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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비장애인 마을 공동체 강화 '우리 마을'을 소개합니다.
작성자 : 오리
  수정 | 삭제
입력 : 2012-06-29 14:39:22 (7년이상전),  조회 : 473
강화도 ‘우리 마을’을 소개합니다

유찬호 : 대한성공회 사제입니다. 현재 우리마을 원장으로 재직 중이며, 강화에서 시민운동, 장애인운동, 공동체활동을 힘닿는 데까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가난한 이들, 특히 장애인들과 함께 공동체를 만들어 살고자 하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강화도 ‘우리마을’은요

강화도 길상면 온수리에 있는 우리마을은 형식적으로는 지적장애인 근로사업장입니다. 55명의 성인 발달장애인들과 비장애인 직원 30여명이 함께 일하며 콩나물, 유정란,순쌀로 만든 빵과 과자를 생산하고 기계부품 조립 등을 통해서 월 약 1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우리 마을은 중증발달장애인을 위한 주간보호센터, 그룹홈, 기숙사 등을 주요 시설로 가지고 있는데, 설립자 김성수 주교님의 설립 이념에 따라 장애인 친구들과 지속적으로 함께 살 수 있는 삶의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근로인으로 취업 상태에 있는 우리마을의 장애인들이 정년이 되면 부모님이나 형제들에게 돌아가야 하는 문제를 해겱하기 위해, 정년 후에도 함께 살아갈 수 있는 그런 마을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이지요.


지역사회와 공생-공존하는 공동체를 꿈꾸며

우리마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더 나아가 우리마을 직원들과 주민들이 함께 일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를 꿈꾸고 있습니다. 강화지역의 특성에 맞는 사업들을 개발해 지역주민들과 함께 가치를 나누는 마을 공동체를 꿈꾸는 것입니다. 막연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우리마을이 발달장애인 중심의 특성화된 근로사업장이라 충분히 실현 가능한 꿈이라 믿습니다. 우리마을에서는 현재 생활협동조합, 학교, 풀무원, 삼성 등에 콩나물을 납품하고 있는데, 풀무원으로부터 다양한 제안과 요청을 받고 있습니다. 대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기업 이미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풀무원이 지향하는 기업 이념과 일치하기도 해서, 풀무원과 함께 우리 마을은 장애인의 고용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 더불어 지역사회에 기반을 두고 평생 살아 갈 수 있는 마을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강화도의 많은 농부들이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더욱 어려운 농업 환경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가까운 주민들의 말을 들어보면 논농사 만 평을 지어도 매출 3천만 원이 나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런 현실 때문에 농민들의 생존에도 큰 위기가 닥쳐오고 있어 우리 마을은 이런 농민들과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사업들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풀무원이 우리마을에 유정한 생산을 제안하면서 대략 일일 10만 개를 생산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유정란을 생산만 해주면 풀무원에서 100% 납품을 받아 가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마을에서 독자적으로 10만개의 유정란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여러 가지 제반 조건들일 많은데, 그 중 가장 큰 문제가 바로 땅을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지역 농민들과 함께 유정란을 생산할 계획을 세우게 되었습니다. 대략 4,000마리 정도의 알을 낳는 닭을 키우면 4인 가족 기준 한 달 평균 수입이 300~400만 원 정도는 된다고 합니다. 4천에서 5천 마리의 닭을 20가구가 키운다면 알을 10만개 가량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 농민들과 함께 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지요. 농가에서 생산한 알을 우리마을로 모으고, 씻고 분류하고 포장하는 일은 우리마을 장애인과 비장애인 직원들이 함께 하면 됩니다. 이렇게 지역 농민들과 우리마을 장애인들이 서로 공생하고 협력할 수 있는 일들을 만들어 갈 계획입니다. 지역적인 특성을 살려 우리마을 장애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일이 지역주민들에게도 큰 보탬이 되고 이득이 된다면, 누가 장애인들이 지역에 들어와 주민으로 사는 것을 반대하겠습니까? 그래서 우리마을에서는 장애인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서 장애인들이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 내고자 하는 것입니다.
우리마을은 올해 인천시 교육청과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일반 고등학교 특수학급, 특수학교, 그리고 전공과 학생들이 2박 3일 동안 직업체험과 지역탐방 프로그램을 통해 좀 더 실질적인 직업훈련을 받고 연말에는 취업으로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일터 적응에 대한 어려움을 체험을 통해 해결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집이나 학교에서와는 다른 일터에서의 모습을 관찰해 장애인 개개인의 특성과 근로능력을 측정하여 일터에 쉽게 적응하도록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이렇게 우리마을이 다양한 사업들을 하는 중요한 이유는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함께 더불어 살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마을에는 특수교사, 시설종사자, 장애인 부모님들이 많이 찾아오십니다. 방문하신 부모님들께 꼭 드리는 말씀이 있는데 “자녀들이 성년기가 되었을 때, 그때가 정말 부모님들의 열정과 노력이 필요하지 꼭 힘을 아껴두시라”는 얘기입니다. 아이가 다양한 교육과 경험을 통해 성장하기를 바라는 부모들의 갈망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학령기 때 모든 정성과 열정을 쏟아 부은 부모님들 중 자녀가 성인기에 접어들면 지쳐서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정작 부모님들의 이해와 적극적인 노력이 더 필요한 시기는 성인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아이가 학교를 다니는 동안에는 100%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공교육 시스템에 의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자극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지만, 고등학교나 전공과를 졸업하고 나면 아이는 온전히 가족들, 특히 부모님들의 몫으로 남겨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성인 발달장애인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십여 년 넘게 활동하면서 아프지만 사무치게 깨달은 것은, 성인기가 되면 대부분의 장애인들이 갈 곳도 없고 할 일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는 부모님들께 “긴 호흡으로 멀리 보고 지치지 않도록 천천히 함께 가자”는 말씀을 드리곤 합니다.


