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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좋은 글을 지금서 보다니...
작성자 : azinku
  수정 | 삭제
입력 : 2005-05-10 10:19:30 (7년이상전),  조회 : 287
용화가 대견합니다. 자전거를 타고 공원을 누비는 모습이 눈에 선하군요. 본인도 얼마나 뿌듯하겠어요. 코끝이 시큰. 꽁지 말씀처럼 진달래의 노고가 다 이런 복이 되려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진달래의 글을 보고 "나를 지탱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해봤습니다. 몇일전에 인경이가 제게 묻더군요:

-엄마, 머리가 텅빈게 뭐야?
-잉?
-동연이가 날더러 그랬어 "야, 송인경, 너는 머리가 텅비었냐?"라고.
-그건 생각이 없고 뭘 모른다는 얘기야. 네 생각에는 네가 그런 것 같애?
-아니.
-엄마도 그래. 동연이가 뭘 몰라서 그랬는지도 몰라. 애들은 가끔씩 뭘 잘 모를 때도 자기는 안다고 생각하거든. 그럴 땐 "너는 머리속에 뭐가 들었냐?"라고 해봐. 한번 해볼래?
-"너는 머리속에 뭐~~~가 들었냐?" (자기도 화가 조금 났나 봅니다. 과격한 어조로).

이 얘기를 듣고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 많이 들을 얘기인지도 모르는데, 왜 이런 류의 얘기를 들을 때마다 흥분되고 화가 나고, 또 애써 애 앞에서는 이런 것을 감추면서 설명을 해주고 대처 방법을 얘기해줘야 하는가. 예전에 들었던 그 모든 것과 맞물리면서 더 화나고 그렇더군요. 그러다가 아이가 이렇게 자기가 겪었던 일, 자기가 모르는 것에 대해 질문하고 얘기하는 것도 이 얼마나 큰 복인가. 영영 나와 의사소통 못할 것이라는 절망감을 느꼈던 적도 있었기에 이 모습이 너무 대견하고 또 사랑스러운 것이 아닌가.

지난 토요일 옛적 친구, 고등학교 동창의 둘째 아가 돌잔치에 인경이와 같이 갔었습니다. 가서 잘 먹었는데, 인경이는 옆 자리에서 하는 칠순잔치의 사회자 소리가 마이크를 통해서 나오는 것이 무척 싫었던 모양입니다. 게다가 나오는 가라오케 기계음... 아이가 당황하고 귀를 막고... 또 시작이다. 어쩌지... 안심을 시키고 얼른 먹고 가자고 했더니 조금 가라앉고선 먹습니다. 다행히 음악소리는 줄어들고...

돌잔치 끝나고 그 자리에 같이 있었던 다른 동창 집에 놀러갔습니다. 그 집에 8살 여아, 7살 남아 연년생이 있는데, 인경이가 같이 잘 끼어서 신나게 놀더군요. 그걸 보고 저는 또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커준 인경이가 너무 고맙더군요. 터전의 친구들, 학교의 애들은 인경이가 약간 엉뚱하고 뭘 잘 모른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그것은 처음의 인상이 그렇게 박혀 있기 때문이구나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지난 1년간 이렇게 많이 달라졌는데... 새로운 아이들과 놀 때의 모습은 너무나 다릅니다. 그래서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게 해줘야 겠구나 생각을 했습니다.

이렇게 희비가 엇갈리고, 긴장과 이완이 엇갈리는 가운데 조금씩 힘이 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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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준화엄마 ( 2005-05-25 23:17:53 (7년이상전)) 댓글쓰기
아진도 이런 어려움을 겪는 줄은 몰랐네요. 이 글을 읽어도 여전히 무엇이 아진에게 그런 열정이 주는지 모르겠네요.
*사이다*서현맘 ( 2011-11-01 18:07:31 (7년이상전)) 댓글쓰기
아우라가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어요..아진님 보면서요.배울수 있을것 같아..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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