 하는 일은 별로 없었다.
언제나 그렇듯 누군가를 도와준다는 것은 부담감과 어려움이 따르는 것 같다. 중등에 있을 때도 누군가를 도와 활동을 하거나, 다른 사람의 수업을 도와주기도 했었는데, 확실히 중등 때와는 차원이 다른 것 같다. 그 이유는 아마 산 학교 학생으로서가 아닌 산 중등 졸업생으로서 이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지원교사라는 타이틀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교사라는 이름이 아직 나에게는 좀 부담스럽고, 걱정되는 그런 단어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내가 지원교사로서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책임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노력할 거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는 진짜로 누군가를 도와줄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을 거라 믿는다.
2015년 3월 16일
오늘은 지끈 팀, 모자 뜨기 팀, 이렇게 두 팀으로 나눠 수업을 진행했다. 지끈 팀은 바구니 만들기를 했고, 모자 뜨기 팀은 대바늘로 모자 뜨기를 했다. 수업시간이 1시간 밖에 되지 않아 많은 활동을 하지는 못했다.
오늘은 활동을 하는 날이어서 그런지 수업을 시작할 때부터 아이들의 얼굴에 흥분과 기대감이 가득했다. 오늘은 바구니 만들기 팀과 뜨개질 팀으로 나눠 수업했는데 양 팀 모두 처음 해보는 아이들이 있어 진도차이가 좀 났다. 그래도 시간이 지날수록 익숙해지는지 속도도 붙고 재미있어 하는 듯 했다. 다만 수업 시간이 너무 짧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나 손으로 하는 활동에 경우 더 그런 것 같다.
나는 오늘 뜨개질 팀에 들어가 활동했다.
뜨개질을 처음해보는 아이들이 있어 코 만드는 법과 겉뜨기, 안뜨기 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처음에 누군가 내게 뜨개질 하는 방법을 알려달라고 했을 때 순간 당황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알려주는 게 처음 이다 보니, 어떻게 설명을 해야 쉽게 이해 할 수 있을까를 굉장히 많이 고민 했던 것 같다. 더군다나 대상이 초등학교 저학년이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 그래도 내가 한번 보여주고, 옆에서 같이 천천히 해보고, 그렇게 같이 하다보면 어느새 그 친구 혼자 할 수 있게 되었다. 확실히 말로 설명하는 것 보다 내가 하는 것을 보여주거나 천천히 그 친구와 같이 해보는 게 전달력도 좋은 것 같고 상대방도 빨리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아직은 부족한 게 많은 것 같다. 다음 수업 때는 그날 할 활동들을 미리 연습해보고, 방법을 정확히 숙지해서 가야될 것 같다. 그래야 수업시간에 안 헤매고 더 많은 친구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2015년 3월 23일
저번 주에 이어 오늘도 바구니 짜기와 모자 뜨기를 했다.
저번 주에 모자를 떴던 아이들은 바구니 만들기를 하고, 바구니를 만들던 아이들은 뜨개질을 했다.
저번 주에 뜨개질을 하던 아이들의 대부분은 바구니 만들기를 했다. 바구니를 만들 던 몇몇 아이들은 모자 뜨기를 했고, 또 몇몇 애들은 계속 바구니 만들기를 했다. 이번 수업에서는 달님이 알려주기보다는 저번 주에 했던 친구들이 처음 하는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반대로 바구니 만들기를 했던 사람들이 처음 만들어보는 친구들에게 알려주고 이런 식으로 서로가 서로에게 알려주면서 했던 것 같다. 확실히 서로가 서로에게 알려주다 보니
오늘 나의 역할은...... 뭐였을 까??? 오늘은 누군가를 도와주기보다는 내가 해보고 싶었던 걸 했던 것 같다. 저번 주에 하던 모자를 완성하고, 지끈 으로 바구니 만들기를 했다. 어떤 바구니를 만들까 한참 고민하다가 집에서는 사실 필요가 없어서 학교에서 쓸 수 있는 큰 바구니를 만들기로 했다. 어느 순간부터 무언가를 만들 때 재미보다는 완성을 했을 때 내게 또는 다른 사람에게 필요한지를 제일먼저 생각하기 시작한 것 같다. 아무리 예쁘고, 잘 만들어도 필요가 없다면 낭비라는 생각이 머리에 박혀 무언가를 만들 때는 항상 필요성? 과 활용도?를 따진 후 만들게 된다.
하여튼 나는 오늘 많이 한 게 없어서 찔리기는 하지만 아이들이 하는 보면서 많이 배워가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초등친구들과 중등친구들과 수업을 하다 보면 뭔가 굉장히 밝고, 에너지 넘치는 기운을 받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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