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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가방이 돌덩어리군"-1,2학년 가을들살이1
작성자 : 작은나무
  수정 | 삭제
입력 : 2015-10-18 21:32:10 (7년이상전),  수정 : 2015-10-18 21:33:14 (7년이상전),  조회 : 412
2015년 10월 13일 화요일 날씨; 하늘이 푸르고 높다.

제목: “여전히 가방이 돌덩어리군.”

신촌에서 3000번 버스를 타고 강화터미널에 도착했다.
큰나무 학교 캠프힐로 가는 도장리 행 버스는 12시 5분에 있다.
그런데 3000번이 터미널에 12시 2분에 도착했다. 이것을 놓치면 한 시간을 터미널에서 기다려야 한다.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스물 둘,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이 아이들을 데리고 터미널에서 한 시간이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한숨자고 일어나도 가방은 여전히 돌덩어리라며 투덜거리는 아이들을
재촉해 겨우 버스에 올랐다. 낮에도 서늘하던 날씨가 갑자기 더워졌다. 여름의 뒤끝이 오래도 간다.

1학년은 두 번째, 2학년은 네 번째. 공간이 익숙하다. 가방을 풀고 점심을 먹는다.
부모님 두어 분이 싸주신 교사들 도시락, 바쁜 아침시간 그 수고로움과 정성에
아이들과 맛있게 먹는 것으로 고마운 마음을 대신한다.
아이들은 밖에서 안에서 놀고 교사들은 코끼리가 옮겨주신 식재료와 반찬들을 정리한다.
한 숨 돌리는 시간
“미끄럼 타는데 순서를 안 지켜~”, “00이 나 때렸어~”, “하지 말라고 하는데 계속해~” ...
끊임없이 무언가를 이야기 하러 오는 아이들. 한 방에선 자기들끼리 긴급회의 진행 중이다.

3시 간식을 먹고 동네를 한 바퀴 돈다. 썩은 동아줄을 타고 올라가다 호랑이가 떨어져 죽었다던
그 수수밭의 수수를 여기서 본다. 어디서 들깨 냄새도 나고. 집집마다 가을걷이의 분주함이 눈에 들어온다.
동네 길에 죽은 뱀을 두 마리나 발견했다. 징검이 이걸 ‘로드 킬’이라고 일러준다.
보기는 징그러워도 길에서 죽은 생명이 안타깝다.
어스름이 깔릴 무렵 동네 예배당 앞 공터에 긴 그림자가 드리운다. 뜨겁게 달리기 시합 한 판 한다.
1학년 태연이는 언니 오빠들 땜에 속상한 이야기를 징검에게 눈물로 고자질을 하고
들살이 첫 날, 오는 길이 고단했던지 하진이는 길에 주저앉아 힘들다 한다.
서진이의 얼굴에는 엄마가 보고 싶다는 그 속이 훤한 눈물 자국이 닦아도 닦아도 자꾸 남는다.

저녁을 먹고 전체 하루를 나누고 하루 이야기를 쓰고 잠자리에 누웠다.
10시가 가까운 시간, 쉬이 잠들지 못하는 아이들.
들살이가 처음인 하진이의 눈시울이 붉어진다. 보고싶다 말은 못하고 용준이와 싸운 이야기를 한다.
저녁, 놀다가 문에 손이낀 태환이는 아프고 서럽고 그렇게 쌕쌕 잠이 들었다.
2학년은 뒤척이다가 하나씩 잠이 들고 1학년은 두엇을 빼고 대부분 밤새 자다 깨다 한다.
한 방에선 울음 심한 두엇을 데리고 징검이 누웠고
가랑비와 나는 자다 깨다 하는 아이들 틈을 오가며 그렇게 첫날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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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유엄마 하트~ ( 2015-10-19 16:47:48 (7년이상전)) 댓글쓰기
산학교 최고의 귀염둥이들~!!
코끼리1 ( 2015-10-19 23:19:12 (7년이상전)) 댓글쓰기
이궁~~ 그렇게 씩씩하게 온걸 봤는데... 밤이 되니~~ 엄마가 보고 싶어 우는 아이들~~ 1.2학년 같다.. 이쁜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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