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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1일 일일아마
작성자 : 경쓰맘
  수정 | 삭제
입력 : 2011-01-05 11:00:11 (7년이상전),  수정 : 2011-01-05 11:10:24 (7년이상전),  조회 : 116
아, 가끔 들어오다 보니 아마일지에 빨간 불이 안 들어와 있어서 강산아빠랑 희연아빠가 아마일지 올린 것도 모르고 있었네요. 그리고~, 아마일지 올려야 한다는 사실도 깜박했습니다 ㅜ.ㅜ

사실 일일아마는 세번째였어요. 사전아마를 제외하면 두 번째~. 그런데 사람이란 것이 한 두번 하다보면 익숙해지나 봅니다. 사전아마때는 아이들을 잘 몰라서 이름 외우고, 관찰하느라 하루종일 긴장했던 거 같고, 두번째 그러니까 실제 첫 아마에서는 아이들과 어떻게 놀까 일주일 전부터 고민해서 만들기 준비물을 모두 챙겨갔는데~, 이번에는 아~무 생각없이 등원을 했네요.

2010년 마지막 날 일일아마는 재영아빠, 한주아빠, 경태엄마였습니다. 재영아빠가 일찍 오셔서 일찍 등원한 아이들 몇 명과 놀고 계셨는데, 제가 출근도장만 찍고 10시에 가니 이미 조리퐁과 찐계란도 먹여주셨더군요. 아침열기를 하려고 준비하셨는데, 깨동이들은 모두 딴청~. 서윤이와 태인이만 제대로 진행해서 그 아이들을 필두로 몇 명에게 몸풀기를 강요(?)했지요.

11시 가까이 되어서 한주아빠가 한주랑 희수를 데리고 오셔서 31일에는 총 9명의 깨동이가 등원을 했지요.(서윤, 태인, 준서, 현서, 진우, 한주, 희연, 희수, 주연)

아침열기가 끝나니 대략 난감, 그 때서야 제가 오늘 아마활동을 위해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아~, 너무 방심했군요.

다행히 재영아빠가 윤아아빠한테 정보를 얻으셨다면서 경마장 눈썰매장을 가자고 제안하셨습니다. 아이들은 이미 신이 났고, 저는 부랴부랴 쌀 씻어서 얹히고 예약버튼 누르고(사과나무가 쓴 글을 미리 본 것이 도움이 되었네요), 보온병에 매실차 담고, 여분의 스키장갑과 수건을 챙겨서 가방을 꾸렸지요. 그리고나서는 한주아빠가 오자마자 3대의 차에 나누어서 출발!

아이들이 9명이라 3명씩 나누어 맡기로 했는데, 요녀석들 차를 타려고 하니 맘대로입니다. 결국 경태엄마 차에는 4명의 깨동이가 타고 경마장으로 갔지요. 서윤이가 예전에 우리 차에서 '101마리 달마시안 2'를 본 것을 기억해서 그 짧은 거리를 가는 동안 비디오를 틀어줬더니, 이 녀석들 아주 재미있습니다. 무슨 큰 비밀이라도 된 듯~ 진우가 내리면서 그러네요. "이거 본 거 비밀이다, 알았지? 아무한테 말하면 안 돼?" 그러니 나머지 녀석들도 모두 고개를 끄덕입니다. 이 또래 아이들에게는 서로 공유하고 비밀을 지키는 게 아주 큰 유대작용을 하나봐요. 저도 함께 "비밀!"을 외치고~ 험난한 눈썰매장으로 향했습니다. 강산아빠도 느끼신 것처럼 다들 관심이 어찌나 많은지 코 앞에 있는 눈썰매장 가는 길이 삼만리 길을 찾아나선 거 같습니다.

겨우겨우 도달한 눈썰매장, 이미 아이들은 와 본 경험이 있는지 썰매를 꺼내어 타고, 온 몸으로 슬라이딩도 하고 난리가 났습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서 콧물 흘리는 녀석들이 많아서 감기에 걸릴까 노심초사인 경태엄마는 쫒아다니며 코 닦아주랴 매실차 먹이랴 분주합니다. 멋쟁이 한주 아빠는 사진을 많이 찍어주셨고(근데 사진이 어디갔죠? 조만간 올라올 듯), 센스있는 재영아빠는 팽이를 가져오셔서 아이들과 놀아주시네요.

