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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준비하고 빙수 먹던 그 날 (8월 24일 무지개 아마)
작성자 : 싱글이
  수정 | 삭제
입력 : 2011-08-26 01:17:27 (7년이상전),  수정 : 2011-08-26 01:40:33 (7년이상전),  조회 : 175
["당근 누가 심을래?" ...] DSC03207.jpg (4.67MB)
[수수께기 시간, 인증샷 한 장!] DSC03208.jpg (4.39MB)
[언니 동생 힘을 합쳐 모종 자리에...] DSC03223.jpg (4.99MB)
[토닥토닥, 잘 자라거라~] DSC03219.jpg (5.06MB)
[옹기종기 모여, 야무진 깨동이들] DSC03232.jpg (4.76MB)
[모래놀이 삼매경] DSC03236.jpg (4.94MB)
[민준이와 서원이의 부추김치 만들...] DSC03238.jpg (4.61MB)
[오늘의 배식 당번 : 한주, 윤선,...] DSC03240.jpg (4.54MB)
[많이 의젓해진 점심 시간, 밥풀...] DSC03242.jpg (4.52MB)
[후식 토마토를 양 볼에 가득] DSC03248.jpg (4.62MB)
[식사 후 독서 - 정말 뿌듯하네요...] DSC03243.jpg (4.52MB)
[전원 취침 사계절] DSC03251.jpg (4.6MB)
[팥빙수 제조 중] DSC03282.jpg (4.69MB)
[우리는 언제 먹나...] DSC03261.jpg (4.61MB)
[덩실이는 팔찌 만드는 중. 여진이...] DSC03283.jpg (4.57MB)
[하늘마음이 만든 책과 지갑, 불티...] DSC03302.jpg (4.45MB)
[그리기 좋아하는 깨동이들] DSC03305.jpg (4.52MB)
[손가락 인형] IMG_3773.jpg (885.12KB)
1. 아침.. 아침 열기, 수수께끼, 텃밭, 소꿉놀이

민준이 손 잡고 10시 도착, 이미 시작된 아침 열기에 슬그머니 끼어든다. 고개를 돌릴 때 '슥슥슥' 소리가 나면 몸이 많이 굳은 것이라는 하늘마음 이야기에 빼빼로는 아예 돌아가지 않을 때가 있다며 낙심한다. 나도 맹렬히 돌려 본다. 정말 '슥슥슥슥' 소리가 난다. 허걱.

오늘 하루 일정을 소개하는 하늘 마음. 무지개 아마 첫 타자인 나를 소개하자, 깨동이들이 좋아라 한다. 애들아, 너희들의 진심은 모~니? 그래도 낮잠은 자야한단다~~

엄마와 있기를 열렬히 주장했다는 윤성이와 엄마와 있어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을 현준이를 제외하고 13명 사계절 모두 집합. 사계절방에 모여 빼빼로가 내는 수수께끼를 풀고 있다.
"예쁜 분홍색 티셔츠를 입고 온 깨동이는 누구?"
"자민이~!"
"빼빼로처럼 자전거가 그려진 옷을 입고 있는 깨동이는 누구?"
(바쁘게 돌아가는 아이들의 눈동자) "유강산!"
빼빼로가 이렇게 아이들 하나하나를 수수께끼로 소개한다.
누구는 두 번 했다며 사실무근의 의혹을 제기하는 깨동이들도 있다만, 애들아, 그거 아니?
한 아이도 빠뜨리지 않으려고 앉은 순서대로 수수께끼 내고 있다는 거.
매번 열심히 눈알 데록데록하는 너희들이 증말~ 깜찍하다~ ^^

오늘 나들이 장소는 텃밭. 김장 준비 시작이다. 계획은 아침 열기 때 일어준 대로, 7세는 모종 심을 구멍에 물주기, 6세와 덩실이는 모종 심기, 도글이는 씨 뿌리기였으나 실행은 마음 가는 대로 그저 열심히 하는 거였다. 배추 모종은 이리 삐딱 저리 삐딱 좀체로 제대로 서 있기 힘들었으나 그래도 알아서 잘 자라리라 믿는다. 쪽파는 마늘 하나 크기의, 제법 던저 넣을 만한 것이어서 뿌리는 재미가 쏠쏠했으나 흙을 너무 대충 덮어 놓은 것은 아닌지, 잘 자랄지 걱정이다. 시금치와 당근 씨는 간격을 두고 톡톡 뿌려 주어야 하는데 어린 지후가 참 잘 하더라. 그러나 텃밭에서 아이들 마음을 사로 잡는 것은 이것만이 아니다. 떼죽음 한 올챙이 구경하느라 후다닥, 뛰어 오르는 메뚜기 잡느라 후다닥, 그 와중에 도둑과 경찰, 그리고 나그네(무슨 역할인지..)가 등장하는 놀이 하느라 후다닥닥닥 정신없다. 텃밭에서는 무, 배추, 시금치만 자라는 게 아닌 것 같다. 아이들의 느낌, 생각, 호기심이 무럭무럭 자란다.

