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1일 불날
오랜만에 하루이야길 씁니다.
주말에는 광화문 누각 앞에 앉아 내가 어떤 나라에서 살고 있는지 두 눈으로 보면서
만다라의 말처럼 어디가 바닥일까 싶은 생각을 했습니다.
무대포와 캡사이신을 유족과 시민들에게 현정부를 보면서,
그리고 경찰들이 왜 사람들에게 그렇게 하는지 묻는 하경이를 보면서,
정말 욕이 나왔지요.
경찰들이 시위대를 막아서는 것에 겁을 먹은 하경이는 집에 가자고 했습니다.
어느 분은 걱정이 되는지 “애들 데리고 집에 돌아가셔요.” 라고 하셨지요.
그 순간 조금 부끄럽기도 했어요.
내가 바라는 것을 아이들에게는 욕구하는 엄마인가......
그러면서 그 자리를 떠날수가 없었어요.
“하경아 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그런 두려움이야. 이렇게 경찰이 막고
있는 걸 보고 우리가 두려워서 여길 떠나기 바라는거야.“ 라고
저한테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경이에게 했지요.
11시쯤 잠자는 하람이를 업고, 하경이와 팔짱을 끼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우리는 이렇게 돌아가서 이제 편안하게 씻고 자면 끝일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지독히 어두운 밤을 보내고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오늘은 생태나들이가 있는 날입니다.
하루열기 시간에는 후원의 밤에 오신 손님들께 드릴 책갈피의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림이라는 말에 “아이...”라는 아이들도 있지만,
손님들께 선물로 드린다고 열심히 설명하는 저를 보면서,
싫다고 해도 징검은 그리겠구나 ^^ 싶었는지
뭘 그릴지 물어봅니다.
마당에 제비꽃이 한창이니 제비꽃을 그려보자고 했습니다.
마당에 졸망졸망 앉아 제비꽃을 그리는 아이들 옆에서
저는 마당을 둘러보았지요.
옆에 앉아 있으면서 이런저런 잔소리나 하지 말고....라는 생각으로...^^
그림을 그리고 생태나들이 가려고 준비하는 저에게,
지음이가 “난 생태나들이 안가고 싶어.”라며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습니다.
아무래도 태연이랑 투닥투닥 싸운 듯 합니다.
그래서 왜 생태나들이에 안가고 싶은지 물었습니다.
“산학교 친구들이 싫어. 나 산학교 괜히 온 것 같아.”
그런 지음이에게
“친구들이 싫은 게 아니라 친구들이 같이 놀지 않아 속상한 거야?”라고
물으며 “그럼 친구들과 같이 이야기 해보자.” 했더니
“아니야. 그냥 나들이 갈게.” 합니다.
지음이가 하고 싶었던 말이 무엇일까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했습니다.
일단,
출발도 늦고,
지음이의 속상한 마음이 있어,
버스를 타고
나무놀이터에 갔습니다.
저의 탁월한 선택!^^
모험심 많고 겁이 없는 지음이는
가장 먼저 높은 곳에 올라가
친구들을 불렀습니다.
“김지음, 생태나들이 잘 왔지?”
“아니.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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