아이들은 편을 먹어서 누가 빨리 달리는지도 하고, 얼어붙은 큰 썰매를 꺼내려고 얼을도 깨고 신이 났습니다만 날씨가 추웠어요. 천으로 된 장갑을 낀 녀석들은 벌써 손이 시럽습니다. 다행히 여분으로 가져온 장갑이 있어 바꿔끼워주긴 했는데, 왜 무지개가 스키장갑을 사라고 했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매실차 한 잔 마시고 12시가 다 되어서 터전으로 향했습니다. 주연이는 걸어오는 길도 힘들고, 장갑이 젖어 짜증입니다. 아직 도글이에게 먼(?) 나들이는 힘들겠구나 생각하면서 장갑을 벗기고 호~ 해주니 기분이 조금 나아지나 봅니다. 그래도 힘든 거 같아 이야기하니 재영아빠가 안고 미리 서둘러 가시네요. 근데 주연이 의리를 지킵니다. 경태엄마 차 타고 간다고 재영아빠 차를 안 타고 끝까지 기다리고 있더군요. 아마도 만화가 보고 싶어서였겠지요, ㅎㅎ.

터전에 오니 다행히 취사가 끝나있네요. 밥이 다 된건지 아닌건지 몰라 고민하고 있는데, 재영아빠가 "다 되었겠지요~"하고 과감히 밥솥을 여시네요, ㅎㅎ. 밥을 싸온 녀석들도 있었는데, 따뜻한 밥을 먹으라고 모두 다시 떠줬음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싸준 밥을 먹는 깨동이들도 있네요. 식사를 하다보니, 아~ 따뜻한 국이 그립습니다. 국거리를 좀 가져올 걸 하는 후회가 또 듭니다. 역시 너무 준비를 안 했어요. 사실 카레를 하려고 했으나, 도시락 준비하는 아마들과 혼선을 빚을까봐 그만뒀는데, 재료를 가져와도 준비할 시간이 턱없이 모자랐을 거 같습니다. 그래서 느낀 건데, 미리미리 아마계획을 세우고 공지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 옹기종기 앉아서 식사를 하는데, 처음에는 서로의 도시락 반찬을 잘 안 주려고 하더군요. 서로 나눠먹어야 더 맛있다고 설명해주니 그제서야 자기꺼 하나 주고, 친구꺼 하나 가져오고 하게 되더군요. 서윤이는 깻잎도 잘 먹고, 이것저것 반찬을 가리지 않고 얼마나 잘 먹던지 너무 이쁘구요, 희수는 주연이의 소세지 반찬을 탐내면서도 자기가 가져온 반찬을 남기지 않더군요. 주연이는 많이 싸온 반찬을 사수하다고 마지막에는 기분내어 친구들에게 나눠주며 그렇게 식사가 끝이 났습니다. 아이들 모두 그동안 훈련이 되었는지 밥을 끝까지 남기지 않고 먹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그리고는 이내 아침 간식을 먹지 못한 한주를 위해 남겨놓은 조리퐁 때문에 싸움이 났지요. 한주는 자기꺼라고 소리지르고, 나머지 아이들은 먹고싶다고 소리지르고~, 그래서 마지못해 그릇 3개에 나누어 조리퐁을 줬더니 우유에 태워달랍니다. 완전히 꿀꿀이 밥이었어요 ㅜ.ㅜ. 재영아빠가 어린 주연이를 위해서 따로 챙겨줬으니 망정이지 모두들 머리를 부딪혀가며 먹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아, 옛날에 10남매 어떻게 키웠나 몰라~ 라는 푸념이 몇 번 나왔습니다, ㅎㅎ.

양치질을 하는 둥 마는 둥히고서는 낮잠을 자러 갔으나 사계절들이 "원래 사계절은 안 자는거야~"하니, 아마들은 또 그런 줄 압니다. 그래서 한주아빠랑 재영아빠가 사계절방에서 아이들과 놀아주고, 경태엄마는 희수랑 주연이를 데리고 도글방에서 잠을 청했습니다만.... 실패했습니다. 두 녀석이 불을 끄고 책을 읽어줘도 눈이 말똥말똥, 주연이는 역할놀이 하는 걸 무척 좋아하더군요. 자기가 엄마라고 하고, 희수를 아기라고 하면서 "엄마가 이거 해 줄께, 아기야 뭐 해 줄까?"하면서 관심없는 희수에게 끊임없이 아기역할을 강요(?)하더군요. 그래서 잠들기는 커녕 소곤소곤 이야기하느라 포기!

에라, 그냥 놀자~ 싶어서 불 키니 사계절이 "애들 안 자?"하고서는 우르르 들어옵니다. 서윤이랑 주연이랑 같이 놀고, 남자아이들은 재영아빠랑 한주아빠와 같이 높이뛰기(?) 놀이를 하느라 분주합니다.