텃밭일 끝내고 나니 시간이 좀 남는다. 덩실이는 팔찌 만들러 덩실방으로 가고, 사계절과 도글이는 모래밭으로 직행이다. 모래로 정말 많은 것들을 만들어 사고, 팔고, 먹고, 마시고, 뽐내고, 자랑하고, 즐거워했다. 정말 나는 없고, 내가 만든 것들만 있는 듯한 몰입의 경지. 모래밭이 아이들에게 주는 기쁨은 무한한 것 같아 보였다. 터전이 어디로 옮겨지든 그 곳엔 꼭 이렇게 모래가 있어야 할 듯 싶다.

2. 낮.. 옛날이야기, 발마사지, 빙수

호두나무표 오찬을 양껏 먹은 후 낮잠 시간이 왔다. 무서운 이야기를 외치는 깨동이들 사이에서 정우의 안색이 좋지 않다. '정우야, 너도 지우 누나처럼 무서운 이야기를 싫어하는 구나. 어쩌나.. 오늘 준비한 얘기는 '구미호와 산딸기'인데. 그러나 정우야 너무 걱정마라. 너를 위해 두 가지 버젼을 준비했단다.' 제목은 구미호를 살짝 감추고 '겨울 딸기'로 공지했다. 그러나 정작 이야기가 절정에 이르렀을 무렵, 원작과 다른 결말을 호소한 깨동이들은 자민이와 윤선이었다. 구미호의 비밀을 밝히지 말아 달라며 두 손 모으고 애원하던 여자아이들 덕분에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됐다. 역시 공감능력은 남자가 여자를 따라가지 못하는 듯하다. 더 무서워야 된다며 항의하던 깨동이들은 전부 남자였다.ㅋ

옛날이야기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낮잠을 재워야 할 시간. 난 이 시간이 가장 힘들다. 지난 번에는 잠 안 자고 장난 치는 깨동이들한테 "민준엄마, 학교 선생님이다. 중학교 형아들도 민준 엄마 무서워 해, 그러니까 빨리 자."하는 되도 않는 협박을 했다가 비웃음을 사고 말았다. 내 아들이 제일 먼저 웃더라.. 참, 열 받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그랬던 사계절 깨동이들이 모두 잠든 초유의 사태 발생. 비결은? 풀잎의 발.마.사.지. 민준이가 가끔 풀잎처럼 발을 쓰다듬어 달라기에 무슨 소린가 했더니, 풀잎이 도글이들 다 재우고 들어와 잠못 이루는 사계절 깨동이들 발을 맛사지해 주는 것이 아닌가. 민준이, 태환이, 현서까지 모두 발 마사지로 재웠다. 나도 풀잎 따라 한주 발을 맛사지해 주었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잠이 들었다. 그 사이 손장난하던 희수, 강산이, 정우도 모두 잠들었다. 사계절 아마 세 번째인데, 전원 취침은 처음이다. 풀잎의 따뜻한 마음과 정성에 감동 받는 순간이었다.

가장 늦게 잠든 아이는 현서였는데, 가장 먼저 깬 아이도 현서였다. 심심해서 혼자 입소리 내고, 이불 펄럭이고 하는 현서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는 사이 하늘 마음이 현서를 불러냈다. 간식 준비를 도와 달라며 빙수에 넣을 복숭아를 자르게 했다. 현서는 신이 나서 복숭아를 잘랐다. 하늘마음과 호두나무의 칭찬에 얼굴이 환해진 현서. 분명 행복해 보였다. 원칙도 중요하지만, 아이 마음 읽어주기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오후 간식은 팥빙수였다. 1년에 단 한 번 먹는다는 그 팥빙수를 나도 먹었다. 뷔페식으로 토핑이 진열되고, 하늘마음이 이름을 부르면 얼음과 우유가 담긴 그릇을 받아 미숫가루, 복숭아, 단팥, 딸기잼을 얹어간다. 그릇이 흘러넘치도록 빵빵하게 담아 넣는다. 제빙기가 하나라 속도가 더디다. 먼저 먹는 아이들은 신이 났으나, 호명을 기다리는 아이들은 애가 탄다. 뒤로 갈수록 절규에 가까운 안타까운 외침. "찍찍이~ 난 언제 먹어~~!!!" 급하면 하늘마음이 아니라 찍찍이다.^^ 다음엔 제빙기 좀 여러 대 두고 먹어야 겠다. 성질 버릴 듯.ㅋ ㅋ 다 먹고 나니 하늘마음이 한 마디 한다. "얘들아, 우리 내년에 또 먹자~"