노동을 통한 자립을, 연대를 통해


우리마을이 교육적인 기능까지 하면서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마을 공동체를 만들려고 하는 것은 일본의 ‘장애인 차별과 싸우는 공동체 연합(공동련)’이라는 단체를 통해 배운 바가 많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공동련은 장애인들과 부모들 그리고 장애인 단체 활동을 했던 활동가들이 중심이 되어 만든 조직입니다. 이 조직의 특징은 장애인들이 정부에서 주는 장애인 수당을 거부하고 자신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정부에 오랫동안 요구하고 싸우면서 만들어진 단체라는 점입니다. 공동련은 장애인 수당을 직접 주는 방식이 아니라 장애인들이 일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만드는 데 그 비용을 활용해 장애인들도 지역사회의 사업장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하고, 비장애인 급여의 60~70% 정도를 받으며 자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냈습니다. 공동련의 경험에서 배우는 것은 정부에서 주는 보조금이나 후원자들의 후원금만으로 살아가는 장애인과 자신의 노동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장애인은 삶의 질과 권리에서 아주 큰 차이가 난다는 사실입니다. 장애인이든 비장애인이든 경제적인 자립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인간의 권리를 지키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인 장애인들에게는 무엇보다도 가장 우선되어야 할 복지가 바로 일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우리마을에서는 장애인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정책 활동을 열심히 합니다. 장애인 부모님들에게도 연대활동을 하시라고 안내하고 권장하면서, 꼭 장애인 정책과 제도의 변화에 관심을 가지셔야 된다고 말씀드립니다.
성인기에 접어든 장애인들의 부모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하나같이 다들 앞으로의 일들을 걱정하십니다. 아이가 성인이 되고 시간이 지날수록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씀들을 하시는데, 이 문제야 말로 앞으로 다가올 일인데 누군들 정답을 가지고 있겠습니까? 누구도 정답을 가지고 있지 않고, 이렇게 하면 된다고 확실한 방향을 제시하지도 못할 문제라고 봅니다. 그러니 혼자서 답을 찾으려 하지 마시고 함께 연대할 수 있는 사람들을 조직해서 함께 답을 만들어 가야한다고 말씀을 드리곤 합니다. 부지런히 정책토론회에도 찾아다니면서 장애인 정책이 어디로 어떻게 가고 있는지, 장애인 법과 제도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지금 내 아이가 누릴 수 있는 권리는 무엇인지에 대한 지식도 쌓고, 혼자서 고민하지 마시고 다른 부모님들과 연대하고 단체와 연대해서 부지런히 활동을 해야 합니다. 장애인 단체나 협회가 많지만 발달장애인은 그 부모가 나서지 않으면 나아지는게 없거나 나아지더라도 그 변화가 미미하기 때문에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을 해야 합니다. 부모 한 개인의 힘만으로는 우리 자녀들의 미래를 바꿀 수도 없고 감당할 수도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연대의 힘이 필요한 것입니다. 간혹 부모님들 중에는 “세상이 좋아지고 있으니 내 아이가 크고 성인이 될 때쯤에는 지금보다 더 좋아지지 않겠느냐.”는 막연한 기대나 희망을 갖기도 하시는데, ‘우는 아이 떡 하나 더 준다’는 속담이 있듯이 ‘내 아이의 권리를 보장하라’고 외치지 않고, 행동하지 않고, 찾아 나서지 않고 그냥 기다린다면 우리 아이들의 장애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모님들처럼 열심히 활동을 하시며 여러 길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포기할 수 없는 꿈, 여러분과 함께


사람이 하는 일이니 실수도 있을 것이고 시행착오도 겪을 거라 생각합니다. 중요한 것은 꿈을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마을의 꿈과 계획을 들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너무 좋은 계획이다”라고 말들을 해줍니다. 선한 뜻을 가지고 하는 일이니 잘 될 거라 믿지만, 여기에는 반드시 다음과 같은 전제 조건이 몇 가지 필요한 듯싶습니다.
첫째, 너무 서두르지도 말고 욕심을 내서도 안 된다는 것입니다. 좋은 뜻으로 시작한 일이었지만 욕심을 부리기 시작하자 결국 좋지 않게 끝나는 것을 많이 봐왔기 때문입니다. 모든 일의 시작과 끝이 철저하게 공적인 일이 되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지나친 욕심을 견제할 수 있고, 달릴 때와 멈출 때를 분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이 일은 장애인 당사자, 부모와 그 가족, 우리마을과 같은 기관, 이렇게 세 주체가 함께 이뤄가야 하는 일입니다. 당사자나 부모가 손을 놓고 기관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마을과 공동으로 노력하고 이해하고 협력하면서 함께 가야 하는 주체인 것입니다.
셋째, 이런 계획들을 통해 장애인들의 자립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계획은 좋은데 되겠어?”라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뜻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노력하면 꼭 이뤄질 것이라 믿습니다. 한 개인이나 조직의 힘만으론 어렵겠지만 여럿이 함께 힘을 합하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꼭 성공해서 이런 모델이 성공 사례로서 전국에 전파 되도록 해야 합니다.
넷째, 이런 뜻과 계획을 가지고 있는 우리마을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것입니다. 이런 일들을 여러 단체들에서 시도해 왔고 지금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여러모로 힘들고 또 어려움에 처한 곳들이 많습니다. 우리마을은 참 좋은 이념과 가치 위에 훌륭한 물적 기반과 토대를 가지고 있으니 반드시 성공하리라 믿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기에 여러분들의 관심과 지원이 따른다면 그 날이 좀 더 빨리 좋은 모습으로 다가올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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