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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의 놀이와 말
작성자 : 용화준화엄마
  수정 | 삭제
입력 : 2005-05-25 23:07:25 (7년이상전),  조회 : 408
지난 주 목요일(5/19) 저녁에 용화와 쌀놀이를 하면서 언어를 끌어내는 새로운 경험을 했습니다.
깔때기에 쌀을 부어 주면 용화는 깔대기에서 쌀이 쏙 빠져나가는걸 보기도 좋아하고
깔때기에서 떨어지는 쌀 만지기도 좋아해요.
그리고는 또 부어달라는 몸짓을 하지요.
이날 저녁에는 엄마가 "또?" 하고 묻고 "또-"라고 대답하며 몇 번 쌀을 깔때기에 부어 주다가
또 부어야 할 때에 잠시 기다렸지요(Communication Temptation, 의사소통 유혹을 생각하며).

그랬더니 용화가 "또"라고 말하며 깔때기를 내밀어요.
신기하게도 몇 번이나 연속해서 "또"라고 말하며 요청하길래,
이번에는 "또 부어?"라고 묻고 "아, 또 부어"를 두 번쯤 말하며 쌀을 부어 주었지요.
그리고 다음에는 기다렸어요.
그랬더니 용화가 "또 부-"라고 말하더군요.
얼마나 신기하던지!
'여기서 더 나아가 보자' 생각하고 이번에는 "엄마가 부어?" 묻고는 "엄마가 부어"라고 두 세번은 대답까지 하고
다음 차례에는 기다렸지요.
그랬더니 용화가 "엄마 부-"라고 요청해요.
이 신기한 경험을 몇 차례나 하고 나서 "또 부어?" "엄마가 부을까?" "또 줘?" 등 "또, 엄마, 부어, 줘"를 생각나는대로 여러 조합으로 말해보았지요.
빨리 쌀을 부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인지, 아니면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을 때는 뭐든 덜 어려워하는 용화가 놀이에서 이완된 상태여서 무의식적으로 말을 하는 건지, 하여간 엄청 신기한 경험이었답니다. (용화가 잠이 덜 깨인 상태이거나, 아침에 잠에서 깬 직후에는 엄마를 정확한 발음으로 부르거든요).   

그래서 다음날인 금요일(5/20)에 파랑새 앞에서 그걸 다시 한 번 해보자는 생각에 쌀놀이 도구를 다 가지고 산집에 갔는데, 전날보다 더 쉽게 위의 말들을 하네요.
마치 무슨 대본에 쓰여진대로 말하듯이 말이죠.

아하!  아이들은 놀이상황에서 언어를 제일 쉽고, 빠르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습득한다는 말(응용행동분석 책에서 읽은 귀절)이 이 말이로구나!
직접 경험하는 순간이었죠.

이제는 식사 시간에 밥이나 국을 더 달라고 할 때도 "또," "또 줘," "더," "더 줘"라고 말하며 빈 그룻을 내밀고,
목욕탕에서 물놀이 할 때도 병을 들고 있는 엄마에게 컵을 내밀며 "또," "부어," "또 부어"라고 말해서 엄마를 놀라게 합니다.

용화의 언어수준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 정도가 뭐 대수냐고 할까봐 많이 망설이다가
그래도 거의 non-verbal에 가까운 용화가 이렇게 자발적으로, 더구나 기능적인 언어로 의사표현을 한다는게 엄마에게는 신기해서 올려봅니다.
엄마에게는 희망과 용기를 준 커다란 사건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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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나 ( 2005-05-26 14:11:11 (7년이상전)) 댓글쓰기
용화를 모르는 멀리의 이모도 용화가 얼마나 대견하고 고마운지...
azinku ( 2005-05-27 21:01:50 (7년이상전)) 댓글쓰기
용화야, 다음엔 아진만날 때도 "안녕"이라고 해주렴. 진달래, 제게도 희망과 용기가 생깁니다. 너무 좋아요.
서찬맘 ( 2005-05-28 11:56:48 (7년이상전)) 댓글쓰기
엄마의 정성이 하늘에 닿고 있나 봐요. 저도 정말이지 힘이 불끈 솟습니다. 수산나는 저희 영차 이사장님이십니다. 우리 사랑방도 꼼꼼하게 챙겨보시는 열성팬?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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