진우는 뜀박질도 하고, 소리지르고 씩씩하게 노는 반면 현서는 의외로 아기같은 면이 많더군요. 안기는 것도 좋아하고, 자기를 봐 달라고 보채기도 하면서 관심받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였어요. 현서를 보다 준서를 봐서 그런가 준서는 훨씬 어른스럽구요. 태인이는 아는 것도 많고, 정도 많아서 옆에 꼭 붙어서 손잡고 나들이도 가고 조곤조곤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고, 한주는 아빠가 오셔서 유난히 어리광을 부리는 거 같더군요. 희수는 씨~익 미소를 날리면서 친구들 의견을 잘 따라주던데, 사전아마할 때도 느꼈지만 싫더라도 큰 소리를 안 내는 아이더군요. 주연이는 몸은 도글이나 노는 건 덩실이더군요. 아직 어려서 체력적으로 힘이 부치는 거 같지만 덩실방&사계절방 언니&오빠들이랑 잘 놀아요. 특히 언니들을 좋아하는 거 같구요. 서윤이는 그런 주연이를 무척 잘 챙기고 맏언니마냥 행동하구요. 상황판단도 빠르고 재치도 있어서 오히려 저의 좋은 친구같아요. 희연이는 조금 개구지기는 해도 큰 소리 없이 아이들과 잘 어울려 놀면서 항상 싱글벙글 신이 나 있더군요.


오후 간식으로 계란을 20개 쪘는데 처음에는 하나씩만 먹어서 계란이 많이 남아 걱정했어요. 그런데 왔다갔다 하면서 다 먹어치우는 걸 보니, 역시 많이 하길 잘 했다 싶습니다. 재영아빠는 어머니 생신때문에 4시쯤 미리 가시고, 아이들은 블록쌓기와 바둑 등을 두면서 각자 놀기 시작하네요. 6시가 되니 희연엄마가 전화를 하셔서 "힘드셨지요~"하고 일일아마들을 챙기십니다. 아, 하루가 짧지는 않군요. 그러나 그리 긴 하루도 아니었답니다. 이미 두 녀석에게 익숙해진 터라, ㅎㅎ.

6시 반쯤 되어서 아마들이 한 두 분씩 오시기 시작하면서 아이들도 덩달아 하원준비로 분주해집니다. 갑자기 우르륵 아마들이 오시고 나니 오늘의 하루도 끝이 납니다. 다들 한꺼번에 오셔서 가시는데 서윤이만 혼자 남을 거 같아 한주아빠가 서윤이는 데려다 주시기로 하고, 모두들 같이 나왔습니다.

아, 오늘 하루~ 잘 보낸 거 같습니다. 아이들과 어떻게 놀지 미리 고민을 안하고 시작한 하루라, 가끔 당황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그건 저의 기우라 믿고 싶고, 아이들은 매 순간순간이 즐거운 듯 합니다.

예전에는 항상 교사들과 함께 아마를 하다보니 아이들을 볼 때도 약간의 여유(?)가 있었는데, 온전히 아마들로 이루어진 하루를 보내고 나니 분주하기도 하고, 또 아이들 모습이 새롭기도 합니다. 뭐랄까~, 부모랑 교사들이 없으니 더 진솔하다고 할까~, 아무튼 아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조금씩 보게 되어서 저도 많은 생각을 한 하루였습니다.

그리고 아마를 하신 분들은 누구나 느끼시겠지만, 교사분들 대단하십니다. 일당 3명을 보는데도 힘겨울 때가 많은데 28명의 아이들을 한꺼번에 돌보시려니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힘드실 거 같습니다. 존경스러울 따름입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경태아빠도 일일아마를 해 보았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보지만~, 불가능하겠죠? 아무튼 2010년 마지막 하루는 그렇게 보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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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경태인맘 ( 2011-01-05 12:01:34 (7년이상전)) 댓글쓰기
도시락 공지는 무지 열심히 했는데, 막상 이날 도시락 없이 태인이만 덜렁 보냈네요. 아마일지 보다 이제야 생각났어요. 아마일지 보는 재미가 쏠쏠하네요.
모모맘(서원맘) ( 2011-01-05 12:52:25 (7년이상전)) 댓글쓰기
저희 시댁이 신정을 쇠서 음식준비하느라 많이 바빴거든요.
그래서 서원이를 터전에 보내고 싶었는데.. 자기도 방학땐 쉬어야 된다고 하더라구요.. -_-;;
하는수없이 같이 음식만들었답니다.

썰매장도 다녀오시고 이래저래 고생 많았어요.
교사없이 하는 아마활동이 정신없었을텐데 수고하셨습니다.
주연아빠 ( 2011-01-05 13:05:40 (7년이상전)) 댓글쓰기
고생많으셨습니다. 그날 주연이가 형님들이 자기 소세지를 다 먹었다고 했는데 이런 상황이었군요. 그리고 다음에는 경태아빠가 꼭 아마를 해보시길 바랍니다.
안정현엄마 ( 2011-01-05 21:07:43 (7년이상전)) 댓글쓰기
애쓰셨습니다. 아마들도 그러하지만 길지도 않은 방학도 쉬지못하고 나온 깨동이들에게도 수고 했다는 말을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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