3. 저녁.. 손가락 인형, 곤충 접기, 동물 그리기

오후 활동을 생각해 보라는 무지개의 조언에 힘 입어 손가락 인형을 준비해 보았다. 흰 부직포를 사서 손가락 모양으로 자르고 바느질을 했다. 검지 손가락에 끼울 만한 크기인데, 표면이 거칠거칠해서 섬세한 그림은 그리기 어려웠다. 유성매직으로 사람 얼굴을 그린 후 손가락에 끼우고 놀았다. 말이 손가락 인형이지 참 허접하기 그지 없었는데, 깨동이들은 좋아라 했다. 동생 갖다 준다, 오빠 갖다 준다며 한 개만 더 달라고 통 사정을 하는데, 뭐든 하자는 대로 잘 따라주고 좋아해 주는 깨동이들이 정말 고맙고, 예뻤다.

이어 준비해 온 책으로 사슴벌레도 접고, 장수풍뎅이도 접고, 나비도 접고 했는데 이때부터 기호에 따라 파가 나뉘었다. 강산, 청, 한주, 희수, 윤선, 자민, 태환이는 곤충접기에 열중하고, 나머지는 시장놀이로 합류했다. 거실에선 하늘마음이 이면지를 모아 책을 만들어 팔았다. 종이를 너무 쉽게 써 버리는 깨동이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 만들었단다. 시장놀이를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지갑도 만들어 팔았다. 난, 그 책과 지갑을 사러 가는 아이들에게 종이돈을 만들어 주었다. 요즘은 시장놀이가 대세인 것 같다.

6시가 지나고, 남아있는 깨동이들과 동물 그리기를 했다. 좋아하는 동물 캐릭터를 그려 주면, 색칠을 한다. 요거 하느라 데리러 온 아마들이 꽤 오랜 시간 아이들을 기다렸다. '동물을 그리자'라는 책인데 다양한 도형을 이용해 특징이 잘 드러나는 동물 그림을 그릴 수 있다. 꽤 유용하다. 아마들이 책 제목을 적어 갔다. 터전에도 한 권 사서 비치하면 좋을 듯 싶다.

4. 소감.. 어떤 순간에도 비난의 말을 퍼붓지 않던 큰 깨동이들의 모습. 고맙고, 또 고마웠다. 일일아마를 하고 나면 깨동이들 하나하나가 참 가깝게 느껴진다. 일일아마는 '공동육아의 꽃'이 맞다.

 



"당근 누가 심을래?" "나! 나!"



수수께기 시간, 인증샷 한 장!



언니 동생 힘을 합쳐 모종 자리에 물 뿌리기



토닥토닥, 잘 자라거라~



옹기종기 모여, 야무진 깨동이들



모래놀이 삼매경



민준이와 서원이의 부추김치 만들기



오늘의 배식 당번 : 한주, 윤선, 경태



많이 의젓해진 점심 시간, 밥풀 찾기 힘드네요~



후식 토마토를 양 볼에 가득



식사 후 독서 - 정말 뿌듯하네요^^



전원 취침 사계절



팥빙수 제조 중



우리는 언제 먹나...



덩실이는 팔찌 만드는 중. 여진이는 모..하나?



하늘마음이 만든 책과 지갑, 불티 나게 팔렸다.



그리기 좋아하는 깨동이들



손가락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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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지후엄마) ( 2011-08-26 08:40:40 (7년이상전)) 댓글쓰기
고생하셨어요. 아이들의 모습이 눈앞에 그려집니다. 저도 담에 아마할때는 놀이준비를 좀 해야지 싶었는데, 손가락인형놀이. 재밌네요.(저도 신기했던게 절대 잘 것 같지 않던 아이들이 큰깨동이들의 맛사지로 쿨쿨 잔거랍니다.)
경쓰맘 ( 2011-08-26 14:02:38 (7년이상전)) 댓글쓰기
아, 발맛사지를 해 주셨구나~~. 저는 어제 일일이 아이들 돌아가며 토닥여줬는데 현서, 윤아, 한주, 민준이는 끝내 포기! 민준이는 잘 듯 하다가 형아들 놀이에 깨고, 나머지 셋은 눈 피해 노느라 정신없더라구요. 토닥여도 눈이 말똥말똥~~. 잠 안 자는 아이들 위한 공간이나 활동이 따로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작년에 7세 활동하던걸 지금도 계속 하는지 궁금해졌다는~~.

저도 조만간 일일아마 일지 올려보도록 할께요. 사진기는 가져갔으나~~, 그림그리다 허리도 못 펴봤다는~~@@
서원아빠 ( 2011-08-26 17:38:01 (7년이상전)) 댓글쓰기
아~ 나도 깨동이이고 싶어라.
하루종일 먹고, 놀고, 자고, 책읽기가 일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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