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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2월 26일(월) 아마일지
  수정 | 삭제
입력 : 2011-12-28 11:56:32 (7년이상전),  수정 : 2013-01-02 21:47:55 (7년이상전),  조회 : 114
◆ 일일아마 : 들국화(08:00~17:30, 덩실방), 아침(09:00~18:30, 도글방), 자전거(09:30~19:00, 사계절방)

◆ 등원 깨동이 : 서영, 영호, 지후, 효기, 주연, 경남, 강산, 현서, 청, 정우, 경태, 자민, 윤아, 그리고 9세 엄지우

◆ 내용
강산이가 한달 전부터 물었다. “아빠 언제 아마 해?” “왜?” “아빠가 빨리 아마 하면 좋겠어.” “왜 좋은데?” “아빠랑 터전에 같이 있는 게 좋으니까.” 강산이가 이 날을 얼마나 손꼽아 기다린지 모른다.

전날 다운받은 ‘나가수’를 보고, 늦게까지 아마활동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고민을 하다 잠을 잤다. 월요일이라 평소 흐름대로 나들이를 하지 않아야 한다. 크리스마스 주말을 보냈기에 아이들이 많이 힘들어할테니 말이다. 그리고 날씨도 영하 10도 안팎이다. 나들이를 할 수 있다면야 고민할 필요도 없다. 오후 활동만 준비하면 되니까. 오전 2시간 활동을 준비했다. 그래 결정했어! 그리고 12시가 넘어서 잠을 잤다.

아침에 일어나니 몸이 심상치 않다. 목에 가시가 걸린 듯 아프다. 이런 된장! 걱정이다. 시간에 맞춰 터전에 가니 적은 수의 아이들임에도 시끄럽다. 두렵다. ^^ 들국화는 오후 간식 고구마를 씻어놓으셨고, 아침은 점심밥을 안치셨다. 나는 아침열기 후 방별로 모둠활동 하며 먹을 귤을 씻어놓았다.

아이들이 놀던 것들을 싹 정리하고, 10시에 아침열기를 했다. 거실에 둘러앉아 등원아동을 확인하고, 인사를 하고, 체조 및 명상을 했다. 월요일이니 나들이는 없다. 오늘 하루 사이좋게 지내보자라는 당부를 했다.

이제 방별로 모여 모둠활동을 했다. 사계절방에서 또다시 당부를 했다. “우리 싸우지 말고 재미나게 지내보자. 자전거가 너희들과 놀려고 여러 가지 활동을 준비했다. 잘 하면 오후활동에서 멋진 공룡을 접어주마. 자전거가 공룡접기 박사인거 알지?” 뭐 이런 식으로... 좀 치사하지만 아픈 나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먼저 주말동안 지낸 이야기를 했다. 당연 크리스마스 선물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청이는 “그거 산타할아버지가 준 거 아니야. 엄마나 아빠가 주는거야.” 라며 나를 당황케 했다. 하지만 나머지 아이들의 힘있는 주장으로 무마됐다. 강산이는 아직도 산타 할아버지의 존재를 굳게 믿고 있다. 이어서 징검다리 건너기, 몸으로 말해요, 퀴즈대회, 말 전하기 놀이 등 준비해온 활동을 모두 소화했다. 아이들도 즐겁게 집중하며 활동했다. 중간중간 위기가 있었지만 강산이와 청이이게 경고 1~2회씩 주었더니 별 탈이 없었다. 특히 강산이를 시범케이스로 잘못한 일이 있으면 단호하게 혼냈다. 아빠가 아마를 하니 강산이가 많이 기대려하고, 어드밴티지를 요구했다. 몇 번 눈가에 눈물이 고이는 일이 있었지만 굴하지 않고 냉정하게 대했다. 평소 자전거의 자상하고 부드럽기만 한 이미지는 집어 던져버렸다. 이런 나의 태도와 공룡이, 하루를 나의 의도대로 끌고 가는 원동력이 아니었나 싶다.

점심은 거실에 모두 모여 먹었다. 덩실방은 오전에 효기네 집으로 가서 점심을 먹고 온다고 했다. 아침이 냉장고에서 찾은 버섯과 오뎅으로 맛있는 국을 끓이셨다. 하지만 아이들은 국을 별로 먹지 않았다. 사계절은 후딱 먹고 각자 놀고 있는데, 도글이는 세월아 네월아다. 영호는 느리지만 밥 한그릇을 해결했다. 지후와 서영이는 서로 반찬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먹고, 밥은 나몰라라다. 그들은 끝내 밥 한그릇을 비우지는 못했다. 내가 설거지를 하는 동안 아침은 점심상을 치우고 아이들 양치를 도와주셨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낮잠 시간이다. 책 한 권만 읽어줬다. 목이 아파서 천천히 작은 소리로 읽어줬다. 그랬더니 더 집중하며 잘 듣는다. 그리고 재웠다. 안 자려고 하는 아이들에겐 공룡을 상기시켜주었다. 그랬더니 결국 모두 잤다. 나도 조금 잤다. 내가 오한을 느끼는 까닭도 있겠지만 사계절방은 다소 추웠다. 낮잠 초반에 덩실이들이 들어오는 소리를 들었다. 짧은 마실 겸 나들이의 여파인지 덩실은 끝까지 잠을 자지 않았다.

낮잠 후엔 고구마와 매실차를 간식으로 먹었다. 덩실방에서는 지우가 주도하여 연극놀이를 하였고, 사계절방에서는 공룡접기를 하였다. 공룡을 말 잘 듣게 하는 용도로만 사용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아이들에게 선물로 접어주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아이들이 하나둘씩 돌아가고, 나는 끝까지 공룡만 접고 돌아왔다.

집에 오니 몸이 말이 아니었다. 온도를 높이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웠어도 으슬으슬 추워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


ps.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집안에서 두꺼운 패딩을 입고 있습니다. 아마일지 쓰는 것도 숙제로 계속 머리 속에 남아있어 편하게 쉴 수가 없습니다. 제가 아마일지 꼭 써달라고 부탁했으니 저 역시 써야겠지요. ^^ 다음에 아마활동을 하실 분들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루 한 분씩 대표로 아마일지 올려주세요. 금요일에 제가 또 아마를 하는데 그 때는 다른 분이 좀 써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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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아빠 ( 2011-12-28 14:39:32 (7년이상전)) 댓글쓰기
몸살에 고생하셨네요.
싱글이 ( 2011-12-29 00:24:15 (7년이상전)) 댓글쓰기
몸도 안 좋으신데 고생하셨어요. 사계절 깨동이들이 다양한 놀이로 무척 즐거웠을 것 같아요. 내일 아마 때 뭐 하며 놀까 생각했었는데, '몸으로 말해요'와 '전달하기' 재탕해도 좋을 듯 한데요.^^
아침동산(엄정우빠) ( 2011-12-29 08:39:26 (7년이상전)) 댓글쓰기
강산아빠 정말 고생많으셨네요. 강산아빠 같은 분이 있어서 우리 어깨동무가 참 편안한 곳이 되는 것 같아요.
아픈 몸 이끌고도 아마를 잘하셨는데, 푹 쉬고 건강해지길 바랍니다.
자스민(여진엄마) ( 2011-12-29 20:03:10 (7년이상전)) 댓글쓰기
아픈 몸을 이끌고 아마 하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아마 준비에, 진행하는 모습에 참 든든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러모로 귀감이 되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감기 빨리 낳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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